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연승’ 도로공사, 김해란 없어도 강했다

[마이데일리 = 장충 강진웅 기자] 한국도로공사에게 주전 리베로 김해란의 부상 공백은 없었다. 안정된 경기력으로 파죽의 9연승을 질주했다.

도로공사의 주전 리베로 김해란은 지난 25일 열렸던 올스타전서 불의의 무릎 십자인대 파열 부상을 당하며 시즌 아웃됐다. 이에 오지영이 김해란의 공백을 메워야 한다는 특명을 받았다.

팀 내에서 정신력과 기량 모두에서 중심을 잡아주던 김해란의 부상 공백은 오지영에게 부담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김해란이 빠졌지만 도로공사의 모든 선수들이 공격과 수비에서 더욱 집중하며 부족한 점을 메웠고, 이것은 극적인 승리를 가져다줬다.

도로공사는 29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NH농협 V-리그 여자부 5라운드 GS칼텍스와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5-21, 25-21, 22-25, 38-36)로 승리했다. 이로써 도로공사는 9연승 행진을 달렸고, 시즌 전적은 15승 6패(승점 43)가 되며 단독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김해란의 시즌 아웃으로 4라운드까지 8연승 행진을 달리고 있던 도로공사에 적신호가 켜진 것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됐다. 하지만 이날 경기 전 도로공사 서남원 감독은 오지영에 대한 믿음을 보였다.

서 감독은 “오지영이 실력이 크게 뒤지는 선수가 아니다”라면서 “본인도 상당히 부담스러워 했고, 그래서 야간 훈련도 추가로 하는 등 볼 감각을 익히기 위해 연습을 더 많이 했다. 그래서 (오)지영이에게 너의 기량을 믿고 있으니 부담스러워하지 말고 편하게 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오지영은 이번 시즌 팀이 이날 경기 전까지 치른 20경기에 모두 출전했다. 그러나 포지션이 리베로는 아니었다. 강력한 서브와 안정된 수비력을 갖고 있어 서브 스페셜리스트와 교체 투입 시 활용도가 높았다. 하지만 이날부터 남은 시즌은 오지영이 주전 리베로로서 제 역할을 다해줘야 한다.

오지영은 지난해 여름 열렸던 컵 대회에서 리베로로 나서며 좋은 활약을 보여준 경험이 있다. 부담감과 긴장감만 줄인다면 리베로로서도 충분히 좋은 활약을 해줄 수 있다.

다만 서 감독이 불안해했던 점은 조직력이었다. 김해란 대신 오지영이 투입되며 기존 주전 선수들과 손발이 맞지 않는 부분이 나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 오지영이 선수들과 손발을 맞출 시간도 부족했다. 그래서 도로공사는 이날 오지영 뿐만 아니라 문정원과 황민경도 리시브와 수비에서 도움을 줘야 했다.

1세트 초반은 김해란의 공백이 느껴졌다. 리시브가 흔들리며 GS칼텍스에 서브 득점을 허용했고 이에 도로공사는 세트 초반 GS칼텍스에 끌려갔다. 그러나 경기가 진행되며 오지영은 점차 안정감을 찾아갔다. 오지영은 곧바로 좋은 디그를 연결시키며 니콜의 후위 공격으로까지 이어졌고, 4점차까지 벌어졌던 격차는 10-8로 뒤집혔다. 이후 경기를 역전시킨 도로공사는 점차 안정된 경기력을 선보였고, 리시브와 수비도 점차 제 궤도를 찾으며 1세트를 따냈다.

2세트 도로공사는 초반 좋은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며 8-8 동점 이후 GS칼텍스에 역전을 허용했다. 계속 끌려가던 도로공사는 니콜의 공격 득점과 함께 수비에서도 문정원과 오지영이 디그를 성공시키며 19-18 역전에 성공했다. 게다가 니콜과 황민경, 정대영까지 수비에서 서로 보완을 해줬고, 최고참 장소연의 블로킹 득점까지 나와 점수차를 벌리며 2세트도 따냈다.

완벽한 상승세를 탄 도로공사는 안정된 서브 리시브가 이어지며 세터 이효희는 니콜 뿐 아니라 정대영의 속공을 시도하는 비율도 높아졌다. 김해란의 공백을 여러 선수들이 메우며 GS칼텍스의 거센 추격을 뿌리쳤다.

3세트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도로공사가 11-12로 뒤진 상황서 니콜의 유효 블로킹 이후 튄 공을 황민경이 쫓아가 디그를 성공시켰고 문정원이 상대 코트로 걷어냈다. 비록 문정원의 세트 범실로 이어지며 상대에 점수를 내주기는 했지만 여러 선수들이 적극적인 수비를 펼치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4세트 도로공사는 GS칼텍스에 끌려가다 역시 니콜의 공격과 서브 득점이 이어졌고, 문정원의 서브 득점까지 내리 꽂히며 경기를 뒤집었다. 수비에서도 니콜과 오지영이 랠리 동안 환상적인 디그를 성공시키는 등 끈질긴 모습을 보였다. 결국 뒤지고 있어도 포기하지 않고 집중력을 발휘했던 도로공사가 4세트를 가져가며 이날 경기를 승리로 마무리 지었다.

특히 도로공사의 주포 니콜은 이날 경기서도 꾸준한 득점력을 선보이며 수비에서의 아쉬움을 생각하지 못하게 할 정도로 도로공사의 공격을 책임졌다. 또 김해란이 부상으로 빠진 후 첫 경기였지만 도로공사는 리베로로 나선 오지영과 함께 많은 선수들이 그 몫을 분담하며 메워줘 여전히 자신들의 전력에 이상이 없음을 보여줬다.

[한국도로공사 선수들(첫 번째 사진), 지난 25일 올스타전에서 부상을 당하며 시즌 아웃된 김해란(두 번째 사진).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진웅 기자 jwoong24@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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