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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장영준 기자] KBS 2TV 예능프로그램 '투명인간'이 확 바뀌었다. 직장인들의 일터에 찾아가 그들의 읽어버린 웃음을 되찾아주고 특별한 하루를 선물한다는 기획의도는 변함이 없으나 그 방식에 변화를 줬다. 과연 '투명인간'은 이번 변화를 계기로 다시 한 번 우뚝 설 수 있을까.
6일 오후 경기도 화성군 장안면 석포리에 위치한 한 폐차장에서는 '투명인간'의 녹화가 진행되고 있었다. 6MC인 강호동 정태호 하하 김범수 강남 육성재는 각각 두 명씩 팀을 이뤄 세 곳의 작업 현장에 투입돼 일을 하고 있었다. 작업복을 입고 구슬땀을 흘리며 일에 열중하는 모습이 예능프로그램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다소 생소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지난 1월 7일 첫 방송을 시작한 '투명인간'은 강호동을 필두로 하하 김범수 정태호 강남 육성재가 적절한 조화를 이루며 색다른 웃음을 만들어내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그간 하지원 이유리 씨스타 효린 소유 진세연 최여진 최희 카라 구하라 등 쟁쟁한 미녀 게스트들이 '투명인간'을 다녀갔지만, 시청률은 생각만큼 나오지 않았다. 이런 고민은 제작진 뿐 아니라 현장에서 만난 출연진 역시 깊어 보였다.
강남은 "이런 일은 처음인데, 그래도 이게 시청률이 더 나올 것 같다"며 "(새 콘셉트 방송 이후에) 시청률이 6% 정도 나왔으면 좋겠다. 그러면 국장님이 폐지를 안 시킬 것 같다"며 재치 있는 답변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나 그 농담 뒤에는 '투명인간'이 저조한 시청률로 폐지가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고스란히 반영돼 있었다.
'투명인간'은 이전처럼 출연진들이 회사를 찾아가 웃음을 선사하는데 집중하기 보다는 직접 현장 속에 함께 뛰어들어 그들과 호흡하고, 그들이 느끼는 감정을 느끼는 새로운 콘셉트로 단장을 마쳤다. 이미 지난 주 가마솥을 제작하는 업체를 찾아가 촬영을 마쳤고, 오늘(6일) 폐차장에서 한창 작업이 진행 중이다. 그리고 다음 주에는 5성급 호텔을 찾아갈 예정이다.
권경일 CP는 "사실 이번에 새로 도입된 콘셉트는 한 달도 훨씬 전에 회의를 한 내용이었다. 처음에 다녔던 회사들이 대부분 사무직 회사들이었는데, 기획 단계에서부터 그들만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었다"며 "가마솥 업체를 처음으로 찾아간 이유도 앞으로 방문할 업체 근로자들에게 회식을 시켜주기 위함이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투명인간' 멤버들은 바뀐 포맷에 조금씩 적응해 나가는 모습이다. 이미 제작진으로부터 이런 포맷이 도입될 것이라는 설명을 들은 터였다. 권 CP는 "지난 주 녹화를 마치고 모두들 재밌었다고 하더라"라며 "이번 주에도 보시다시피 굉장히 재밌게 촬영 중이다. 우리도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촬영 현장에서는 '파이팅' 넘치는 강호동의 목소리가 곳곳에 울려퍼지기도 했다.
이날 공개된 촬영 현장에서 멤버들은 사고가 난 차량을 해체하고, 부품을 뜯어내는 등 고강도 노동에 한창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그래서 얼핏 '체험 삶의 현장'을 녹화 중이라는 생각마저 들게 했다. 명색이 예능프로그램인 '투명인간'이 이렇게 작업에만 열중한다면 웃음 포인트는 언제,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낼까. 권 CP는 "사실 우리는 웃음에 대한 강박은 없다"고 말문을 열었다.
권 CP는 "육체노동을 하는 곳에서는 이전처럼 게임 등을 하게 되면 안전에 문제가 생긴다. 그래서 이분들과 공감을 하기 위해서는 함께 일하는 데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며 "게임을 하고 웃기기보다는 공감 어린 이야기를 나누고, 또 같이 일하면서 어떤 경험을 하는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 느껴야 진정한 토크가 가능하진다고 봤다. 재미보다는 하나의 직종이 보여주는 구성에 초점을 맞췄다"고 전했다.
직장인들이 직접 발로 뛰고 있는 현장 속에서 체험에 나설 '투명인간'은 보다 더 가깝게 그들과 호흡해 그들 삶 속에 자리한 고충, 애환 등에 귀를 기울인다. 이렇게 얻어낸 공감으로 소통을 이어가면서 그 안에서 가슴 따뜻한 웃음을 만들어낸다는 것이 바로 제작진과 6명의 멤버들의 새로운 목표다. 저조한 시청률로 폐지설까지 제기됐던 '투명인간'이 고생한만큼 값진 결과를 끌어낼 수 있을지, 그리고 강호동에게 닥친 위기 역시 상쇄시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KBS 2TV '투명인간' 촬영 현장. 사진 = KBS 제공]
장영준 digou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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