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일본 오키나와 김진성 기자] “FA, 조금 신경 쓰인다.”
삼성 오른손 강타자 박석민은 지난해 생애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110경기서 타율 0.315, 27홈런 72타점. 3년 연속 3할에 성공했다. 데뷔 후 가장 많은 홈런을 기록했다. 결국 생애 첫 골든글러브까지 품에 안았다. 지난해 국내 최고 3루수는 누가 뭐래도 박석민이었다.
그에겐 올 시즌 두 가지 변화가 있다. 우선 올 시즌을 끝으로 FA가 된다. 또 하나는 선수단 주장이 됐다는 점. 보통 예비 FA는 주장을 맡지 않는 게 관례. 하지만, 주변에서 박석민을 많이 추천했다. 박석민 역시 남다른 책임감을 갖고 주장 완장을 달았다. 박석민을 지난 1일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 아카마볼파크에서 만났다.
▲몸 상태, 점점 좋아진다
박석민은 다른 선수들에 비해 타격 페이스가 그렇게 빠른 편은 아니다. 지난달 26일 넥센전서 오키나와리그 첫 실전을 치렀고, 이후 꾸준히 경기에 출전하면서 조금씩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구단 관계자와 류중일 감독에 따르면, 박석민에게 큰 문제가 있어서 뒤늦게 실전 투입이 이뤄진 건 아니다. 확실한 건 그를 수년간 괴롭혔던 각종 잔부상과 올해도 싸워야 한다는 점. 박석민은 “시즌 준비는 잘 되고 있다. 몸 상태는 점점 좋아지고 있다”라고 했다.
박석민은 지난해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뒤 화제가 됐다. 그가 꾸준히 어려운 이웃을 도운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 당시 이승엽이 “청나래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석민이도 같이 하고 있다”라고 했다. 박석민은 “평소 알고 있었던 치과의사를 통해 모임에 가입했다. 그렇게 큰 돈을 내놓는 것도 아니라서 알리기가 좀 그랬다”라고 털어놨다. 많은 돈은 아니지만, 노블레스 오블리제를 실천하는 좋은 사례다.
▲FA, 솔직히 신경 쓰인다
FA에 대한 솔직한 심정도 들었다. 박석민은 “예전에는 FA 그거 뭐 신경 쓸게 있겠나. 그저 하던대로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라고 털어놨다. 하지만, 막상 자신이 예비 FA가 되자 심리적으로 조금 달라진 부분이 있다고 했다. 그는 “솔직히 조금, 신경 쓰인다. 예전과 똑같이 준비하고, 똑같이 야구를 하는데 괜히 남다르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라고 털어놨다.
마인드컨트롤이 중요하다. 몸 관리도 많은 신경을 쏟는다. 거의 매 시즌 잔부상과 전쟁을 치렀던 박석민. 그는 “부상을 당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 프로 선수로서 몸 관리를 잘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박석민은 풀타임 1~2년차가 아니다. 프로로 먹고 살아가는 노하우를 갖고 있다. 올 시즌에도 꾸준히 출전할 경우 좋은 성적을 낼 가능성은 충분하다.
▲시즌 목표를 내세우지 않은 이유
프로 선수에게 동기부여는 매우 중요하다. LG 박용택은 최근 “지난 2~3년간 몇 타수 몇 안타까지 목표를 세우고, 거기에 맞게 시즌을 준비했다”라고 털어놔 화제를 모았다. 팀에 보탬이 되기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걸 찾았다. 반대로 박석민은 “지난해도 그랬고, 올해도 따로 시즌 목표를 세우진 않았다”라고 했다. 실제 박석민처럼 개인목표를 세우지 않고 시즌에 들어가는 선수도 꽤 많다.
그렇다고 해서 목표 의식이 없는 건 아니다. 단지, 확실한 목표를 세워놓고 시즌을 준비하면 그 자체에 집착해 부담을 갖게 되고, 타격에 악영향을 미치는 걸 경계하는 것. 야구가 멘탈 스포츠이기 때문에 일리가 있는 부분. 박석민도 “홈런, 타점 같은 기록에 신경을 쓰게 되면 시즌 중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는 데 독이 된다”라고 했다. 박석민은 뚜렷한 개인목표를 갖고 시즌을 치른 적도 있었다. “몇 년 전 100타점을 목표로 뛰었는데 잘 안 풀렸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내려놓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박석민은 “올 시즌은 특별한 시즌”이라고 했다. 자신이 FA가 되는 해이기도 하고, 주장으로서 사상 첫 팀의 통합 5연패 선봉에 서야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류중일 감독은 올 시즌에도 박석민을 5번 3루수로 활용할 계획. 박석민은 “아직 내가 최고의 3루수는 아니다. 좋은 선수들이 많다. 결국 나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박석민이 올 시즌에도 좋은 성적을 내고 FA 대박을 이뤄낸다면 국내 최고의 3루수 입지를 굳힐 수 있다.
[박석민. 사진 = 일본 오키나와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일본 오키나와 김진성 기자kkomag@mydaily.co.kr,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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