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일본 오키나와 김진성 기자] 삼성이 스프링캠프 일정을 사실상 마쳤다.
2일 LG에 승리한 삼성. 오키나와리그를 5승1무3패로 마쳤다. 3일 오전훈련을 끝으로 괌~오키나와로 이어진 스프링캠프 일정을 완전히 마친다. 4일 오후 김해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7~8일 두산과의 시범경기 개막 2연전을 준비하는 일정. 14차례의 시범경기를 치른 뒤 28~29일 SK와의 개막 2연전을 시작으로 2015시즌 대장정에 돌입한다. 삼성이 스프링캠프에서 얻은 희망과 고민은 무엇일까.
▲MVP 구자욱
류중일 감독에게 투타 1명씩 최고 수훈선수를 꼽아달라고 했다. 류 감독은 투수 쪽에선 쉽사리 1명을 꼽지 못했다. “다들 고만고만하다”라고 했다. 그러나 야수는 쉽게 지목했다. “구자욱이다. 1경기 정도를 빼면 매 경기 안타를 쳤다”라고 흐뭇해했다. 사실상 이번 스프링캠프 자체 MVP.
스프링캠프 연습경기는 참고자료일 뿐이다. 하지만, 구자욱은 분명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연습경기서 교체 없이 풀타임 출전했다. 타격에 확실히 소질이 있다는 게 야구관계자들의 공통된 평가. 정확성은 물론, 한 방 능력까지 겸비했다. 지난달 26일 넥센전서는 잡아당기고 밀어서 무려 5안타를 몰아쳤다. 27일에는 소프트뱅크를 상대로 2안타를 날렸다. 2일 LG전서는 1회말 선두타자 솔로포를 쳐냈다.
류 감독은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구자욱의 포지션이 애매하기 때문. LG전서 중견수로 실험했지만, 완전히 검증되지 않았다. 당장은 무릎 수술로 빠진 채태인의 1루 공백을 메울 가능성이 크다. 본래 포지션이 3루. 상대적으로 1루 적응은 쉬웠다. 오키나와 연습경기서도 거의 1루수로 출전해왔다. 하지만, 채태인이 돌아오면 장기적으로는 외야에서 승부를 봐야 한다는 게 류 감독 견해. 시범경기서도 테스트는 이어진다.
▲훈련량 UP, 페이스도 UP
스프링캠프 막판 궂은 날씨로 애를 먹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괌~오키나와로 이어진 스프링캠프 훈련량 자체는 작년보다 올해가 좀 더 많았다는 게 류 감독 분석. 마지막 주에 비가 자주 내렸지만, 전체적으로는 궂은 날씨로 인한 손해를 그리 많이 보지 않았다는 의미. 류 감독은 “예년에 비해 선수들의 페이스가 더 많이 올라왔다. 앞으로 잘 조절해야 한다”라고 했다. 주요 타자들의 타격감, 주요 투수들의 구위가 사실상 정규시즌을 곧바로 치러도 될 정도다.
삼성은 2011년과 2012년 초반 페이스가 좋지 않았지만, 중반 이후 반전했다. 2013년과 2014년엔 초반 페이스가 좋았지만, 시즌 막판 고전했다. 예년보다 빠른 페이스가 144경기 장기레이스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류 감독은 “두고 봐야 한다. 사이클이 있기 마련이다. 초반에 치고 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좋은 페이스를 최대한 지속적으로 끌고 가는 게 더 중요하다”라고 했다.
예년보다 부상자가 적은 것도 고무적이다. 좋은 페이스 유지를 위한 호재. 괌 일정 막판 윤성환이 경미한 부상으로 조기 귀국했지만, 오키나와 일정을 정상적으로 소화했다. 긴 재활을 마치고 재기를 노리는 권오준과 신용운의 페이스도 괜찮다. 다만, 무릎 수술을 받은 채태인은 시범경기 초반에도 사실상 1루수 출전이 불가능한 상황. 허리 통증에서 벗어난 진갑용도 훈련 페이스가 아직은 약간 느리다.
▲풀지 못한 배영수·권혁 공백 숙제
류 감독은 “야수 주전라인업은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와 타순도 비슷하게 갈 가능성이 크다. 다만 마운드는 변수가 있다. 그는 “배영수와 권혁의 공백을 메울 적임자를 찾지 못했다. 시범경기서 완전히 해결해야 한다”라고 했다. 외부에선 ‘엄살’로 보이지만, 실제 류 감독의 고민은 분명하다. 선발진 후미와 중간을 오가며 꾸준히 활약했던 베테랑 배영수의 대체자가 쉽게 보이지 않는다.
류 감독은 내심 정인욱이 그 역할을 해주길 바랐다. 그러나 “구속이 너무 올라오지 않는다”라고 아쉬워했다. 정인욱은 시범경기서 부진을 이어갈 경우 개막엔트리 등록도 불투명해질 수 있다. 정인욱이 5선발서 밀려난다면, 결국 차우찬이 5선발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그럴 경우 불펜에서 차우찬의 역할을 대신할 선수를 찾아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 불펜에서 필승조 역할을 하면서도 롱 릴리프, 원 포인트 모두 가능한 자원을 찾는 건 쉽지 않다.
류 감독은 외국인투수 알프레도 피가로, 타일러 클로이드에 대한 믿음은 확고했다. 피가로는 2일 LG전서 4이닝 2실점하며 시범경기 준비를 마쳤다. 최고구속 152km에 컷 패스트볼, 커브로 땅볼을 유도하는 능력이 인상적이었다. 류 감독은 “공 자체가 땅볼 유도가 많을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실전 1차례에 나섰던 클로이드에 대해서도 “마틴보다 구속은 빠르고 제구도 좋다”라고 했다.
삼성이 각종 변수 속에서 스프링캠프 일정을 마쳤다. 시범경기를 통해 5선발과 필승조 숙제를 완벽히 풀어야 한다. 구자욱의 쓰임새도 최종적으로 확정해야 한다. 올 시즌에도 여전히 객관적인 전력은 10개구단 중 가장 좋다.
[삼성 선수들. 사진 = 일본 오키나와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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