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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은지 기자] 가수일까, 연기자일까, 아니면 방송인일까. 인간은 누구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한다. 걸그룹 티티마로 데뷔해 방송인으로 살아가다가, 연기자의 길을 택한 소이도 마찬가지다.
소이는 신연식 감독의 영화 '조류인간'에서 정체성을 찾아가는 소연 역을 맡았다. 한 소설가가 15년 전 사라진 아내를 찾아가는 여정에 동행하는 묘령의 여인 소연은 배우가 되고 싶은 소이처럼 자신의 정체성인 새가 되기 위해 기나긴 여정을 떠나는 캐릭터다.
"신연식 감독님이 정체성에 관한 이야기라고 말해주셨어요. 인간이 새가 되는 이야기라는 것에 흥미를 느꼈고, 시나리오를 받은 뒤 공감을 했죠. 시나리오가 정말 좋았어요. 단순히 인간이 새가 된다는 것이 아니라 정체성에 관한 이야기라는, 그 의미에 집중 했어요. 낯설지 않았어요. 우리 모두에게 이상향이 있고, 지금 내 모습으로 될 수 없는 이상향에 관한 이야기라고 생각하니까 어렵지 않더라고요."
신연식 감독은 소이를 보자마자 배우가 될 재목이라고 판단했다. 소이가 티티마로 활동하던 시절 소이를 보고, "무대에서 노래할 친구가 아닌데"라고 생각했다. 소이는 신 감독이 연출한 '배우는 배우다'에 카메오로 출연했고, '조류인간'에 주연으로 캐스팅 됐다. 소연은 곧 소이였다. 신 감독이 소연의 캐릭터를 구체화 시킬때 소이의 실제 모습을 많이 반영했다. 그만큼 소연과 소이는 닮았다.
티티마로 활동하면서 소이는 피로감을 느꼈다. 귀엽고 발랄한 춤과 노래로 인기를 얻었지만, 과연 이것이 진정으로 내가 원하던 일인가라는 회의가 몰려왔다. 정체성을 찾고 싶었고,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때의 나이가 스물다섯이었다. 외교관의 자녀로 남부러울 것 없는 생활을 했지만, 숨겨진 외로움과 공허함을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이상향을 찾기 위해 고민을 거듭했다. 그 결과 '표현하는 사람', 즉 연기자라는 정체성을 찾았다. 유학시절 마주한 연기가 소이의 인생을 바꿨다. 연기를 통해 공허함을 달랬다.
막상 배우의 길에 들어섰지만, 하나부터 열까지 쉬운게 없었다. 더 큰 노력이 필요했고, 더 큰 경험을 쌓아야 했다.
"소연은 자신을 부정하지 않지만 정체성을 알고 그 방향을 향해 걸어가요. 저도 티티마 시절을 부정하지 않아요. 그렇지만 계속해서 연기자로 도전하고 노력할 거예요. 한걸음씩 걸어가다 보면 좀 더 나아지겠죠. 정체성을 찾느라 꽤 많은 시간을 보냈잖아요. 그 꿈을 이루는 건 힘든 일이더라고요. 하지만 포기하진 않을 거예요. 저같은 생각을 품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포기 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소이는 조금씩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다. 연기자로 카메라 앞에 섰을 때 카타르시스를 느꼈고,행복했다고 말했다. 조금씩 나아가는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무던히 노력하고 있다. '조류인간'은 소이에게 당당함을 준 작품이었다.
"스스로를 용납하지 못하고 자신이 없었는데, 이제는 누군가를 만나도 '배우 소이 입니다'라고 말 할 수 있어요."
[배우 소이.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이은지 기자 ghdpss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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