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호주 시드니 안경남 기자] 한국 축구의 가장 빛나는 별 손흥민(23·레버쿠젠)은 울보다. 4년 전 카타르아시안컵에선 눈물과 콧물이 뒤섞일 정도로 대성통곡을 했고 6개월 전 브라질월드컵에서도 손흥민은 펑펑 울었다. 하지만 의미 없는 눈물은 아니었다. 울면 울수록 손흥민은 더 강해지고 있다.
한국은 지난 달 31일(한국시간) 호주 시드니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끝난 호주와의 2015 아시안컵 결승전서 연장전 접전 끝에 1-2로 아쉽게 석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55년 만에 아시아 정상에 도전했던 한국의 질주는 그렇게 막을 내렸다.
경기 후 가장 눈에 들어온 선수는 손흥민이었다. 대회 초반부터 “이곳에 놀러온 것이 아니다. 나는 우승하러 왔다”며 위풍당당하던 그였다. 하지만 원하던 정상에 서지 못한 손흥민은 4년 전처럼 또 눈물을 쏟아냈다.
손흥민은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대회 내내 100% 몸 상태가 아니어서 더 아쉬움이 크다”면서 “당연히 기쁨의 눈물은 아니었다. 경기에 대한 아쉬움이 상당히 크다. 또 형들에 대한 미안함과 팬들에 대한 미안함도 있다. 욕심이 많고 승부욕이 많다보니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다”며 깊은 아쉬움의 한 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기억해야할 점은 그가 울수록 더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4년 전 단순히 빛나는 샛별이었다면, 이번 대회에서 손흥민은 한국 축구의 진정한 에이스로 활약했다.
120분 혈투를 펼친 우스베키스탄과의 8강전에서 손흥민은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음에도 홀로 두 골을 터트리며 한국의 승리를 이끌었다. 손흥민은 대표팀에서 나이는 가장 어리다. 하지만 경기장 안에서의 영향력은 이미 기존의 내로라하는 전설들의 길을 밟고 있다.
결승전에서도 손흥민의 진가는 발휘됐다. 모두가 포기한 순간에도 손흥민은 끝까지 골을 향해 달렸고 결국에는 극적인 동점골로 승부를 연장전까지 끌고 갔다. 득점 후 붉은악마 응원단으로 달려가 포효하는 그의 모습은 이번 대회 최고의 명장명 중 하나로 꼽힌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이 있다. 손흥민의 우상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0·포르투갈)도 실패를 수없이 경험했다. 손흥민도 마찬가지다. 지금의 눈물은 그에게 누구도 주지 못하는 경험과 발전에 대한 의지를 심어주고 있다. 울면 울수록 손흥민은 강해지고 있다.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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