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울산 김진성 기자] 빅3(모비스, SK, 동부)의 희비가 엇갈렸다.
선두 모비스가 정규시즌 우승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15일 울산 홈에서 SK를 잡았다. SK를 2.5경기 차로 밀어냈다. 동부에도 2경기 앞섰다. 시즌 막판이란 걸 감안하면 2경기~2.5경기는 결코 작은 격차가 아니다. 모비스는 유재학 감독이 통산 500승을 거두기도 했지만, 근본적으로는 순위싸움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게 더 큰 소득이다.
모비스 경기력은 예전같지 않다. 기본적으로 함지훈 이대성 등의 컨디션이 좋지 않다. 박구영 전준범 송창용 등 한 방을 갖춘 저격수들은 많다. 하지만, 수비력에 약점이 있다. 때문에 나이가 많은 양동근, 문태영의 체력관리가 쉽지 않다. 모비스는 13일 저녁 KCC를 잡았다. 하지만, 양동근과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40분 풀타임을 뛰었다. KCC의 선전으로 체력 안배를 할 여유가 없었다.
만 48시간도 되지 않아 양동근과 라틀리프가 SK를 상대로 총력전을 펼쳤다. 결코 쉽지 않은 행보다. 하지만 모비스 특유의 조직력과 위기관리능력으로 승부처를 버텨내고 있다. 상대적으로 불안하지만, 저력은 분명하다. 유재학 감독은 경기 전 “오늘 이기면 편해진다. 적어도 3위로 떨어질 가능성은 낮아진다. 그러나 정규시즌 우승 경쟁은 끝까지 가봐야 안다”라고 했다. 모비스는 향후 동부 LG 오리온스 등 플레이오프 경쟁 팀과 연이어 맞붙는다. 긴장감을 놓을 수 없다. 체력 부담도 분명하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가장 유리한 건 맞다. SK전 승리 의미는 매우 컸다.
SK가 흔들린다. 이날 패배로 올 시즌 첫 4연패. 올 시즌 모비스 상대 1승5패. 더 뼈 아픈 건 이날 동부가 KCC를 잡으면서 SK가 3위로 추락한 것. 선두 모비스에는 어느덧 2.5경기차로 벌어졌다. SK는 모비스가 연초 흔들렸을 때 선두까지 치고 올라왔으나 더 이상 달아나지 못했다. 김민수와 박상오의 연쇄부상으로 팀 전력 자체가 흔들렸기 때문.
문경은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모비스 선수들보다 농구 단수가 낮다. 감독이 지시한 걸 잘 해내지만, 그 이상은 해내지 못한다”라고 했다. 하물며 최근 SK는 특유의 빅 라인업 위력이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박상오와 김민수의 컨디션이 100%가 아닌 이유가 크다. 또 코트니 심스 옵션 향상이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이날 역시 최근 문제점이 그대로 드러났다.
지난 시즌 3위로 6강 플레이오프부터 치른 SK는 4강 직행의 중요성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문 감독은 “오늘 지면 3위도 각오해야 한다.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하면 선수들의 컨디션을 관리하고, 패턴을 다듬을 시간적 여유가 있다. 6강 플레이오프부터 치르면 그 여유가 없다”라고 했다. SK로선 결국 시즌 막판 동부와 처절한 2위 다툼을 할 수밖에 없게 됐다. SK가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한편, 동부는 이날 홈에서 열린 KCC전서 완승했다. 파죽의 6연승. 마침내 모비스 SK 양강구도를 파괴했다. SK에 0.5게임 앞선 2위에 올랐다. 선두 모비스와도 1.5경기차 유지. 기본적으로 SK와 2위 싸움을 해야 하지만, 경우에 따라 모비스와 선두싸움도 가능하다. 동부는 시즌 초반부터 노장 김주성과 발가락 부상 후유증이 있는 윤호영을 철저히 관리했다. 또 박병우 허웅 두경민 등 저연차들의 기량이 실전을 통해 올라왔고, 김영만 감독 특유의 변형 지역방어 완성도가 모비스, SK도 버거워할 정도로 좋아졌다.
빅3의 순위다툼. 시즌 막판까지 이어질 것 같다. 모비스와 동부는 웃었다. SK는 울었다. 빅3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린 하루였다.
[모비스-SK전.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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