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전 강산 기자] 대박 조짐이 보인다. SK 외국인 투수 트래비스 밴와트와 메릴 켈리, 외국인 타자 앤드류 브라운 모두 시범경기부터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SK의 지난 시즌 외국인 농사는 한마디로 실패였다. 조조 레이예스는 지난해 13경기에만 등판해 2승 7패 평균자책점 6.55의 처참한 성적만 남기고 퇴출됐다. 퇴출 직전에는 삼성 라이온즈 박석민에 헤드샷을 던져 비난의 중심에 섰다. 울프는 23경기에서 2승 2패 4세이브 평균자책점 4.85의 성적을 남기고 개인 사정으로 중도 이탈했다. 큰 기대를 모았던 루크 스캇도 잔부상에 시달리며 33경기 타율 2할 6푼 7리 6홈런 17타점이라는 성적만 남기고 시즌 도중 방을 뺐다. 셋 다 애물단지나 다름없었다.
그래서 올해 외국인 선수 농사에 무척 심혈을 기울인 SK다. 레이예스의 대체자로 합류해 11경기 9승 1패 평균자책점 3.11을 기록, '승리 요정'으로 거듭난 밴와트와 재계약에 성공했고, 켈리와 브라운을 뽑데려왔다. 특히 브라운은 해를 넘겨 지난 1월 15일에야 계약에 이르렀다. 그만큼 고심을 거듭한 끝에 뽑은 외국인 타자라 기대가 더 컸다.
켈리는 마이너리그 통산 125경기(76선발)에서 39승 26패 평균자책점 3.40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탬파베이 레이스 산하 트리플A 더햄 불스에서 28경기(15선발) 9승 4패 평균자책점 2.76의 빼어난 성적을 올렸다. 메이저리그 경력은 없지만 150km대 빠른 공과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싱커 등 다양한 변화구를 앞세운 경기운영 능력에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단 한 번도 실전 등판을 하지 않아 궁금증을 유발했다. 전날(10일) 예정됐던 선발 등판도 한파로 취소됐다. 김용희 SK 감독은 "연습 때 보여준 내용이나 태도를 보면 잘할 것으로 기대한다. 그간 켈리가 지켜온 루틴이 있는데, 억지로 우리 스타일에 맞출 수는 없다. 본인 루틴에 맞춰 가라고 했다. 켈리는 전투력이 강한 투수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계속 연습하더라"고 평가했다.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켈리는 11일 한화전서 2이닝 퍼펙트 피칭으로 기대감을 높였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7km까지 나왔고, 커터와 체인지업, 투심패스트볼, 커브도 적절히 섞어 던졌다. 몸쪽 코스 공략이 돋보였다. 눈까지 내리는 추운 날씨 속에서도 비교적 잘 던졌다. 켈리는 "첫 등판인데 전체적으로 괜찮았다. 특히 커터가 기대 이상이었다"고 자평했다. 김 감독은 "켈리가 잘해줬다. 최고 구속 147km까지 나온 게 상당히 흡족하다"고 칭찬했다.
2년째 SK맨이 된 밴와트도 시범경기 첫 등판인 11일 3이닝 1피안타 2볼넷 무실점 호투했다. 최고 구속 146km 직구와 슬라이더, 투심패스트볼, 체인지업, 커브를 적절히 섞어 던졌다. '승리 요정'은 건재했다. 10일 "작년에 잘했고, 지금 구위도 좋다"고 칭찬했던 김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기 충분한 호투였다. 그뿐만 아니라 한국 생활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려주며 켈리와 브라운의 적응을 돕고 있다.
브라운은 시범경기에서 가장 뜨거운 타자 중 한 명. 방망이가 얼마나 뜨거운지 소방차라도 불러와야 할 듯. 3경기에서 9타수 6안타, 2홈런 3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특히 팀의 2승에 크게 공헌했는데, 7일 롯데전서는 3타수 3안타를 몰아쳤고, 1-1로 맞선 9회초 희생플라이로 승리를 이끌었다. 전날(11일)은 2회초 첫 타석에서 비거리 128m짜리 대형 솔로 홈런으로 8-4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브라운은 경기 후 엄지를 치켜세우며 만족해했다. 김 감독은 "체구는 작지만 스윙 스피드가 매우 빠르다"고 칭찬했다.
SK는 지난해 4위 LG 트윈스에 단 한 경기 차 뒤진 5위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외국인 선수 농사가 풍작이었다면 충분히 4강 이상을 바라볼 수 있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그래서 올해 외국인 트리오의 활약이 무척 중요하다. 밴와트와 켈리가 선발진의 중심을 잡아 주고, 브라운이 4번타자로 꾸준한 활약을 해준다면 누구에도 뒤지지 않는 전력을 갖출 수 있다. 켈리와 밴와트, 브라운이 SK 왕조 재건에 얼마나 큰 보탬이 될지 한 번 지켜볼 일이다.
[메릴 켈리, 트래비스 밴와트, 앤드류 브라운(왼쪽부터).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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