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일본 오키나와 김진성 기자] “15승? 해주면 좋죠.”
LG 외국인투수 헨리 소사. 한국 4년차에 접어들었다. 지난 3년간 KIA와 넥센에서 28승19패1홀드 평균자책점 4.52를 기록했다. 넥센은 소사와의 인연을 정리했지만, LG가 그를 붙잡았다. 외국인선수가 한 팀에서 3~4년간 뛰는 것도 쉽지 않지만, 팀을 옮겨 다니면서 그 정도 커리어를 쌓는 것도 결코 쉽지 않다.
그만큼 확실한 강점이 있다. 소사의 최대 강점은 150km를 상회하는 패스트볼. 페넌트레이스는 물론, 단기전서도 인정받았다. 상대적으로 제구 안정감이 약간 떨어지지만, 국내야구 경험을 쌓으면서 경기운영능력이 향상됐다. 양상문 감독도 소사에게 거는 기대감이 크다. 24일 요미우리와의 오키나와 연습경기를 앞두고 만난 양 감독에게 15승 얘기를 꺼내자 “그 정도 해주면 좋다”라고 웃었다. 소사는 요미우리 타자들에게 150km대 중반의 강속구를 찍었다. 3이닝 1실점 호투.
▲15승=에이스의 상징
LG 마운드는 탄탄하다. 정확하게는 선발보단 불펜. 선발진엔 의문부호가 붙어있다. 류제국은 무릎 수술, 우규민은 고관절 물혹 제거 수술을 받았다. 류제국과 우규민은 LG가 지난 1~2년간 가장 확실히 믿었던 토종 주축 선발. 하지만, 류제국은 5월은 돼야 정상 합류가 가능하다. 우규민도 다른 투수들보다 시즌 준비 속도가 늦다. 실질적으로 LG 마운드에 플러스기 될 수 있는 시기를 점치는 건 더더욱 어렵다.
그래서 외국인투수들이 강력하게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한국 경험이 없는 루카스 하렐의 경우 성공 여부를 확실히 점칠 수 없다. 그러나 소사는 이미 지난 3년간 국내에서 검증 받은 부분이 있다. 현 시점에서 양 감독이 소사에게 크게 기대를 거는 건 당연하다. 양 감독이 직접적으로 ‘15승’을 거론하진 않았다. 결국 소사가 LG 선발진 버팀목이 돼주길 바라는 것, 그리고 에이스 아우라를 풍겨주길 바라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노 터치
지난해 넥센 염경엽 감독은 소사에게 굳이 변화구를 많이 섞을 것을 요구하지 않았다. 그가 보유한 투심패스트볼의 경우 타자를 완벽하게 속일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면 강점인 강속구 승부가 낫다는 지론. 그러나 양 감독의 견해는 달랐다. 그는 “소사가 직구를 던지든, 투심을 던지든 신경쓰지 않겠다. 그건 상황에 따라서 풀어가야 할 부분”이라고 했다.
투심패스트볼은 전형적으로 내야 땅볼을 유도하는 구종. 투구수를 절약할 수 있다는 점에서 득이 된다. 양 감독은 “목동과 잠실은 다르다”라고 했다. 넥센이 홈으로 쓰는 목동구장은 장타가 많이 나온다. 맞춰잡는 피칭보다 삼진을 잡는 피칭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그러나 LG가 홈으로 쓰는 드넓은 잠실의 경우 땅볼 유도형 투수가 확실히 유리하다.
또 하나. 양 감독은 “(지도자가) 투수를 건드리지 않는 게 좋다. 본인이 특별히 밸런스가 나쁘다고 판단할 때 코치가 원 포인트 레슨을 해줄 순 있다. 그렇지 않고서는 건드리는 일은 거의 없다”라고 했다. 스프링캠프에서 타자든 투수든 폼을 개조하는 케이스가 종종 있다. 양 감독의 말은 스프링캠프 기간이라고 해도 투수 본인이 지도자의 조언을 원할 때 부분적으로 지적할 순 있지만, 그 투수의 모든 걸 바꾸는 건 불가능하다는 의미. 양 감독은 “어드바이스를 해준다고 금방 나아지는 것도 아니다”라고 했다.
삼성 류중일 감독도 흥미로운 얘기를 했다. “외국인선수는 건드리지 않는다”라고 했다. 이유는 양 감독의 말과 일맥상통했다. 그런데 류 감독은 ‘외국인선수’라는 말을 붙였다. 그 이유는 “그 나라(자국)에서 했던 게 있다. 괜히 먼저 나섰다가 자존심을 건드릴 수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용병이 제대로 하지 못하면 결국 팀만 손해”라고 했다. 류 감독의 말은 외국인선수에게 끌려다니거나 잘못된 부분을 방관하겠다는 게 아니다. 팀 규율 속에서 최대한 외국인선수 고유의 자존심을 지켜주겠다는 것.
외국인선수, 특히 팀 사정상 매우 중요한 위치에 놓인 선발투수에 대한 노 터치. 소사가 올 시즌 성적으로 양 감독 지론의 타당성을 증명하면 된다.
[소사. 사진 = 일본 오키나와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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