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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지난 1월 8일 시작해 매주 목요일 밤 KBS 2TV를 통해 방송됐던 '작정하고 본방사수'가 12일 파일럿 6부작을 끝으로 마무리 됐다.
'작정하고 본방사수'는 그 동안 그 누구도 쉽게 시도할 수 없었던 TV를 향한 돌직구를 제대로 던지면서 화제를 낳았다. 1인 가구 증가와 방 마다 TV가 놓여 각자 혼자 TV를 보는 사람들이 많아진 이 시대, 다 같이 모여 TV를 보는 모습이 던져주는 재미와 오고 가는 대화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며 새삼 주목 받았던 것.
출연자들이 TV를 보면서 가감 없이 던지는 돌직구는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샀다.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을 대신 해주는 재미가 있었던 것. 그 동안 게시판이나 기사 댓글로만 읽고 쓰던 시청자들의 날 것 그대로의 의견이나 생각이 '작정하고 본방사수'의 출연진들의 입을 통해 가감 없이 전파를 타고 전달됐다.
채널, 장르를 불문한 성역 없는 비평에 뜨거운 격려와 응원을 쏟아졌다. KBS 자사 프로그램에 대한 따끔한 비판은 기본, 타사에서 방송된 화제의 프로그램도 다루는 과감한 행보를 시도했기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특히, 인천 어린이집 교사 폭행사건이나, 세월호 사고, 전직 대통령의 회고록 출간 등 민감할 수 밖에 없는 뉴스들에 대해 언론에서는 오롯이 다 담을 수 없었던 실제 사람들의 반응을 솔직하게 담았다. TV를 보는 동안 함께 분노하고, 재미없으면 없다고 일갈하는 모습이나, 국가 정책이나 정치권에 거침없이 쏟아낸 날 선 비판은 '작정하고 본방사수'의 파격적 도전이 선사한 통쾌한 매력이다.
아무리 TV보며 느끼는 자연스럽고 솔직한 감정을 말하는 프로그램이라지만, 전달될 코멘트가 가족이나 친구들 사이에서 머무는 게 아니라, 방송을 통해 퍼졌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오해나 시선에 대한 부담감은 연예인이고 일반인 할 것 없이 컸을 것. 그렇다 보니 사실 출연자들의 말 못할 고충도 많았다.
제작진은 "타인의 시선에 민감한 우리나라에서, 이런 솔직한 비평을 그것도 방송을 통해 자유롭게 펼친다는 게 매우 어려운 환경이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안다. 하지만 이제는 예전보다 타인의 의견이나 생각에 좀 더 여유 있게 바라보고, 존중하는 성숙한 시청자들이 훨씬 많아졌기 때문에 이런 시도에 대한 응원을 믿기로 했다"고 심정을 털어놓았다.
회를 거듭할수록 카메라 렌즈가 익숙치 않았던 일반인 출연자들이 어느 순간부터 TV보기에 몰입해 렌즈를 의식하지 않게 되고, 각 장면 장면을 접하는 순간 느끼는 즉각적 감정이나 솔직한 발언, 계산할 틈도 없이 나오는 리액션들로 자연스러움을 더해가면서 '작정하고 본방사수'의 개성도 살아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프로그램의 취지를 제대로 이해하고, 제대로 재미를 찾기 시작한 시청자들도 늘어났다.
다만 이제 막 출연자 그룹별 캐릭터가 살아나기 시작한 시점에서 준비된 파일럿 6회 구성의 종영이 아쉬운 상황이다. 이제 막 탄력을 받기 시작한 이 프로그램 특유의 답답함을 뻥 뚫어주는 사이다 같은 '작정하고 본방사수'의 재미가 정규 편성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작정하고 본방사수' 스틸컷. 사진제공 = KBS 2TV 방송캡처]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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