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일본 고치 강산 기자] "옛날 일 갖고 얘기할 필요 없다.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 시절(2013년) 모범생이었다. 외국인 선수 셋 중에 인사 제일 잘하더라(웃음)."
한화의 일본 고치 전지훈련 2번째 휴식일인 25일 나이저 모건과 쉐인 유먼, 미치 탈보트까지 새 외국인 선수 3명이 숙소에 모습을 드러냈다. 가장 주목을 받은 건 국내 무대에 첫선을 보이는 모건. 그는 깔끔한 정장 차림이었고, 옷매무새도 단정했다. 김성근 감독과 코치진, 선수단과의 첫 만남서 좋은 첫인상을 남기기 위해 꽤 공을 들인 모습이었다.
걱정했던 악동 이미지는 전혀 없었다. 메이저리그 시절 관중에게 공을 투척하는 등 크고 작은 사고를 일으켰던 모건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있었지만 첫인상은 '젠틀맨' 그 자체였다. 김 감독을 마주하자 90도로 인사하며 두 손으로 악수했다. 김 감독도 환하게 웃으며 "와줘서 고맙다. 잘하자"며 화답했다. 요코하마 시절 확고한 위계질서 속 공동체를 중시하는 동양식 예절을 제대로 습득한 것.
김 감독은 지난 15일 전지훈련 출국에 앞서 "모건이 난동을 피우면 (집에) 보내버리겠다"고 엄포를 놓으면서도 "요코하마 구단에 물어보니 착하다더라"고 말했다. 실제로 그랬다. 요코하마 시절 모건은 전혀 사고를 치지 않았다. 팬들과 선수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수훈선수 인터뷰에서는 일본어로 '고맙다'는 말을 잊지 않았고, 두 손을 가지런히 모아 인사하는 예의 바른 사나이였다.
26일 고치 시영구장 감독실에서 김 감독에게 모건과의 첫 만남이 어땠는지 물었다. 그는 "메이저리그 시절(악동 이미지)은 옛날 얘기다. 요코하마에서는 모범생이었다"며 "옛날 일 갖고 얘기할 필요 없다. 어제 온 (외국인 선수) 셋 중에 인사 제일 잘하더라"며 웃었다.
모건은 일본에서 분위기 메이커로 통했다. 화려한 쇼맨십으로 팬들을 매료시켰다. 팬들은 모건의 전매특허 'T 세리머니'에 전염됐다. 끊임없이 더그아웃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첫 훈련에 나선 26일에도 주장 김태균 등 기존 선수들과 농담을 주고받으며 훈련 전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김 감독은 "모건이 활발한 성격이더라. 우리 팀에도 무드(분위기) 메이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리머니는 뭔지 한 번 물어봐야겠다"며 미소를 보였다.
김 감독은 모건의 빠른 발을 활용한 외야 수비에 기대를 걸고 있다. 착실히 재활을 소화한 만큼 무릎 상태에도 문제가 없다. 김 감독은 출국 전 "우리 팀 취약점은 외야 수비"라며 "모건은 타격보다 수비를 잘하는 선수다. 중견수와 코너 외야까지 모두 가능하다"고 말했다. 모건도 26일 인터뷰에서 "개인 기록보다 최선을 다해 뛰는 선수가 되겠다. 경기를 즐기는 것과 좋은 동료가 되는 것,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것이 목표"라며 책임감을 보였다.
김 감독은 이날 외국인 선수 3인방이 오전 훈련을 마치자 '쿨'하게 휴식을 줬다. "무리할 필요 없다. 본인들 페이스에 맞게 끌어올리면 된다"는 게 이유. 이들은 전날 인천국제공항에서 일본 마쓰야마에 도착, 버스를 타고 약 2시간 30여분을 달려 밤 8시에야 고치에 도착했다. 12시간 만에 운동장에 출근해 무리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 이들은 오전 내내 각자 위치에서 진지하게 훈련에 임했다.
첫인상에서는 일단 합격점을 받은 모양새다. 김 감독도 흡족해했다. 이제 야구로 보여줄 일만 남았다. 모건은 "감독님께서 배려해 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 내가 감독님과 팀을 위해 더 열심히 잘해야 한다는 동기부여가 생겼다"며 활약을 다짐했다.
[나이저 모건(왼쪽)이 김성근 감독에게 인사하고 있다(첫 번째 사진), 모건이 선수단에게 한국식으로 인사하고 있다. 사진 = 일본 고치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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