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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메이저리그에서 7년간 괴로웠다."
친정팀 히로시마 도요 카프로 돌아온 메이저리거 구로다 히로키가 복귀 첫 시즌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16일(이하 한국시각) 일본 '데일리스포츠'에 따르면 구로다는 이날 히로시마 시내 호텔에서 입단 기자회견을 가졌다. 150여명의 취재진이 몰릴 정도로 취재열기도 뜨거웠다. 구로다는 "LA 다저스와 뉴욕 양키스 시절에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긴장되고 당황스럽기도 하다"며 놀라워했다.
구로다는 1997년 히로시마에 입단해 2007년까지 271경기(244선발)에 등판, 완투 74회(완봉 14회) 포함 103승 89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69를 기록한 일본 최정상급 투수였다. 이 기간에 1257개의 삼진을 잡아내면서 볼넷은 445개였다. 2005년 29경기 15승 12패 평균자책점 3.17로 다승왕과 최우수투수, 베스트 나인, 골든글러브를 휩쓸었고, 이듬해인 2006년에는 평균자책점(1.85)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빅리그서도 LA 다저스와 양키스에서 7년간 212경기에 등판, 79승 79패 평균자책점 3.45의 성적을 남겼다. 구로다가 빅리그서 거둔 79승은 노모 히데오(전 LA 다저스, 123승)에 이어 일본인 빅리거 2위. 특히 2010년부터 올해까지 5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따내며 위력을 입증했다. 빅리그 첫해부터 올해까지 7년간 평균자책점은 꾸준히 3점대를 유지했다. 미·일 통산 200승에도 단 18승만 남겨두고 있다. 기량을 유지한다면 최소 2시즌, 빠르면 올해 달성할 가능성도 있다.
구로다는 "히로시마 복귀가 최선의 선택일까에 대해 고민했다"면서도 "이제 망설임은 사라졌다. 전지훈련지인 오키나와에서 유니폼을 입으면 더 확실해질 것 같다. '우승하자'는 마츠다 구단주의 말을 듣고 가슴이 뜨거워졌다"고 말했다. 이어 "히로시마 구단에서 매년 끈기를 갖고 내게 다가와준 게 가장 컸다"고 복귀 이유를 전했다.
아울러 "메이저리그에서 7년간 괴로웠다"며 "말이 통하지 않는 가운데 162경기를 치르면서 나름의 결과를 남기지 않으면 안 된다는 압박이 있었다. 재미있다기보다 어렵다는 생각이 컸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양키스타디움에서의 마지막 경기가 가장 기억난다. 데릭 지터의 은퇴 경기이기도 했고, 내 거취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마지막 등판이었다"고 덧붙였다. 결과적으로 이날 경기가 구로다의 메이저리그 마지막 등판이 됐다.
배운 점도 많았다. 구로다는 "스스로 조절해가면서 내 스타일을 찾아가게 됐다"며 "다저스와 양키스라는 메이저리그 대표 인기 팀에서 로테이션을 유지했다. 프로로서 당연히 기록이 중요할지 모르지만 나이를 생각하면 히로시마로 돌아갈 기회는 올해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히로시마 구단에 대한 무한 애정을 드러낸 구로다. 그는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때부터 일본으로 돌아올 경우 히로시마로 오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 마음이 흔들리지 않았다. 하나의 동기부여가 됐다"며 "나와 같은 해에 한신 타이거즈로 이적했던 아라이 다카히로도 돌아왔다. 히로시마를 택한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구로다는 "매년 진로를 고민했지만 이번 만큼 고민했던 적은 없었다.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결단을 내렸다"며 "이제 40세다. 여러분이 기대하는 만큼 던질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어찌됐든 마지막은 히로시마 유니폼을 입고 던지고 싶다"고 말했다.
[구로다 히로키.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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