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하승진 수난시대다.
KCC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하승진이 6일 삼성전서 또 다쳤기 때문. 장소도 공교롭게도 잠실체육관. 하승진은 올 시즌 유독 잠실과 인연이 좋지 않다. 올 시즌에 당한 세 차례 부상이 모두 잠실에서 발생했다. 지난해 12월 9일 SK와의 원정경기서 종아리 부상을 입은 뒤 7경기 연속 결장했다. 8경기만에 치른 복귀전이 1월 1일 삼성과의 원정경기였다. 그 경기서 리오 라이온스의 팔꿈치에 코뼈 부상을 입어 다시 5경기 연속 결장했다.
22일 KT전서 돌아온 하승진. 코뼈 보호대를 착용하고 4경기 연속 뛰었다. 호흡이 가쁜 와중에도 최선을 다했다. 그런데 너무 의욕이 강했던 것일까. 63-72로 뒤진 경기종료 28초전 KCC 벤치 쪽으로 흐르는 볼을 살리기 위해 몸을 날리다 또 다시 부상했다. 허재 감독 바로 옆으로 몸을 날린 하승진은 광고판을 타고 그대로 KCC 벤치 앞에 떨어졌다. 둔탁한 소리가 들릴 정도의 부상. 몸이 떨어지면서 목이 크게 꺾였다. 한동안 일어나지 못한 하승진은 삼성 선수들의 도움으로 겨우 몸을 가눴다. 들 것이 등장했으나 하승진은 이내 정신을 차리고 숙소로 돌아갔다. 목 부상은 심각하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부상에 민감한 하승진
하승진은 2m21cm의 거구. 빅맨들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몸집이 거대하다. 때문에 몸 관리를 매우 세심하게 해야 한다. 하승진은 올 시즌 몸 관리를 잘해왔다. 지난해 12월 9일 종아리 부상을 당하기 전까지만 해도 결장은 단 2경기에 불과했다. 하지만, 종아리를 시작으로 코뼈, 목까지 부상을 입으며 수난을 당했다.
하승진이 몸집이 크다보니 상대적으로 수비수들의 작은 접촉은 크게 눈에 띄지 않는 경우가 있다. 물론 골밑은 전쟁터이지만, 하승진 입장에선 억울한 부분도 분명히 있었다. 그러나 스스로 좀더 기민하게 움직일 필요도 있다. 사실 이번 목 부상의 경우 간판스타가 벤치에 몸을 날리는 헌신을 보여줬다는 점에선 의미가 컸다. 그러나 경기종료 28초전 9점 뒤지며 승부가 갈린 상황. 하승진이 좀 더 요령있게 움직일 필요도 있었다.
하승진은 2008-2009시즌에 데뷔했다. 올 시즌이 프로 5번째 시즌. 단 한 시즌도 개근한 적이 없다. 2008-2009시즌 45경기에 나섰던 하승진은 이후에도 41경기(2009-2010시즌), 44경기(2011-2012시즌, 2012-2013시즌)에 출전했다. 올 시즌에는 잔여 10경기에 모두 출전한다고 해도 39경기 출전에 그친다. 대부분 부상이 결장의 주요 이유. 올 시즌처럼 어쩔 수 없는 부상도 있었지만, 그 외의 변수는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하승진도 앞으로 30대 중반이 되면 신체 기능이 떨어지면서 부상 위험성이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몸을 더욱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은 시즌.
▲하승진과 KCC 플레이오프 역사
KCC는 하승진이 신인이던 2008-2009시즌에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에도 하승진은 삼성과의 챔피언결정전서 발목 부상으로 고전했다. 진통제를 맞고 뛰는 투혼을 보여줬다. 하승진이 정상적인 경기력을 뽐냈다면 우승은 더욱 수월할 수도 있었다. KCC는 2009-2010시즌에도 챔피언결정전에 올라갔으나 모비스에 우승컵을 내줬다. 당시에도 하승진은 부상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KCC는 2010-2011시즌에 다시 한번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거머쥐었다. 당시 하승진은 전자랜드와의 4강 플레이오프에 이어 동부와의 챔피언결정전서도 MVP에 오르며 맹활약했다. 지난 두 시즌과는 달리 부상 변수를 최소화해 정상적인 경기력을 뽐냈다. 단기전서 높이 위력은 역시 무서웠다. 전통의 높이의 팀 동부도 하승진의 KCC에 무릎을 꿇었다.
하승진의 마지막 플레이오프는 2011-2012시즌이었다. 모비스와의 6강 플레이오프서 3패로 패퇴했다. 이후 두 시즌간 공익근무요원 생활로 팀을 떠났고, 올 시즌 복귀했다. KCC는 플레이오프 탈락을 눈 앞에 뒀다. 하승진은 처음으로 봄 농구를 하지 못할 위기에 놓였다. 분명한 건 단기전서 하승진을 보유한 팀은 강력했다는 사실. KCC로선 국내선수들과 외국인선수들의 부조화, 하승진을 포함한 각종 부상 악재가 컸다. 하승진으로서도 앞으로 KCC서 챔피언결정전 우승 영광을 재현하려면 기본적으로 몸이 건강해야 한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을 것이다.
[하승진. 사진 = 잠실실내체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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