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잠실학생체 김진성 기자] 애런 헤인즈의 결장.
SK와 전자랜드의 6강 플레이오프를 관통하는 키워드가 됐다. 그가 단 1초도 뛰지 않은 11일 2차전. 결국 승부에 엄청난 영향력을 미쳤다. 전자랜드는 웃었고, SK는 울었다. SK는 코트니 심스 옵션의 2% 부족함을 그대로 실전에 노출했다. 1차전부터 강인한 응집력과 전투력을 갖고 6강 플레이오프에 임한 전자랜드는 이를 놓치지 않았다.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 헤인즈가 빠졌다고 해서 절대 전자랜드가 유리하지 않다는 점이다. 코트니 심스를 능력을 갖춘 빅맨이다. 애런 헤인즈보다 실전에 미치는 파급력은 약하지만, 기본적으로 SK 높이 우세를 공고히 유지시켜주는 카드다. 인사이드 높이가 아킬레스건인 전자랜드로선 심스가 40분 내내 출전해도 여전히 SK를 상대하기가 버겁다.
그러나 승부 결과는 2경기 연속 전력대로 도출되지 않았다. 전자랜드는 1차전과 똑 같은 전투력을 갖고 있었다. 경기 전 유도훈 감독은 “정신력은 비 시즌부터 강조했다”라고 했다. 헤인즈가 빠졌다고 해서, 정신적으로 느슨해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 맞아떨어졌다. 전자랜드는 확실히 심스가 지킨 SK 높이를 힘겨워하긴 했다. 하지만, 1차전과 같은 활동량과 전투력은 살아있었다. 유 감독은 수비력과 힘을 갖춘 주태수를 심스 전문수비수로 붙였다. 그리고 심스가 골밑에서 공을 잡으면 전자랜드 국내선수들이 2중, 3중으로 달라붙었다.
SK는 이때 국내선수들과 심스의 연계플레이가 옳게 이뤄지지 않았다. 문경은 감독은 주희정을 투입했지만, 심스를 활용한 효율적인 공격과 파생되는 외곽 플레이가 매끄럽지 않았다. 지난 3년간 풀지 못했던 숙제. 김민수가 활약했지만, 심스에게서 파생되는 플레이는 많지 않았다. 대신 전자랜드는 리카르도 포웰이 심스를 외곽으로 끌고 나와서 스피드를 활용한 공격을 연이어 성공했다. 또 국내선수들을 상대로도 효율적인 공격을 했다. 1차전보다 3점슛 위력이 덜하긴 했지만, 여전히 외곽에서의 활발한 스크린과 좋은 패스 플레이가 여러 차례 나왔다.
2쿼터 막판 테런스 레더가 투입되자, 승부 흐름이 전자랜드로 넘어간 것도 주목할 부분. 문 감독은 “레더가 나오는 게 목표”라고 했다. 포웰 특유의 테크닉이 부담스럽다는 의미. 그런데 레더는 심스를 상대로 1대1 공격을 많이 성공했다. 반대로 심스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 심지어 2쿼터 막판 체력이 서서히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1~2시즌간 오래 뛴 경기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게임체력이 부족한 것. 그 사이 전자랜드는 제공권을 장악했다.
전자랜드는 3쿼터 초반 디나이 수비를 강화했다. 골밑에서 심스가 공을 잡기 전에 적극적으로 패스 루트를 차단했다. 몇 차례 재미를 봤다. 강력한 몸싸움으로 기 싸움에서 밀리지 않았다. 하지만, 3쿼터 후반 SK가 심스를 빼고 국내선수들만으로 포웰에게 강력한 더블팀을 붙이자 전자랜드는 크게 흔들렸다. 외곽 공격마저 통하지 않았기 때문. SK는 일시적으로 국내선수들만으로 응집력을 끌어올렸다.
그러나 전자랜드는 흔들리지 않았다. SK는 4쿼터 6분여를 남기고 일찌감치 팀 파울에 걸렸다. 활동량이 다시 줄어들었다. 자유투를 의식한 것. 그 사이 전자랜드는 정효근의 3점포로 1점차 맹추격에 성공했다. SK는 경기종료 직전 3점 앞섰으나 이후 자유투를 연거푸 놓쳤고, 결국 경기 막판 포웰의 연이은 클러치샷으로 승부를 극적으로 갈랐다. 헤인즈의 결장은 결국 전자랜드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포웰. 사진 = 잠실학생체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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