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불편한 동거다.
kt가 24일 동부에 패배했다. kt, 전자랜드, LG가 나란히 19승20패로 공동 5위를 형성했다. 불편한 동거. 25일 경기결과에 따라 다시 순위는 엇갈리겠지만, 이들의 6강 경합은 시즌 막판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세 팀에 2게임 앞선 4위 오리온스 역시 아직 안심할 상태는 아니지만, 약간 유리한 고지에 선 건 사실.
“kt, 오리온스, 전자랜드, LG 중 한 팀은 떨어지겠죠”라고 말한 kt 전창진 감독의 발언은 사실이 될 가능성이 크다. 정확히 말하면 현 시점에서 확률적으로 오리온스보다는 kt, 전자랜드, LG 중 한 팀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세 팀은 조직력과 파괴력에서 확실한 강점이 있다. 객관적 전력만 놓고 보면 LG가 가장 좋다. 그러나 세 팀 모두 약점도 분명하다. 그 약점을 극복하지 못할 경우 무너질 수 있다. 세 팀의 아킬레스건은 무엇일까.
▲kt
최근 4경기서 1승3패로 좋지 않다. 성장한 이재도는 여전히 기복이 있다. 이재도가 부진하면 상대 수비는 에이스 조성민에게 집중한다. 조성민이 이재도의 부진으로 경기운영까지 도맡을 경우 체력적으로 과부하에 걸린다. 조성민 역시 부상 후유증을 조금은 갖고 있기 때문. 이러면서 kt 전체적인 공격력 자체가 뚝 떨어지는 약점이 드러난다. 골밑에서 찰스 로드도 고립된다. 외곽포가 좋은 윤여권, 골밑에서 파워와 투지가 돋보이는 김승원이 있지만 파괴력과 꾸준함에선 위력적이지는 않다.
결국 kt는 수비로 경기를 풀어가는 팀. 베테랑 송영진이 여전히 성하지 않은 몸으로 공수에서 투혼을 발휘한다. 하지만, 출전시간이 길 수 없다. 여기에 로드의 수비와 리바운드 집중력이 떨어지면 kt는 고전한다. 전 감독이 24일 동부전서 석패한 뒤 내용상 크게 패배한 게임이었다고 고개를 내저은 이유. 많이 뛰는 팀 컬러상 시간이 흐를수록 체력적 문제가 드러날 수밖에 없다. 허리 부상으로 결장 중인 전태풍의 컴백은 여전히 점칠 수 없다. 에반 브락의 대체 외국인선수로 3년만에 KBL에 복귀한 레지 오코사는 적응기간이 필요하다. 로드의 체력안배 효과 그 이상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전망.
▲전자랜드
시즌 초반 9연패 후 기적처럼 5할을 회복했던 전자랜드. 5할을 좀처럼 훌쩍 넘지 못한다. 최근 한 농구관계자는 “전자랜드는 늘 그 정도의 저력은 보여줬던 팀”이라고 한 뒤 “예년보다 기복이 좀 더 심해진 것 같다”라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실제 전자랜드는 탄탄한 조직력을 앞세워 모비스, 동부 등을 잡으면서도 삼성, KCC의 연패 탈출 제물이 되기도 했다.
전자랜드는 올 시즌 정효근 이정제 등 골밑을 커버할 수 있는 젊은 자원들을 발굴했다. 그러나 이현호 주태수만큼 수비에서 꾸준하진 못하다. 김지완 차바위 박성진 정병국 등이 공격에서 에이스 정영삼을 잘 도와주지만 기복이 있다. 결정적으로 중심을 잡아야 할 정영삼이 팔꿈치, 발가락 등 몸이 성한 곳이 없다. 투혼을 발휘하고 있지만, 시즌이 흐를수록 파괴력이 떨어지는 모습. 리카르도 포웰의 공격 집중력 역시 떨어질 때가 있다. 테런스 레더는 확실히 노쇠한 모습. 이러면서 승부처 파괴력이 예전보다 떨어진다. 전자랜드는 kt와 흡사한 컬러를 갖고 있으면서도 공격력에서 약간 우위라는 평가가 있었지만, 최근엔 그 장점이 약간 희석됐다. 결국 포웰과 레더가 힘을 내줘야 한다. 역시 많이 뛰는 팀 컬러상 시즌 막판엔 체력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LG
파죽의 7연승. 24일 kt 패배로 어부지리로 5위 도약. 25일 KGC마저 잡을 경우 기적처럼 5할 승률을 회복한다. 데이본 제퍼슨 문태종 김종규 삼각편대의 정상출격만으로도 LG는 막강하다. 하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불안한 부분이 있다. 특히 지난 18일 kt전과 23일 삼성전은 이겼지만 내용은 아쉬움이 많았다. 김진 감독은 kt전을 돌아보면서 “최악의 경기력이었다.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었다”라고 꼬집었다. 20일 오리온스전 완승으로 우연으로 치부됐다. 하지만, 삼성전서 또 그런 모습이 나왔다.
결국 수비에 불안감이 있다. 79.3점으로 평균 득점 1위를 달리는 LG는 78.6실점으로 평균 실점 최다 2위. 득실마진은 겨우 0.7점. 많이 넣고 많이 내주는 게임을 한다는 의미. kt, 삼성전의 공통점도 불안한 수비. 문태종은 노장인 탓에 발놀림이 많이 무뎌졌다. 제퍼슨은 수비 요령이 확실히 떨어진다. 1대1 수비도 썩 좋은 편이 아니다. 주전 5명 중 2명의 수비력이 좋지 않다. 이를 적절한 스위치와 로테이션으로 메워야 하는데 허슬플레이 혹은 투지가 돋보이는 국내선수가 많지 않다. 당연히 지역방어 조직력도 완벽하지 않다. 결국 빅3의 공격 응집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수비의 약점은 상대분석과 맞대응의 수준이 높아지는 플레이오프서 치명타가 될 수 있다. 플레이오프가 시작할 때까지 수비 조직력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한다.
[위에서부터 kt, 전자랜드, LG 선수들의 모습.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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