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마음만은 선수들과 함께였다."
한화 이글스 고동진은 지난 시즌 주장 완장까지 차고 야심차게 출발했다. 하지만 73경기 타율 2할 4푼 1리 1홈런 14타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8월 6일을 끝으로 1군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책임감이 컸다. "조용히 시즌을 마무리하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누구보다 의욕적으로 올 시즌을 준비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캠프 도중 어깨를 다쳐 조기 귀국했다. 의욕이 앞서 무리한 탓이다. 1차 전지훈련 합류도 불발됐다. 대신 비활동 기간인 12월부터 재활에 힘을 쏟았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체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하체 운동을 많이 하라"고 주문했다. 체력 보강이 최우선 과제였다. 그는 "최근 몇 년간 가장 많이 뛰었다. 기초 체력 강화에 힘쓰며 어깨 재활을 병행했다"고 설명했다.
한화의 2차 전지훈련지인 오키나와에서 훈련 중인 외야수는 최진행과 이용규를 비롯해 오윤, 추승우, 김경언, 황선일, 장운호, 송주호, 오준혁, 채기영, 노수광까지 총 11명이다. 외야 세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고동진으로선 일단 몸을 만들어 놓고 경쟁에 뛰어들어야 한다. 이정훈 한화 2군 감독은 "고동진의 몸 상태는 70% 정도다"며 "수비는 1군 레벨이다. 가능한 빨리 만들어서 김 감독님께 보여드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산 캠프도 6일 훈련-1일 휴식의 강행군이었다. "1군이 하루도 안 쉬는데 2군이 어떻게 쉬느냐"는 이 감독이 지휘하는 훈련 강도는 어마어마했다. 고동진도 이를 악물고 빡빡한 훈련을 소화했다. 추운 날씨 탓에 대부분 훈련이 실내연습장에서 이뤄졌을 뿐 강도에는 차이가 없었다. 일부 선수들은 새벽 1시까지 타격 훈련을 했을 정도다.
고동진은 "고치가 서산보다는 따뜻할 테니 몸을 끌어올리기는 좋을 것이다. 서산에서 감독님과 코치님, 선수들과 열심히 했다. 문제점이 나타나긴 하겠지만 기초를 많이 다졌다. 시간 지나면서 좋아질 것이다. 지금 연습경기 뛰는 건 문제없다. 어린 선수들도 많이 올라왔다. 이 감독님께서 정말 열정적으로 지도하신다"고 말했다.
고동진의 눈은 2015시즌을 향해 있다. 그는 "조금 늦었지만 마음만은 선수들과 함께였다"며 "3월 말에 시즌 시작인데 개막 엔트리에 들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그의 말대로 출발은 조금 늦었다. 하지만 아직 늦지 않았다. 천천히 보여주면 된다. 고동진이 지난해 아쉬움을 털어내고 비상할 채비를 마쳤다.
[한화 이글스 고동진. 사진 = 한화 이글스 구단 제공]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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