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시드니(호주) 한혁승 기자] 슈틸리케(오른쪽) 감독이 지난 29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호주 시드니 레이카르트 오발 훈련장에 2015 AFC 호주 아시안컵대회 한국-호주 결승전을 앞두고 열린 훈련에 차두리를 따로 불러 이야기 했다.
슈틸리케 감독 무언가를 계속 말하고 차두리는 평소와 다른 심각한 표정으로 듣기만 한 채 시선을 감독이 아닌 동료들을 보거나 먼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과연 어떤 내용이였을까?
▲ 차두리와 이야기를 하며 훈련장 중앙으로 향하는 슈틸리케 감독
맏형이면서 훈련중 가장 많이 장난을 치고 후배들을 웃기는 차두리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표정이였다. 더구나 이번 대회 무실점 전승으로 결승을 오른 팀 분위기와도 어울리지 않는 분위기였다. 슈틸리케 감독이 경기에 관련한 지시나 지적이라고 하기에도 차두리의 시선이 감독의 눈이 아닌 동료들을 바라보고 있었고, 슈틸리케 감독도 차두리의 시선에 관계없이 무언가 설득하는듯 손짓을 써가며 자신의 이야기만을 계속 했다.
이번 대회 전 차두리는 축구 A대표팀을 은퇴 한다는 분위기를 내비쳤다. 그런 차두리를 슈틸리케 감독이 이번 대회까지 출전하도록 설득했고 성공했다. 그 설득의 유효기간은 결승전 마지막 한 경기만을 남겨 놓고 있다.
▲ 무언가를 설득하듯 손짓을 하며 이야기하는 슈틸리케와 듣기만 하는 차두리
차두리는 지난 27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내 마지막 축구 여행의 끝이 보인다. 얘들아 힘내자! 마지막 1경기다! 너무 너무 고맙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 화이팅!"이란 글과 함께 후배 선수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렸다.
결승전을 앞두고 첫 훈련을 했던 지난 28일 훈련을 마치고 나오는 차두리에게 TV카메라 기자들이 간단한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할 말 없어요."라며 웃으며 버스에 올라탔다. 차두리 SNS 발언 이후 기자들이 차두리의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이번 대회가 끝나고 차두리의 인터뷰를 갖겠다고 밝혔다. 지난 2011년 카타르 아시안컵때 모든 경기가 끝나고 박지성과 이영표가 대표팀 은퇴를 밝힌 사례가 있다.
▲ 슈틸리케의 이야기를 들은 차두리가 머리가 복잡한지 손으로 머리를 만지고 있다
29일의 훈련전 상황은 그 동안 아시안컵 기간동안 대표팀의 훈련을 모두 카메라에 담으며 지켜봤던 경험으로 감독이 특정 선수를 불러 이야기를 했던 경우는 단 한번도 없었던 이례적인 상황이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선수들이 훈련장에 나와 몸을 풀고 공으로 패스를 하며 훈련을 시작하려는 순간 오직 차두리와 훈련장 가운데로 둘 만 걸어나가 3분 이라는 적지 않은 시간 동안 차두리와 면담을 했다. 시종일관 말 한마디 안하고 듣기만 하며 심각한 표정으로 동료들이나 주변을 돌아봤던 차두리와, 차두리의 시선이 어떻든 손짓을 써가며 자신의 이야기를 했던 슈틸리케 감독. 감독의 말이 끝나자 머리가 복잡하다는 듯 손으로 머리를 만지던 차두리.
▲ 감독의 면담이 끝나고 동료들에게 향하는 차두리의 표정이 평소와 다르게 심각하다
슈틸리케 감독은 아시안컵 예선에서 남태희 골의 어시스트, 8강 우즈벡전에서 70m 폭풍 드리블에 이은 손흥민 골의 어시스트 등 차두리의 활약을 잊지 못 할 것이다. 차두리는 슈틸리케호의 접기에는 너무나 이른 날개인 것이다.
31일 오후 6시 시드니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열리는 결승전이 끝나면, 우리는 알게될 것이다. 한국이 55년 만에 아시아 정상에 올랐는지, 그리고 그 날 슈틸리케 감독이 차두리 은퇴 번복을 권하는 대화였는지, 물론 결정은 차두리의 몫이지만.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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