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피가로와 클로이드가 얼마나 해줄까.
올 시즌 삼성 선발진에는 변수가 많다. 현 시점에서 계산이 되지 않는 부분이 많다. 에이스 릭 밴덴헐크와 4~5선발 배영수, J.D. 마틴이 팀을 떠났다. 장원삼이 건재하지만, 윤성환이 경미한 허리 통증으로 전력에서 잠시 이탈한 상태. 류중일 감독은 정인욱, 차우찬 등이 포함된 6선발 운영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아직 명확하게 결정된 건 없다.
자연스럽게 새롭게 합류한 두 우완 외국인투수 알프레도 피가로, 타일러 클로이드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굳이 144경기 체제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외국인 선발투수들의 중요성은 두 말할 게 없다. 두 사람이 지난해 밴덴헐크와 마틴만큼 해내면 삼성은 올 시즌에도 계산되는 레이스를 펼칠 수 있다.
▲피가로, 강속구 실질적 위력은
피가로는 183cm, 78kg로 체격조건이 돋보이진 않는다. 그러나 150km를 상회하는 빠른 볼을 보유했다. 슬라이더와 커브도 구사하지만, 빠른 볼이 주무기. 메이저리그 통산 52경기(선발 9경기)서 115이닝, 5승8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5.01이었지만, 마이너리그서 트리플A서는 68경기(선발 28경기)서 16승8패2세이브, 평균자책점 3.91, WHIP 1.48을 찍었다.
피가로는 2011년 일본 오릭스서 이승엽과 한솥밥을 먹었다. 그해 24경기서 123⅔이닝을 던지며 8승6패 평균자책점 3.42로 괜찮았다. 류중일 감독 역시 당시 피가로가 인상에 남았고, 최종 낙점 계기가 됐다. 류 감독은 피가로가 오릭스 시절 구위를 올 시즌에도 보여줄 경우 한국서 충분히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피가로는 지난 27일 괌 스프링캠프에서 처음으로 불펜 투구를 실시했다. 구속은 재지 않았지만, 공을 받은 포수 이흥련에 따르면 직구는 물론이고 슬라이더마저 매우 빠르게 느껴졌다고 한다. 류중일 감독도 “공이 묵직하게 느껴진다”라고 합격점을 내렸다.
삼성이 근본적으로 피가로에게 바라는 건 밴덴헐크만큼의 위력. 선발 상위순번서 15승 내외를 해주면 대만족. 피가로의 경우 밴덴헐크(198cm)만큼 장신은 아니다. 위에서 내리 꽂는 맛은 덜할 전망. 때문에 강속구 제구가 최대 관건이다. 일단 강속구가 제구가 되면 빠른 슬라이더로도 충분히 살아남을 수 있다. 투구폼이 유연하다는 것도 장점. 밴덴헐크는 지난 2년간 삼성서 뛰면서 기술적 조언을 매우 잘 받아들였다. 피가로 역시 오픈 마인드가 필요하다.
▲클로이드, 마틴 업그레이드 버전?
피가로가 강속구 투수라면, 클로이드는 제구력 투수. 키 191cm, 체중 95kg로 오히려 피가로보다 체격 조건은 좋다. 그러나 직구 최고구속이 150km를 넘기지 않는다. 145km 내외를 구사하는 대신 컷 패스트볼과 싱커를 곁들인다. 메이저리그 통산 19경기(선발 17경기)서 4승9패, 평균자책점 5.98로 좋지 않았다. 그러나 마이너리그 통산 성적은 181경기(선발 137경기), 63승39패, 평균자책점 3.56로 좋았다.
클로이드는 지난해 클리블랜드 트리플A 콜럼버스 소속으로 7월 30일 루이빌과의 홈 경기서 볼넷 없이 사구 1개로 노히트노런을 작성해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삼성 관계자들에게도 이 모습이 크게 어필했다. 지난해 성적도 27경기(선발 26경기)서 166⅔이닝을 던지며 10승8패, 평균자책점 3.89로 괜찮았다.
기본적으로 마이너리그 시절 보여줬던 제구 위력만 유지하면 한국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 류 감독은 “마틴과는 달리 테이크백 동작에서 공을 잘 감춘다”라고 했다. 마틴의 경우 제구력 자체가 나쁘진 않았지만, 투구밸런스 기복이 심했다. 구속이 좀 더 나오는 날과 아닌 날의 경쟁력 차이가 심했다. 그러나 류 감독의 평가에 따르면 클로이드는 마틴보다 더 좋은 점을 갖고 있다. 테이크백 과정에서 공을 잘 감추는 건 타자에게 최대한 공을 늦게 보여준다는 의미. 당연히 타자의 구질별 대응 시간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클로이드는 강속구 피처가 아니기 때문에 수싸움이 매우 중요하다. 투구폼 이점을 계속 살려나갈 필요가 있다. 지난해 마틴의 승수는 9승. 클로이드가 10승 이상만 해도 삼성은 남는 장사를 했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클로이드와 피가로(위), 피가로(가운데), 클로이드(아래). 사진 = 삼성 라이온즈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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