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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신연식 감독이 영화 '개를 훔치는 방법'(이하 '개훔방')의 상영관 배정이 "독립영화계에는 엄청난 폭력"이라고 주장한 가운데, '개훔방' 제작사 측이 입장을 밝혔다.
'개를 훔치는 방법'의 제작사 삼거리픽쳐스 엄용훈 대표는 2일 마이데일리와 통화에서 신연식 감독의 주장에 대해 "우리가 요청해서 영화관에 걸린 게 아닐 뿐더러 독립영화에 폐를 끼치지 않도록 상영시간을 최소화해 달라고 요청했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극장에도 다른 영화에 피해를 주는 건 아닌지 확인 등을 해왔다"며 "큰 애(대형배급사의 스크린 독식)한테 맞았다고 작은 애(독립영화)에게 행패를 부리고 싶은 마음은 없다. 그래서 '개훔방'이 이슈화됐을 때 독립영화전용관에서 상영 요청이 많았지만 의도와 맞지 않다고 생각해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또 엄 대표는 '개훔방'의 시나리오를 자신이 썼으며, 엔딩크레딧에 공동 각본으로 이름을 올린 김성호 감독의 이름을 빼달라는 신연식 감독의 요청에 대해 "신 감독과 이야기를 해봐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엄 대표는 "신 감독은 초고만 섰다. 이후 김성호 감독이 시나리오를 수정했다. 신 감독에게 잔금도 다 준 상태다. 개봉 이후 문제될 만한 건 없었다"고 전했다.
앞서 이날 영화 '조류인간'의 신연식 감독은 "'조류인간'과 같은 평범한 독립영화는 아트하우스 체인에서 5개 관을 배정받는 것도 어렵다. 그런데 상업영화인 '개훔방'이 15개 이상의 극장을 배정받는 것은 독립영화계에는 엄청난 폭력이다. 이는 고등학생이 대학생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억울해 하면서, 유치원 놀이터에 와서 폭력을 행사하는 행위다. 즉각 중단하기를 요청한다"고 전했다.
또 "'개훔방'의 시나리오는 앞서 말씀 드린 대로 4, 5년 전에 제가 쓴 것"이라며 "극장 개봉 이후라도 작가 크레딧에서 감독의 이름을 빼줄 것을 감독 본인에게 요청한다"고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김성호 감독은 마이데일리와 통화에서 "나도 3년 동안 '개훔방' 시나리오 작업을 했다"며 "소설 원작이 있는 작품이라 당연히 겹치는 부분도 있고 아닌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두 사람의 이름이 올라간 것은 이미 다 이야기가 됐던 부분이기도 하다. 촬영 직전에도 만나 이야기를 했고, 시나리오도 보내드렸다. 아마 오해가 있었거나 뭔가 섭섭한 부분이 있었을 건데, 한 번도 그 이후 연락을 안 했기 때문에 아무런 내용도 모르고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은 사라진 아빠와 집을 되찾기 위해 개를 훔치려는 열살 소녀의 기상천외한 도둑질을 그린 '견'범죄 휴먼코미디로 미국 여류작가 바바라 오코너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아이들의 엉뚱한 발상과 개를 훔치기 위한 치밀한 작전 계획과 모의, 동조자들의 협력과 대담한 실행으로 이어지는 과정에 감동적인 드라마까지 결합해 근래 보기 드문 완성도 높은 가족영화라는 호평을 이끌어냈으며 관객들의 성원에 힘입어 사실상 재개봉 됐다.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포스터. 사진 = 삼거리픽쳐스, 리틀빅픽처스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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