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호주 시드니 안경남 기자] 든든한 '형님' 차두리(35,서울)가 달리면 무언가 다르다.
한국은 26일(한국시간) 호주 시드니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열린 2015 호주 아시안컵 4강전서 이라크를 2-0으로 누르고 1998년 이후 27년 만에 결승 무대를 밟게 됐다. 또한 55년 간 이루지 못한 아시아 정상에도 한 걸음만을 남겨뒀다.
차두리 열풍은 이라크와의 준결승에서도 계속됐다. 쿠웨이트전에 이어 두 번째 선발 기회를 잡은 차두리는 공격과 수비에서 맹활약하며 한국의 결승 진출을 견인했다.
14년간 태극마크를 달며 쌓은 그의 경험은 결승으로 가는 문턱에서 한국에게 엄청난 힘을 줬다. 30대 중반이라고는 믿기 힘든 체력과 스피드로 차두리는 경기를 지배했다. 공격이면 공격, 수비면 수비 모든 게 완벽에 가까웠다.
무엇보다 그의 질주는 상대를 주눅 들게 만들 정도로 강렬했다. 우즈베키스탄전처럼 70m를 가로지른 폭풍 드리블을 없었지만 차두리는 측면에서 볼을 잡을 때마다 빠르게 치고 나갔다. 후반 35분에는 40m 정도를 치고가다 상대 태클에 걸려 넘어졌다. 이라크가 차두리를 막는 방법은 파울 밖에 없었다.
이렇듯 '형님' 차두리는 존재만으로도 한국에게 매우 큰 이점을 제공했다. 후배들에게는 자신감을 불어 넣어줬고 상대에게 공포를 안겨줬다. 또한 위기 때마다 빛난 그의 노련함은 한국이 별다른 위험 없이 이라크를 물리친 결정적인 배경이 됐다.
차두리는 이번 대회를 끝으로 태극마크를 반납한다. 모두가 그의 은퇴를 반대하고 있지만 그는 자신의 뜻을 번복할 생각이 없다. 이제 차두리의 마지막 대표팀 경기는 아시안컵 결승이 됐다. 마지막 불꽃을 활활 태우고 있는 차미네이터의 질주가 아름답다.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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