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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영화 '개를 훔치는 방법'의 시나리오를 두고 진실 공방이 본격화 됐다.
지난 3일 김성호 감독은 자신의 SNS에 '신연식 감독님께 보내는 77문 77답 퀴즈'를 공개했다.
김 감독은 "77개 질문을 신 감독님께 드립니다"라며 "아래 내용 중에 단 하나라도 신 감독님아이디어가 있으시면 말씀해 주세요. 정말 한 개라도 있으면 신 감독님 원하시는 대로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각본 크레딧에서 제 이름을 빼달라고 제작사에 의뢰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위의 내용 중 신 감독님 아이디어가 단 하나도 없으시다면 신 감독님이 보도자료에서 말하신 '저의 시나리오에서 달라진 부분이 거의 없다'라는 말은 거두어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질문지에 있는 모든 설정과 내용은 신연식 감독의 시나리오에도, 바바라 오코너의 원작 소설에도 없으며 지난 2011년 제작사와 각본가로서 각본계약 이후 4년 동안 고민하고 작업했던 자신의 아이디어라고 설명했다.
또 "신 감독님 말씀대로 작년 초, 촬영 전에 두 사람의 크레딧이 나란히 있음을 알려드렸음에도 불구하고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을 개봉한 지 62일, 종영을 앞두고 영화의 시나리오가 '거의 달라진 게 없는 본인만의 시나리오'라고 불현듯 체감되셨다면, 크레딧에서 제 이름을 빼라고 '감독 본인'인 저에게 공개적으로 요청하지 마시고 제작사에게 전화라도 해서 당당하게 요청하시기 바랍니다"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김 감독은 "신 감독님은 제작사 겸 배급사 대표라 자신의 크레딧을 맘대로 빼고 넣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계약상 일개 '을'이라 크레딧을 빼고 넣고는 제 권한조차 아니거든요.(아시잖아요, 그래서 표준계약서가 필요하다는 거.)"라고 밝히며 불편한 속마음을 드러냈다.
앞서 지난 2일 신연식 감독은 보도자료를 통해 김성호 감독의 이름을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의 공동 각본에서 빼달라고 요청했다.
신 감독은 "완성된 작품은 저의 시나리오에서 달라진 부분이 거의 없으며, 이는 김성호 감독이 촬영직전에 저에게 보낸 메일에 스스로 확인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감독이 작가로서 크레딧에 이름을 올렸고, 심지어 여러 인터뷰를 통해 원작에 없던 여러 설정들이 자신의 아이디어인 것처럼 이야기 했습니다. 이는 창작자로서 부끄러운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아직까지는 과정상의 실수라고 믿고 싶습니다. 극장 개봉 이후라도 작가 크레딧에서 감독의 이름을 빼줄 것을 감독 본인에게 요청합니다"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독립영화를 상영할 수 있는 극장은 한정되어 있고 지금도 개봉을 고대하는, 의미 있는 많은 독립영화들이 있습니다. 다양성에 가치를 두고 독립영화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독립-예술영화관에서 특정 영화가 50개 이상의 극장을 점유하는 것은 그 자체로 다양성의 가치를 훼손하는 일"이라며 상업영화인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을 독립영화관에서 재개봉하는 행위를 중단해 달라 요청했다.
[영화 '개훔방' 김성호 감독(위)과 그가 신연식 감독에게 보낸 질문지.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성호 감독 페이스북 캡처]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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