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일본 오키나와 김진성 기자] “공이 최대한 많이 갔으면 좋겠다.”
삼성은 1일 KIA와의 오키나와 연습경기서 구자욱을 중견수로 출전시킬 예정이었다. 연습경기 초반에 중견수로 출전한 뒤 줄곧 1루수로 나섰던 구자욱에게 중견수는 확실히 모험이었다. 류중일 감독은 KIA전이 비로 취소되자 2일 LG와의 연습경기서 다시 한번 구자욱을 중견수로 집어넣었다. 타순은 1번.
구자욱의 타격능력은 어느 정도 검증이 끝난 상태다. 물론 시즌에 들어가면 세부적 약점도 드러날 것이고 고전도 하게 돼 있다. 하지만, 재능이 있다는 건 야구관계자들의 공통된 평가. 류중일 감독은 어떻게든 구자욱의 타격재능을 극대화하고 싶어한다. 역설적으로 구자욱의 타격재능을 시즌 중에 써먹으려면 수비가 뒷받침돼야 한다. 그렇다고 구자욱이 주전 지명타자로 나설 정도의 공격력을 갖고 있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또 슈퍼스타 이승엽이 엄연히 지명타자로 버티고 있다.
스프링캠프서 내, 외야 수비 연습을 많이 했다. 채태인이 시즌 초반 무릎 수술 후유증으로 정상적으로 출전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구자욱이 연습경기서도 줄곧 1루수로 출전했던 이유. 그러나 류 감독은 ‘중견수 구자욱’을 확실하게 실험하고 싶었다. 채태인이 복귀하면 결국 구자욱이 비집고 들어가야 할 포지션은 박해민이 버티는 중견수이기 때문이다.
구자욱은 3루가 주 포지션이다. 1루 수비는 그럭저럭 괜찮지만, 외야는 아직 어설프다. 류 감독도 “경험이 적도 시야가 좁아서 아직은 볼을 잡기만 하는 수준”이라고 했다. 그렇다고 해서 그냥 놔둘 순 없다. 어떻게든 중견수 경험을 쌓게 해주는 게 중요하다. 류 감독은 이날 박해민을 1루수로 넣고, 구자욱을 중견수로 넣었다. 중견수는 발도 빨라야 하고, 좌익수, 우익수에 비해 수비범위도 넓어야 한다.
그런데 막상 경기에 돌입하자 구자욱에게 LG 타자들의 타구가 별로 가지 않았다. 삼성 투수들이 대부분 내야 땅볼을 유도했고, 안타도 좌측과 우측으로 치우치는 케이스가 많았다. 6회 정의윤과 오지환의 타구를 처리했지만, 코스 자체가 손쉬웠다. 류 감독이 말하는 “그냥 볼을 잡기만 하는 수준”만 되면 처리 가능했던 타구.
류 감독은 “오늘 경기를 하는 걸 보고 자욱이를 시범경기에 중견수로 써볼 것인지를 결정해봐야 할 것 같다”라고 했다. 과연 류 감독은 어떤 판단을 내렸을까. 확실한 건 14차례의 시범경기가 ‘중견수 구자욱’을 테스트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점이다. 삼성은 이 경기를 끝으로 오키나와리그를 마쳤다.
[구자욱. 사진 = 일본 오키나와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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