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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영화 '쎄시봉'을 보고 나면 두 배우의 쓰임에 아쉬움을 갖게 된다. 바로 20대 시절 윤형주와 송창식을 연기한 강하늘과 조복래다.
최근 '쎄시봉' 주인공들이 출연한 KBS 2TV '유희열의 스케치북'을 본다면 영화 속에서 이들이 어떻게 그려지는지 짐작할 수 있을 듯 싶다. 이날 방송은 정우의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무대로 시작됐다. 이후 유희열과 정우가 한참동안 이야기를 나눴고 그의 차기작 '쎄시봉'에 대해 설명하던 중 "정우 씨 외에도 다른 분들을 모시고 왔다"는 설명과 함께 강하늘과 조복래 그리고 실제 윤형주가 무대에 올랐다. 흡사 '정우와 그 친구들' 같은 모양새였다.
'쎄시봉'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다. 영화 초반 관객들에게 쎄시봉이 어떤 곳인지, 그리고 이들이 트리오 쎄시봉을 결성하고 하나가 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강하늘과 조복래가 눈에 띌 뿐이지 정우와 한효주의 사랑이 시작되면서부터 이들의 존재감은 미미해진다.
때문에 안타까움이 든다. '쎄시봉'은 윤형주, 송창식, 이장희 등 실제 쎄시봉 멤버들의 20대 청춘을 그릴 것이라 알려져 제작 단계부터 주목 받았다. 캐스팅 소식이 알려질 때마다 화제가 됐는데, 이는 누가 한 세대를 풍미한 실존인물들을 연기할지 그리고 싱크로율이 어떻게 될지에 대한 궁금증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하지만 영화 '쎄시봉'은 쎄시봉 멤버들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20대 시절 오근태와 민자영을 연기한 정우와 한효주의 사랑 이야기에 집중, 후반부로 갈수록 특별할 것 없는 로맨스 영화가 돼버렸다.
여기에 트리오 쎄시봉인 정우, 강하늘, 조복래가 등장했던 영화의 전반부가 후반부보다 더 보고 듣는 즐거움이 있다는 사실도 '강하늘과 조복래를 왜 이렇게 밖에 쓸 수 없었는지' 한숨짓게 만든다. '쎄시봉'을 뻔한 로맨스 영화라는 범주에서 그나마 벗어나게 해 주는 게 트리오 쎄시봉이 결성되고 하나가 되어 가는 과정.
특히 강하늘과 조복래가 쎄시봉 최고의 자리를 놓고 배틀을 펼치는 부분은 '쎄시봉' 최고 재미 중 하나다. 강하늘과 조복래 모두 뮤지컬 무대에서 인정받은 배우들인 만큼 노래실력은 기본, 여기에 각각 자신들이 연기한 윤형주와 송창식의 창법 등을 실제 인물처럼 소화해 내며 70년대를 현실로 옮겨온 듯한 느낌을 받게 한다. 이런 두 사람 사이에 이들을 완충시킬 정우가 합류, 삐걱거리던 세 사람이 노래로 화합하며 결국 트리오 쎄시봉이 돼 가는 과정은 뻔해도 너무 뻔할 수밖에 없는 흐름이지만 이런 뻔함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매력적으로 그려진다.
하지만 이런 재미와 장점들이 있음에도 '쎄시봉'은 스스로 굴러들어온 호박을 걷어차며 '이뤄지지 않은 첫사랑'에 안착했다. 이에 자연스럽게 영화 속에서 더 빛나 보일 수 있었던 강하늘과 조복래 또한 제 기량에 못 미치는 존재감을 발휘할 수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그동안 영화 '소원', '명량', '하이힐' 등에 출연했지만 비중 있는 배역을 맡지 못해 뇌리에 각인되지 못했던 조복래라는 배우를 발견하게 된 작품임에도 그를 최대한 활용하지 못했다는 건 '쎄시봉'이라는 영화의 그릇이 그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는 이야기나 다름없는 듯하다.
한편 '쎄시봉'은 그 시절, 젊음의 거리 무교동을 주름잡던 음악감상실 쎄시봉,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은 단 한명의 뮤즈 그리고 잊지 못할 가슴 시린 첫사랑의 기억을 그린 영화로 민자영에 반해 노래를 시작하게 된 오근태와 그가 사랑하는 민자영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내달 5일 개봉.
[영화 '쎄시봉'의 강하늘과 조복래(아래). 사진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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