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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배우 김영광은 최근 SBS 수목드라마 '피노키오'(극본 박혜련 연출 조수원)를 통해 나무보다 숲을 볼 수 있게 됐다. 기다릴 줄 알게 됐고, 여유를 느낄 수도 있게 됐다. 박혜련 작가, 조수원 감독에 대한 믿음 아래 자신이 보여줘야 할 부분을 갈고 닦았다.
시행착오도 있었고, 쳐내야 할 것도 있었다. 물론 다시 잡아가야 하는 부분도 상당했다. 하지만 조급하지 않았다. 오로지 작품 자체에 대한 신뢰와 타이밍을 노릴 줄 아는 마음가짐 덕분이다.
김영광은 최근 진행된 마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시원섭섭하니 마무리가 잘 돼서 다행이다. 20회라 길다는 생각을 했는데 막상 쫑파티 하고나니 '아 진짜 끝났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입을 열었다.
사실 김영광은 서범조 역을 잡아가는데 약간의 어려움을 겪었다. 그도 그럴 것이 초반 재벌 2세로 마냥 해맑던 서범조는 최인하(박신혜)를 좋아하는 마음 하나로 기자가 되고, 그로 인해 믿었던 어머니 박로사(김해숙)의 악행을 알게 되며 인생을 뒤흔드는 결정을 해야 했다. 그렇게 서범조는 변했고, 이를 연기하는 김영광 역시 다소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김영광은 "처음 시놉시스를 보고 인물을 잡아갈 때는 되게 착하고 깨끗하고 맑고 뭔가 순수한 아이 같은 느낌을 가져 귀엽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그래서 그런 부분을 맞춰서 연기하려 했고 세상에 처음 나온 애가 처음 맞딱뜨리는 상황을 있는 그대로 꾸미지 않고 표현하려 했다"고 밝혔다.
"기자에 대해 오히려 모르는 것처럼 했다. 기자에 대해서는 그냥 인하(박신혜 보러 가는 거지. 네 명 중 보면 제일 기자 같지 않은게 서범조다. 수습기자 할 때 오히려 서범조는 몰라야 되는 거다. 해본 적도 없고. 근데 기자라는 직업군을 연기한다고 해서 기자를 준비해 놓고 하면 안 될 것 같았다. 수습인데 모르는게 당연해야 한다. 범조는 인하밖에 안 보이는데 다른게 보일 리가 없다. 그래서 오히려 모르는걸로 잡고 했다. 오히려 그게 범조답겠다 생각했다."
그는 "근데 캐릭터 공부를 하며 약간 미스가 있긴 했다. 시청자들이 약간 모자라 보인다는 얘기를 하시더라. 그냥 좀 순수한 아이를 표현하고 싶었고, 그 부분에 대해서 계속 모니터링을 하고 연기를 하면서 잡아갔다"며 "초반부 범조가 보여줄 수 있는 상황들 중에 함축적인 신들이 많고 범조에 대한 정보가 없어 시청자들이 그렇게 느꼈을 수도 있었을 것 같다. 그런 부분들은 계속 수정해 나갔다"고 말했다.
"의도한 바는 아닌데 계속 수정을 해나가다 보니 전체적으로 잘 변화하는 과정이 보인 것 같다. 기자를 시작하면서도 그렇고 어머니 사건이 터졌을 때도 그렇다. 세상에 처음 나와 육체적으로 힘든 것도 느끼고, 나중엔 마음적으로 힘든 것도 느끼고 짝사랑에 실패하고 포기하게 되는 부분까지 느끼다 보니 의도한건 아닌데 결국에는 극 후반부에는 애가 잘 변화 된 것처럼 보일 수 있어 다행이다."
김영광은 수정을 거듭하며 다소 어렵게 캐릭터를 이해했지만 그의 재벌 2세 캐릭터는 확실히 달랐다. 이는 김영광 역시 생각했던 부분. 그는 "기존 드라마 재벌 2세들은 안하무인 같은 태도에 등장도 화려하지 않나. 근데 범조는 재벌 2세이지만 욕심도 안 부린다. 초반 전화 받는 신부터 콘셉트가 잡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범조는 착하고 자신의 흥미에만 관심을 갖는다. 인하를 만나면서 착해지고 서포트 하는 모습들 때문에 기존 재벌 2세와 달랐던 것 같다"며 "뭔가 사람을 깔보다가 점점 사랑을 알게 되고 사람이 바뀌는 재벌 2세가 많았는데 저는 처음부터 해피와 긍정적인 마인드로 캐릭터를 잡았다"고 털어놨다.
그렇다면 초반 기하명(이종석), 최인하(박신혜)에게만 집중돼 다소 적었던 분량 및 인물 존재감 등에 대한 불만은 없었을까.
이와 관련, 김영광은 "초반에 너무 안 나왔고 분량이나 내용적인 면에서도 보여줄 수 있는게 별로 없긴 했다. 저도 그런 거에 대한 불만이 사실 많았다. 그래도 신들이 많았으면 좋겠고 범조가 인하한테 더 어필했으면 좋겠다는 마음 때문이다. 사실 초반부 남녀 주인공의 로맨스가 너무 세고 눈부셔서 다가갈 수 없었다"고 솔직한 마음을 고백했다.
하지만 이내 "그래도 대본에 일단 충실하게 하자는 마음으로 한 신 한 신 최선을 다 하자는 생각을 했다. 내가 이렇게 나오더라도 이 캐릭터에 대해 손을 놓지는 말자고 생각하며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되게 버텼다. 저 혼자만의 생각일 수도 있는데 사실 그런 분위기가 되면 캐릭터나 연기를 하는데 있어 재미가 없다. 내가 왜 하는지도 모르겠고.. 근데 진짜 좋은 작가님과 좋은 감독님, 좋은 드라마라는걸 처음부터 알고 있었고, 뭔가 이 드라마 안에서 하나는 보여줘야 하지 않나라는 생각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으면서도 제 타이밍을 기다렸다."
한편 '피노키오'를 마친 김영광은 한중합작 웹드라마 '닥터 모 클리닉(Dr. 모 Clinic, 극본 이아람 연출 권혁찬)' 남자 주인공으로 낙점돼 걸그룹 2NE1 산다라박과 함께 오는 2월 초부터 촬영에 돌입할 예정이다.
[배우 김영광. 사진 = 엔피노 제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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