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부산 김진성 기자] “마음을 비웠다. 젊은 선수들에게 출전 기회를 많이 줘야 한다.”
KT는 16일 홈 경기서 전자랜드를 잡고 5연패를 끊었다. 6위 전자랜드에 3.5경기 차로 추격했다. 하지만,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 전창진 감독도 “어렵다고 봐야 한다”라고 단념했다. 전 감독은 올 시즌을 KT와의 3년 계약이 끝난다. 그는 “내가 다음 시즌에 팀을 맡을지는 알 수 없지만, 마음을 비웠다. 김현수, 김승원 같은 젊은 선수들에게 출전 기회를 많이 줘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라고 했다. KT의 미래에 대해 고민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젊은 선수들을 키워야 한다
KT는 갖고 있는 전력에 비해 늘 좋은 성적을 냈다. 전 감독 특유의 조직력 농구가 빛을 발했다. 하지만 한계가 분명했다. 특히 플레이오프서 좌절을 많이 했다. 높이를 갖춘 기술자가 없었다. 승부처를 지배한 선수도 조성민 외엔 없었다. 물론 올 시즌의 경우 전태풍, 송영진, 조성민 등 중심을 잡아줄 선수들이 있었다. 그러나 전태풍은 공수에서 내실이 떨어진 게 증명됐다. 송영진은 나이도 많고 부상으로 지난 시즌 같은 활약을 하지 못했다. 조성민도 무릎 부상으로 시즌 초반부터 함께하지 못했다. 전 감독은 “처음에 했던 구상이 깨진 상태로 시즌에 들어갔다”라고 회상했다.
오용준, 이광재, 이재도, 김현수, 윤여권 등이 주전과 백업을 오갈 수 있다. 하지만, 포지션별 테크닉이 최상급은 아니다. 전 감독의 기본적인 구상이 깨진 상태서 플랜B마저 약했다. 시즌 초반 8연패를 극복했지만, 결국 시즌 막판 무너졌다. 가용인력에 여유가 없는 상황서 부상자가 속출했고, 개개인의 체력관리에 실패했다. 예를 들어 시즌 초반 조성민의 부상으로 많이 뛰었던 오용준은 시즌 막판 체력이 많이 떨어졌다는 게 전 감독 설명.
전 감독의 결론은 젊은 선수들의 기량을 끌어올리는 것. 젊은 선수들의 기량이 올라올수록 임기응변에 대처할 수 있는 카드가 많아진다. 다음 시즌부터 외국인선수가 2명 보유 2명 출전으로 늘어난다. 그렇다고 해도 전 감독은 “어린 선수들의 활약이 있어야 한다”라고 했다. 16일 전자랜드전서 김현수와 김승원이 좋은 활약을 펼쳤다. 공수에서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는 게 더 중요하다. 전 감독은 이날 2쿼터에 국내선수들만으로 경기를 운영하기도 했다. 다분히 미래를 내다본 전략. 그는 “KT 농구는 내년에도 이어진다. 올 시즌이 끝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외부보강도 필요한데
KT가 전력을 끌어올리려면 외부보강이 필요하다는 게 농구관계자들의 대체적인 시각. 전 감독 역시 동의했다. 하지만, 그는 “고민이 많다. 올 시즌 팀 샐러리캡 소진율이 98%”라고 했다. 결국 외부에서 중량감 있는 1명을 데려오면 기존 주전급 선수 1명을 내보내야 한다는 의미. 전 감독은 이 부분에 대해서 고민이 많다.
예를 들어 전태풍은 올 시즌을 끝으로 FA가 된다. KT 입장에선 재계약도 가능하고, 내보낼 수도 있다. 전 감독은 “내가 내년에도 팀을 맡는다면, 전태풍과 함께하고 싶다”라고 했다. 전태풍이 갖고 있는 약점이 분명하지만, 전 감독은 “가드진이 약하기 때문에 쉽게 포기할 수 없다”라고 했다. 또 외국인선수와 궁합이 맞을 경우 전태풍 활용도는 충분히 있을 것이라는 계산. 여기에 이재도, 김현수 등의 성장이 뒷받침될 경우 KT 가드진은 업그레이드 될 수 있다.
전 감독이 보강이 가장 시급하다고 진단한 포지션은 3번. 슈팅가드 조성민이 사실상 3번 스몰포워드 역할까지 해내며 버티고 있다. 백업 자원이 만족스럽지 않다. 전 감독은 “오용준이 그동안 실책을 많이 했고, 체력도 많이 떨어졌다”라고 했다. 이광재를 3번으로 써도 되지만, 올 시즌 슬럼프다. 최근 2군으로 내려갔다. 확실한 조성민 백업이 없다. 전 감독은 “3번에서 수비를 제대로 해줄 수 있는 선수가 없다. 상대 빅 라인업에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했다. 조성민의 공격력에 수비력이 뒷받침되는 백업요원이 있다면 금상첨화.
4번에 대한 고민도 있다. 베테랑 송영진은 다음 시즌 KT와의 계약도 끝나고, 은퇴시기도 생각해야 할 때. 김승원과 김현민, 박철호 등이 있다. 전 감독은 “승원이가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라고 만족스러워했다. 하지만, 김승원은 군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전 감독은 “승원이 개인적인 인생을 생각하면 군대에 보내야 한다. 하지만, 그럴 경우 송영진이 은퇴한 뒤 4번을 맡을 자원이 거의 없다”라며 고민을 드러냈다.
KT 미래를 향한 전 감독의 고민. KT를 향한 애정이 그만큼 크다. 전 감독의 고민이 해결되려면 일단 전 감독과 KT의 재계약 문제부터 해결돼야 한다.
[전창진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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