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권택 감독, "BIFF에 구정물? 나라·부산·영화인의 수치"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임권택 감독이 부산국제영화제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훼손하는 일련의 사건들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10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부산국제영화제 미래비전과 쇄신안 마련을 위한 공청회가 열렸다. 지난달 부산에 이어 서울에서 진행되는 두 번째 공청회로 인디스토리 곽용수 대표, 명필름 심재명 대표, 임권택 감독, 동국대 민병록 교수, 박찬욱 감독, 부산국제영화제 이용관 집행위원장이 참석했다.

이날 임권택 감독은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논란이 된 '다이빙벨' 상영 중지 움직임, 부산시의 이용관 집행위원장 사퇴 종용 등과 관련해 주최 측(부산시)가 간섭하는 영화제에 누가 오겠냐고 지적했다.

임 감독은 "이런 사태로 개운치 않은 결과를 내면 부산영화제, 영화 관계자가 망한다"며 "또 부산시 자체에서도 영화제를 죽이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이빙벨' 상영 문제는 정치적 이념 문제가 아니며, 일련의 사태들로 부산국제영화제가 구정물을 쓰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임 감독은 "구정물을 쓰고 있는 영화제로 전락을 해 잘못되는 일이 생긴다면 정말 나라, 부산, 영화인들의 수치"라며 "이런 사태까지 밀려 나온 것이 너무나 개탄스러워서 하는 소리"라고 씁쓸해했다.

한편 부산시가 이용관 집행위원장의 사퇴를 종용해 논란이 불거졌다. 영화인들은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다이빙벨'이 상영된 이후 부산국제영화제가 압박받고 있다며 반발했고, 국내 영화인들 뿐 아니라 해외영화제에서도 부산국제영화제 독립성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뿐만 아니라 부산시의 지도점검 결과가 공개, 부산국제영화제가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됐다는 내용을 담고 있어 문제가 됐다. 이에 부산국제영화제 측은 "국제영화제를 준비하고 운영하는 업무의 고유성이나 특성에 대한 전제가 전혀 없고, 이를 수행하는 조직의 개별성이나 불가피한 현실적인 여건도 전혀 감안하지 않은 지극히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해명했다.

이후 지난달 11일 이용관 집행위원장이 기자회견을 자청했으며, 부산시의 지도점검 결과와 부산국제영화제가 제출한 소명자료에 대해 검증을 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임권택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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