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호주 시드니 안경남 기자] 울리 슈틸리케(61) 감독이 훈련에 앞서 차두리(35·서울)를 따로 불러 면담을 했다. 이번 대회 기간 중에 한 번도 본적이 없는 장면이기에 둘의 독대는 제법 특별하게 보였다.
한국은 29일(이하 한국시간) 호주 시드니 레이카르트 오발에서 호주와의 2015 아시안컵 결승전을 앞두고 본격적인 전술을 훈련을 실시했다. 이날 취재진의 시선을 사로잡은 장면은 슈틸리케와 차두리의 면담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차두리 어깨를 감싸고 훈련장 한가운데로 와 한참 동안 대화를 나눴다. 둘은 독일어로 자유롭게 의사소통이 가능한 사이다.
결승전을 앞둔 시점이기에 슈틸리케와 차두리의 면담은 의미에게 다가왔다. 차두리는 이번 대회를 끝으로 태극마크를 반납한다. 결승전은 그의 마지막 대표팀 경기다. 그런 선수를 따로 불러 면담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둘의 면담은 특별하다.
대화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둘의 표정은 무척 진지해보였다. 특히 슈틸리케 감독은 다양한 제스처를 사용하며 차두리에게 많은 이야기를 건넸다. 그리고 차두리는 묵묵히 감독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중요한 일전이 남은 만큼 은퇴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더구나 그것을 공개적인 훈련장에서 했을리도 만무하다. 추정컨대 대화는 결승전에 초점이 맞춰졌을 것으로 보인다. 차두리의 진지한 표정이 이를 대변한다.
차두리는 대표팀 분위기 메이커다. 동료들은 그를 웃음 바이러스라고 부른다. 동시에 그라운드 위의 감독이기도 하다. 기성용이 주장 완장을 차고 있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경기 도중 터치라인에 가까운 차두리에게 자주 지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면담도 그러한 차원에서 이뤄졌을 확률이 높다. 결승전을 앞둔 만큼 통역을 거치지 않고 의사소통이 자유로운 차두리를 통해 선수단에 메시지를 전달했을 수도 있다.
결승전 선발에 대한 일종의 힌트로 볼 수도 있다. 차두리는 호주와의 조별리그서 벤치를 지켰다. 대신 김창수가 오른쪽 수비로 뛰었다. 즉, 당시 호주가 주전 공격수들을 아꼈듯이 한국도 차두리를 보여주지 않은 셈이다. 차두리에게 호주전은 결승이라는 것만으로도 동기부여가 충분하다. 여기에 은퇴라는 타이틀까지 겹친다. 둘의 면담이 가볍지 않은 이유다.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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