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객관적 전력은 당연히 신한(은행)이 앞서죠.”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5일 신한은행전을 앞두고 “신한은행이 신정자를 영입할 것이란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다. 신한은행은 분명히 더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실제 1일 춘천에서 신정자가 뛴 신한은행에 2차연장 접전 끝 일격을 당하자 위 감독의 놀라움은 걱정으로 바뀌었다. 경기 후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충격은 분명히 있었다.
이런 상황서 위 감독은 이번엔 “객관적 전력, 멤버의 무게감 등을 따져보면 당연히 신한은행 전력이 우리은행보다 한 수 위”라고 했다. 그런 위 감독의 우리은행은 5일 신한은행을 20점차로 대파했다. 위 감독의 “신한은행이 한 수 위”발언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엄살 아니다
분명한 건 위 감독 발언이 엄살은 아니라는 점. 위 감독은 국내 최고 명장 모비스 유재학 감독의 제자답게 유 감독과 비슷한 부분이 있다. 각 팀들의 전력과 전체적인 판세를 읽는 눈이 대단히 뛰어나다. 그리고 냉정하게 대처한다. 신정자를 영입한 신한은행을 두고 지도자들, 관계자들의 시선은 엇갈렸다. 그러나 위 감독은 무조건 신한은행이 강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이번 백투백 매치를 통해 신한은행은 확실히 단기전서 더 강해질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신한은행 라인업은 화려하다. 최윤아 김규희 김단비 김연주 곽주영 하은주에 신정자까지 가세했다. 모두 국가대표. 메인 외국인선수 카리마 크리스마스는 샤데 휴스턴(우리은행)과 함께 올 시즌 최고의 외국인선수. 박혜진 이승아 임영희 양지희 강영숙으로 이어지는 우리은행도 국가대표 라인업이 됐지만, 이름값에선 약간 달린다는 게 위 감독 생각.
실제 신한은행은 정인교 감독으로 교체된 첫 시즌을 보내고 있다. 주요 공수패턴이 싹 바뀌었다. 또한, 대표팀 멤버들이 많고 통합 6연패 시절의 후유증을 갖고 있는 선수도 있다. 비 시즌 충실한 훈련을 하지 못해 여전히 실전서 100% 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서 신정자까지 영입했다. 실제 많은 관계자가 “신한은행은 내년에는 더 강해질 것”이라고 말한다. 당장 단기전서 그럴 가능성이 있다. 결국 위 감독 발언 속엔 신한은행 멤버들의 객관적인 능력과 저력, 향후 잠재적 플러스 요인까지 계산 및 유추한 결과가 깔려있다.
▲치밀함과 철저함
위 감독은 “신한이 우리보다 한 수 위”라는 말을 내뱉은 직후, 코트에서 대반전을 일궈냈다. 우리은행은 5일 신한은행을 20점차로 무참히 짓밟았다. 위 감독 시선을 기준으로 할 때, 어떻게 객관적 전력이 약한 팀이 더 강한 팀을 이겼을까.
일단 위 감독 게임플랜이 완벽하게 주효했다. 카리마 크리스마스의 골밑 공격을 양지희, 사샤 굿렛 등이 2중 3중으로 봉쇄했다. 1일 맞대결서 패배하면서 크리스마스를 놔둬선 승산이 떨어진다고 판단한 것. 외곽슛이 약한 김규희 수비는 사실상 포기했다. 김연주, 김단비가 외곽에서 공을 잡았을 때도 상황에 따라서 수비를 하지 않았다. 신한은행 특유의 빅 라인업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했지만, 우리은행의 준비 자체도 철저했다. 양지희는 “지난 3일간 운동을 더 많이 했다. 극한 상황서 리바운드를 잡는 훈련을 했고, 4대4, 5대5 게임을 했다”라고 털어놨다. 여기에 후반전서 특유의 존 프레스를 가동해 점수 차를 크게 벌렸다. 신한은행도 체력적으로 힘들 시점이 됐을 때 압박 강도를 높인 게 주효했다.
또 하나, 물론 솔직한 위 감독 성격상 계산적으로 “신한이 한 수 위” 발언을 했을 리는 없다. 그런데 위 감독은 선수단 장악을 완벽하게 한다. 그 방식은 “우리은행이 절대 강하지 않다”라고 선수들에게 계속 강조하는 것. 이 부분이 결국 “신한이 한 수 위” 발언과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양지희는 “감독님은 우리가 그 어느 팀보다도 전력이 앞선다는 말씀을 하신 적이 없다”라고 했다. 실제 위 감독은 선수들에겐 거의 직접적으로 칭찬하지 않는다. 예년보다는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질타와 꾸지람을 훨씬 더 많이 한다.
위 감독 시각에 우리은행 전력은 결코 강하지 않다. 신한은행은 물론이고 어느 팀도 전력상 압도하지 못한다고 본다. 맞는 부분도 있다. 그래서 더 많은 준비, 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지론. 이 과정에서 선수들의 긴장감을 높이고 방심이 스며들 가능성을 차단한다. 자연스럽게 선수단을 완벽히 장악한다.
결국 “신한은행 전력이 한 수 위”라는 발언 속엔 위 감독 특유의 솔직함, 그리고 치밀하고 철저한 성격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역설적으로 왜 우리은행이 강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위성우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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