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삼성타선은 올해도 리그 최강일까.
2014년 리그 타선 최강팀은 삼성과 넥센. 정확히 말하면 파괴력은 넥센, 짜임새는 삼성이었다. 삼성은 K/BB 비율이 1.47로 리그서 가장 낮았다. 도루(161개) 역시 1위. 타율(0.301)과 득점권 타율(0.323) 모두 가장 높았다. 기본적으로 꼬박꼬박 출루하고 연결하는 능력, 해결하는 능력까지 매우 촘촘했다. 반면 넥센은 홈런(199개), 타점(786개), 득점(841개), OPS(0.891) 등 파괴력을 내포한 누적 스탯이 강했다.
2015시즌. 아직 뚜껑은 열리지 않았지만, 삼성 타선은 올 시즌에도 최강으로 군림할 가능성이 크다. 넥센은 강정호의 피츠버그 입단으로 화력이 약간 떨어졌다. 그러나 삼성은 지난해 멤버를 고스란히 지켜냈다. 몇 가지 변수가 있긴 하지만, 삼성 타선 파괴력과 짜임새를 타 구단들이 넘어서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이유가 있다.
▲짜임새 최강? 파괴력도 최강수준
삼성 타선은 지난해 30홈런이상 때린 타자가 3명(이승엽-32홈런, 야마이코 나바로-31홈런 최형우-31홈런)이었다. 20홈런 이상으로 범위를 넓히면 박석민(27홈런)까지 4명. 넥센과 함께 둘 뿐인 20홈런 4인방 군단. 전체적인 홈런 수에선 넥센에 밀렸지만, 삼성 타선의 파워 역시 그리 뒤처지지 않았다. 161홈런, OPS 0.850 모두 2위였지만, 매우 좋은 수치.
삼성은 올 시즌에도 지난해 수준의 파괴력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나바로가 잔류했고 채태인 최형우 박석민 이승엽 클린업 궈텟이 건재하다. 박석민 최형우 채태인은 리그에서 검증된 강타자들. 노련한 박한이와 김상수 박해민 등이 평타만 쳐줘도 짜임새와 파괴력을 동시에 갖춘 타선 구축이 가능하다.
▲변수와 노림수
변수도 있다. 이승엽과 박한이는 베테랑이다. 전성기 기량은 아니다. 이들이 갑작스러운 슬럼프에 빠질 경우 파괴력과 짜임새는 동시에 약해진다. 하지만, 이승엽과 박한이를 비롯한 삼성 베테랑들은 몸 관리를 매우 철저하게 한다. 끊임없이 경쟁자를 붙이는 류중일 감독이 베테랑들이 나태해지도록 놓아두지도 않는다. 때문에 삼성 타선의 위력은 지난해보다 떨어질 가능성이 크지 않다. 만약의 경우 조동찬 우동균 박찬도 이영욱 강봉규 등이 대체 전력으로 가세할 수 있다.
류 감독은 올 시즌을 준비하면서 언론에 “구자욱”이란 이름을 종종 언급했다. 심지어 지난해 시즌 도중 “구자욱이 3루에서 박석민을 이길 수 있겠나? 다른 포지션을 익혀야 한다”라고 한 적이 있다. 주 포지션이 3루인 구자욱은 올 시즌 3루, 1루는 물론이고 외야 백업으로 뛸 준비를 한다. 지난해 남부리그 타격왕(타율 0.354)에 오를 정도로 타격에 재능이 있다.
류 감독이 여기서 노리는 건 두 가지. 하나는 실제로 구자욱을 지난해 박해민에 이어 히트상품으로 키우려는 의지. 또 하나는 좀 더 현실적인 노림수. 결국 기존 주전들을 긴장하게 하는 것이다. 삼성은 시무식에서 ‘위기의식’을 강조했다. 통합 4연패 이후 기존 멤버가 모두 잔류했다고 안심하는 그 순간이 위기라는 것. 류 감독은 박석민, 채태인은 물론이고 외야수들에게도 여차하면 구자욱에게 자리를 빼앗길 수 있다는 절박함을 심어줬다. 당연히 타자들이 긴장할 수밖에 없다. 삼성 타자들은 현재 괌 스프링캠프지에서 강훈련을 소화 중이다.
그렇다면 올 시즌 다른 팀 타선 위력은 어느 정도일까. 아직 뚜껑을 열어보지 않아 섣불리 파악할 수 없다. 그러나 현 시점에선 삼성 그 이상의 파괴력과 짜임새를 동시에 갖춘 팀은 보이지 않는다. 넥센은 강정호가 빠졌다고 해도 그렇게 타선 파괴력이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하지만, 넥센 타선은 득점권 해결 등 승부처 응집력이 삼성보다 뛰어나지는 않았다.
이밖에 두산 NC SK 등이 강타선을 구축할 가능성이 크다. 두산은 류 감독이 본래 높게 평가하는 팀. 개개인의 출중한 기량에 비해 지난해 응집력이 약간 떨어진 부분이 있었다. NC도 에릭 테임즈의 재계약으로 강력한 중심타선이 유지됐다. SK도 최정 잔류만으로 힘이 실린다. 이 팀들이 스프링캠프에서 부족한 점을 메울 경우 삼성과 비슷하거나 혹은 삼성보다 더욱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다. 그러나 삼성 타자들이 방심하지 않고 시즌을 준비할 경우, 올해도 삼성보다 나은 타선을 구축할 팀이 나올 가능성은 크지 않다.
[괌에서 훈련 중인 삼성 타자들. 사진 = 삼성 라이온즈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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