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일본 오키나와 김진성 기자] “연습경기가 아니라 정식경기.”
결전의 날이 밝았다. 삼성이 27일 오전 오키나와를 떠나 후쿠오카에 입성한다. 오후 6시 야후 돔에서 소프트뱅크와 연습경기를 갖는다. 분위기는 고조됐다. 삼성과 소프트뱅크는 지난해 한국과 일본 챔피언. 자존심이 걸린 맞대결. KBS N 스포츠가 생중계를 결정했다. 일본 방송사도 생중계 할 전망이다.
일반적으로 스프링캠프 연습경기는 낮에 치러진다. 그러나 이 경기는 야간에 치러진다. 장소도 소프트뱅크 홈 구장이다. 정식으로 관중에게 입장료도 받는다. 소프트뱅크가 그만큼 삼성전 중요성이 크다고 판단한 것. 삼성 류중일 감독도 사실상 총력전을 선언했다. 26일 오키나와 온나손 아카마볼파크에서 만난 류중일 감독은 “내일 경기는 연습경기가 아니라 정식경기”라고 했다.
▲연습경기 아닌 정식경기
류 감독의 기본적인 계산은 스프링캠프 연습경기 혹은 시범경기가 아닌 정규시즌처럼 풀어가겠다는 것. 장원삼을 선발투수로 일찌감치 내정했다. 선발라인업도 야마이코 나바로, 채태인을 제외하고는 전원 주전을 내세운다. 단순히 주전들이 1~2차례 타석에 들어선 뒤 빠진다는 보장도 없다. 경기 막판까지 승부가 박빙으로 흐를 경우 주전들이 끝까지 나설 가능성도 있다.
마운드 운영도 마찬가지. 연습경기서 마운드 운영은 철저히 정해진 계획대로 1이닝씩 끊어서 실시한다. 그러나 소프트뱅크전은 다르다. 류 감독은 “장원삼은 3~4이닝 정도 생각하고 있는데 볼 개수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라고 했다. 투구수 조절을 잘 한다면 3~4이닝 이상 갈수도 있다는 의미. 또한, 류 감독은 “이기고 있다면 안지만, 심창민, 임창용 등 필승조를 모두 내세울 것이다. 이닝 중간 교체도 실시할 것”이라고 했다.
소프트뱅크는 아직 삼성전서 어떻게 나올 것인지 확실히 알려지지 않았다. 일본 언론들은 오른손유망주 투수 히가시하마 나오가 선발로 나올 것을 점쳤다. 지난해 성적은 2승2패 평균자책점 3.82. 또한, 소프트뱅크가 흥행을 위해 한국을 대표하는 간판타자 이대호를 어떻게든 출전시킬 가능성이 있다.
▲왜 나바로는 오키나와에 잔류할까
오키나와에서 훈련 중인 모든 선수가 후쿠오카로 떠나는 건 아니다. 류 감독은 “주요 선수 중에선 5명을 제외했다”라고 했다. 일단 채태인과 진갑용은 오키나와에 잔류한다. 채태인은 지난해 12월 무릎 수술을 받았고, 최근 연습경기서도 대타로만 출전했다. 지난해 개인훈련 도중 옆구리 통증을 느꼈던 진갑용은 아직 오키나와 실전에 투입이 되지 않았다.
흥미로운 건 외국인선수들의 전원 제외. 류 감독은 “국내선수들만으로 승부를 보겠다”라고 했다. 장원삼이 선발투수로 결정되면서 자연스럽게 알프레도 피가로, 타일러 클로이드의 후쿠오카행 제외가 결정됐다. 그러나 류 감독은 나바로마저 오키나와에 잔류시켰다. 류 감독은 “나바로 잘하는 것보고 또 데려갈 까봐”라고 웃었다.
삼성은 지난해 에이스 릭 밴덴헐크를 소프트뱅크에 빼앗겼다. 만약 나바로가 소프트뱅크를 상대로 좋은 활약을 펼친다면, 소프트뱅크의 영입 표적이 될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 농담 삼아 한 말이었지만, 뼈가 들어있다. 아무리 정식경기처럼 경기를 치른다고 해도, 일본에서도 주목도가 높은 연습경기에 외국인선수 3명을 굳이 노출시킬 필요가 없다는 판단. 삼성을 비롯한 국내구단들은 걸출한 기량을 지닌 외국인 선수를 지속적으로 일본에 빼앗기는 것(어쩔 수 없는 돈 싸움 패배)에 대해 노이로제가 걸린 상태다.
[류중일 감독(위), 나바로(아래). 사진 = 일본 오키나와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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