축구
[마이데일리 = 호주 시드니 안경남 기자] '제2의 이영표'로 불리는 김진수(23·호펜하임)는 실력만 이영표(38)를 닮은 건 아니다. 말솜씨 또한 이영표 못 지 않다. 그는 지난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서 눈이 퉁퉁 부은 부상에도 120분 풀타임을 뛰며 한국의 4강행을 이끌었다.
김진수는 2년 전 동아시안컵 대회서 혜성처럼 등장했다. 홍명보 전 축구대표팀 감독의 J리그 레이더망에 걸린 김진수는 이영표 이후 완벽한 후계자를 찾지 못하고 있던 한국에게 새로운 희망을 던져줬다. 비록 불의의 부상으로 브라질월드컵 출전이 좌절됐지만 그는 다시 일어섰고 지난 해 28년 만의 아시안게임 우승으로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그리고 또 한 번 한국이 55년 간 한국이 이루지 못한 아시아 정상을 두 걸음 남겨두고 있다.
23일(한국시간) 슈틸리케호가 멜버른서 4강이 열리는 결전지 시드니에 입성한 그날, 김진수에게 55년 만에 찾아온 아시안컵 우승의 기회와 시간을 거꾸로 살고 있는 '차미네이터' 차두리(35·서울)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김진수 일문일답.
- 눈이 더 부은 것 같나?
"원래 이틀째가 제일 많이 붓는다. 4강까지 시간이 있는 만큼 그전까지 가라 앉을거라고 생각한다. 문제없다"
- 우즈베키스탄전서 풀백들의 활약이 대단했다. 옆에서 지켜보는 차두리는 어떤 선수인가?
"차두리형 스피드는 절대 못 따라간다. 나보다 훨씬 빠르다(웃음). 여러 가지로 훈련할 때나 생활할 때나 많은 것들을 형으로부터 배우고 있다. 경기장에서 보여주는 모습들이 후배들이 보기에 너무나 귀감이 된다. 나에겐 공부가 되는 시간인 것 같다. 정말 보고 배우는 게 많다. 두리형, 태휘 형들로 인해 우리 팀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 손흥민에게 어시스트 해줘서 고맙다는 얘길 아직도 못 들었나?
"그 얘긴 아예 안 한다. 은혜를 정말 모르는 것 같다(웃음)"
- 손흥민과 결승골을 합작하면서 '박지성-이영표' 얘기가 회자됐다
"많은 분들이 그렇게 좋게 봐주시는 점은 상당히 좋게 생각하고 있다. 더 열심히 하란 뜻으로 알겠다"
- 우승에 대한 자신감이 더 커졌을 것 같다
"현재 자신감으로는 어제 우리가 충분히 잘 했고 고비를 잘 넘겼기 때문에 조금 더 자신감이 들었다고 생각한다. 누가 올라와도 이길 자신이 있다. 상대는 중요하지 않다"
- 4경기 연속 무실점이다
"예선전부터 지금까지 많은 변화가 있었다. 하지만 그런 가운데 좋은 점을 발견했다는 것은 경기를 뛰었던 선수나 뛰지 않았던 선수가 새로 들어와도 각자 역할을 하고 있고 또 자기 역할보다 그 이상으로 해주고 있다. 누가 들어와도 서로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에 더 잘되는 것 같다"
- 김진현 골키퍼의 존재도 큰 힘이 돼겠다
"물론이다. 어제도 수비에서 몇 차례 실수가 있었는데 김진현 형이 잘 막아줘서 그것을 바탕으로 끝까지 힘을 냈던 것 같다. 든든하다"
- 기성용과 함께 모든 경기를 풀타임으로 뛰고 있다
"나 뿐만 아니라 어제 경기에 나갔던 형들 모두 힘들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힘들어도 내가 뛸 수밖에 없는 이유는 내가 가장 어리기 때문이다. 열심히 뛰어야 한다. 그게 내가 할 역할이다. 지금 상태는 괜찮다. 잘 회복하면 남은 경기도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 수비수지만 득점에 대한 욕심이 있나
"일 년에 한 번 정도 터지는데 올해는 아직 안 나왔다. 소속팀에서 나올지 대표팀에서 나올지 모르지만 개인적으로 대표팀에서 골을 넣었으면 좋겠다. 누가 골을 넣든 팀에 도움이 되고 승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좋겠다"
- 작년 아시안게임에 이어 아시안컵까지 우승에 근접했다
"아시안게임 우승도 좋았지만 아시안컵은 성인 대표팀으로 구성되서인지 나라를 대표해서 나왔다는 생각이 더 크다. 그래서 더 우승을 하고 싶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한국을 무시하는 기사들을 많이 봤다. 언제부터 한국이 이런 대접을 받았는지 속상했다. 우리가 다시 최고의 자리에 올라서서 모두에게 한국이 아시아 최고란 걸 보여주겠다"
[사진 = 한혁승 hanfoto@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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