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다 포기했다. 힘든 훈련을 버텨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한화 이글스 투수조에 늘 웃음을 잃지 않는 한 투수가 있다. 이제 1군 무대에서 2번째 시즌을 맞이하는 좌완투수 김기현이 주인공이다. 우여곡절 끝에 찾아온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김성근 감독 특유의 강훈련 속에서 더 단단해졌다.
김기현은 지난달 15일부터 일본 고치에서 진행 중인 한화의 1차 전지훈련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체중도 10kg 줄었다. 불펜 피칭은 기본, 사이드 펑고와 러닝, 웨이트 트레이닝까지 모든 훈련에 진지하게 임한 덕택이다. 자체 홍백전에도 2차례 등판해 5이닝 2피안타(1홈런) 3탈삼진 무사사구 1실점의 빼어난 투구를 선보였다. 평균자책점은 1.80.
우여곡절이 많았다. 김기현은 신일고 재학 시절 팀의 4번타자이자 주축 투수였다. 박세혁(두산)-정두산(삼성)-김기현으로 이어진 중심타선의 파괴력은 어마어마했다. 포지션도 투수와 우익수, 1루수까지 다양하게 소화했다. 기대가 컸다. 하지만 신인드래프트에서 미지명의 아픔을 겪었다.
대학 진학을 택했다. 애초 2년제 대학인 충청대에 입학해 기량을 갈고닦았고, 그 결과 4년제인 원광대로 편입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2010년 춘계리그 최우수 투수상을 수상했고, 4학년이 된 2011년에도 부족함이 없는 투구를 선보였다. 기대가 컸지만 실망도 컸다. 이번에도 신인드래프트에서 김기현의 이름은 불리지 않았다.
프로의 꿈을 놓지 않은 김기현은 2011년 당시 9번째 구단으로 창단한 NC 다이노스 트라이아웃에 참가해 합격 통보를 받았다. 비록 신고선수 신분이었지만 프로 입성 기회가 생겼다는 자체로 행운이었다. 그러나 1군에 오를 기회는 좀처럼 찾아오지 않았고, 결국 지난 2013시즌이 끝나고 방출 통보를 받았다.
한화는 기회의 땅이었다. 테스트를 통해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이번에도 신고선수였다. 투수 한 명이 절실했던 한화가 김기현의 손을 잡아줬다. 꿈에 그리던 프로 1군 데뷔도 한화 유니폼을 입고 했다. 지난해 24경기에서 승리 없이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5.79의 성적만 남겼으나 주눅 들지 않는 투구는 강한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6월 14일 NC를 상대로 데뷔전을 치른 이후 대부분 시간을 1군에서 보냈다. 돈 주고도 못 살 값진 경험이었다.
눈물 젖은 빵을 먹어봤기에 1군 무대의 소중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지난해 11월 마무리캠프서 강훈련을 견뎌냈고, 이번 스프링캠프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김기현은 "감독님께서 정교함과 공 회전에 대해 주문하셨다. 최적의 폼을 찾을 수 있도록 조언해주신다"고 말했다. 김기현은 이를 실천에 옮기려 노력하고 있다.
하루하루가 소중하다. 이제 고치 1차 훈련까지는 열흘도 채 남지 않았다. 선수단은 오는 15일 2차 훈련지인 오키나와로 이동한다. 김기현은 "다 포기했다"고 웃으며 "이번 캠프를 버텨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배우다 보면 기회가 올 것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화 이글스 김기현.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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