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일본 오키나와 김진성 기자] “파업이라고 하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최근 올 시즌 삼성의 시범경기 대부분 홈 일정을 대구가 아닌 포항에서 치른다고 밝혔다. 포항은 삼성의 제 2홈구장. 삼성은 2012년 포항구장 개장 이후 꾸준히 포항에서 홈 게임을 치렀다. 올 시즌에도 삼성은 정규시즌 홈 72경기 중 10경기를 포항에서 치른다. 이제 삼성이 홈 게임을 포항에서 치른다는 건 뉴스도 아니다.
대구를 홈으로 쓰는 삼성은 예년부터 시범경기를 홈에서 많이 치렀다. 날씨가 쌀쌀한 3월 초, 중순에 진행되는 시범경기는 남부지방에 많이 배치된다. 이번에도 전체 14경기 중 10경기를 홈에서 갖는다. 그런데 그 10경기 중 무려 8경기를 포항에서 치른다. 7~8일 두산과의 개막 2연전을 비롯해 KIA, LG, SK로 이어지는 10~15일 홈 6연전 모두 포항에서 열린다. 포항 경기만 총 8연전. 21일~22일 한화와의 시범경기 최종 2연전만 대구에서 갖는다.
▲안전펜스 설치, 우여곡절 끝 결정
이미 이유를 KBO가 밝혔다. 대구구장이 곧 외야 안전펜스 설치공사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대구구장 외야펜스는 여전히 딱딱하기로 악명 높다. 펜스 부근에서 수비를 하다 펜스와 부딪혀 크고 작은 부상을 당한 외야수가 수 없이 많았다. 안전 문제가 꾸준히 제기됐다. 최근 국내 대부분 구장이 푹신한 재질의 외야 안전펜스를 설치한 상황. 삼성과 대구광역시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었다.
류중일 감독은 1일 KIA와의 스프링캠프 연습경기가 취소된 뒤 “안 하려고 했다가 뒤늦게 하기로 했다”라고 털어놨다. 삼성은 올 시즌까지만 대구구장을 홈으로 쓴다. 2016시즌부터는 올 연말 개장하는 최신식 구장에서 홈 게임을 치른다. 냉정히 볼 때, 삼성 입장에선 굳이 대구구장 보수공사로 인한 불편함을 감수할 이유는 없다. 이제까지 안전펜스 설치를 미뤄온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류 감독은 “올 시즌에 또 다치는 선수가 나오면 어떡하나. 그것도 손해다”라고 했다. 이어 “우리는 올 시즌을 끝으로 떠나지만, 앞으로 학생야구, 사회인야구는 계속될 것이다. 그 선수들도 다쳐선 안 되지 않나”라고 했다. 결국 안전펜스 설치는 우여곡절 끝 확정됐다. 삼성은 애당초 시범경기 개막에 맞춰 안전펜스 설치가 끝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계산은 어긋났다.
▲미국 현지의 파업
대구시가 접촉한 안전펜스 제작업체는 미국의 한 업체. 미국이 질 좋고 푹신한 펜스를 만드는 기술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미국에서 제작된 안전펜스가 국내에 들어오는 방법은 화물선 운송밖에 없다. 무게가 너무 무거워 비행기로 들여오는 건 불가능하기 때문. 기본적으로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
그런데 류 감독은 “그 업체가 파업을 했다. 그래서 펜스를 들여오는 시기가 연기됐다”라고 했다. 아직도 안전펜스는 대구에 도착하지 못했다. 결국 안전펜스 착공 시기 자체가 늦어지게 됐고, 시범경기 기간 공사가 불가피하게 됐다. 결국 시범경기 포항 8연전이 성사됐다. 류 감독은 포항 팬들을 위해, 야구 저변확대를 위해 포항경기가 필요하다는 당위성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너무 길게 진행되면 선수들에게 좋을 게 없다는 견해. 삼성 선수들 입장에서도 포항경기는 원정 경기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류 감독은 “단장님이 오늘 한국으로 돌아가셨다. 다시 대구시와 상의할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했다. 류 감독은 미국산 안전펜스가 대구에 들어오는 시기가 더 늦어질 경우 국내 안전펜스 업체의 것으로 바꿔서라도 최대한 공사 마무리를 빨리 하길 원한다. 어떻게든 대구 시범경기를 늘리는 게 선수들 컨디션 관리에 유리하다는 입장. 류 감독은 “정 안 되면 할 수 없고”라고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포항구장(위), 대구구장(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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