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역스윕은 가능할까.
홈에서 전자랜드에 내리 2경기를 내준 SK. 1경기만 더 내주면 4강 플레이오프 진출은 물 건너간다. SK는 잔여 3경기를 모두 이겨야 한다. 역대 5전3선승제 6강 플레이오프서 단 한번도 없었던 리버스 스윕에 도전해야 한다. 절박하다.
주변 상황이 녹록하지 않다. 일단 전자랜드의 철저한 준비와 전투력이 SK와의 객관적 전력 차이를 거의 무력화할 정도로 엄청나다. 또한, 부상으로 2차전서 결장한 애런 헤인즈의 3차전 출전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2차전 당일인 11일까지도 아킬레스건 통증을 호소했다. 또 SK로선 3~4차전 장소가 적지 인천이라는 것도 찝찝하다. 마지막으로 벼랑 끝에 몰린 것에 대한 심리적 압박감과도 싸워야 한다.
▲심스에 대한 고민
SK는 헤인즈 없이 리버스 스윕을 해낼 각오를 해야 한다. 헤인즈가 혹시 3차전에 출전하더라도 정상 컨디션일 가능성은 제로. 결국 앞으로도 코트니 심스의 기용 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심스는 2012-2013시즌 KCC에 입단한 뒤 메인 외국인선수로 2~30분 가량을 뛰었다. 그러나 SK 이적 이후 경기당 많은 시간을 소화하지는 않았다. 정통센터 심스는 SK 특유의 1-4 시스템에 마침맞은 카드가 아니다. 심스가 투입되면 1-4를 포기해야 한다. 전체적인 스피드가 느려지기 때문. 그동안 SK는 김선형-주희정 투 가드 시스템에 심스를 조화시키는 옵션을 연마해왔다. 하지만, 발 빠른 헤인즈가 중심을 잡는 1-4 시스템보다 위력은 떨어졌다. 문 감독은 정규시즌서 할 수 없이 승부처에서 헤인즈를 집중적으로 기용했다. 순위싸움서 눈 앞의 1승이 중요했기 때문. 자연스럽게 심스의 게임체력도 저하됐고, 심스 옵션 완성도를 끌어올리지 못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문경은 감독은 2차전 직전 “심스를 투입할 때 걱정되는 건 두 가지다. 하나는 체력이고, 또 하나는 국내선수들과 많이 맞춰보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래도 1~2차전서 심스를 투입했을 때 SK 경기력은 나쁘지 않았다. 심스와 국내선수들의 연계플레이는 여전히 2% 부족했지만, 정규시즌보다는 위력이 좋아졌다. 정규시즌서 공들인 노력이 효과를 본 것.
하지만, 전자랜드는 대응책이 있었다. 일단 리카르도 포웰이 발이 느린 심스를 외곽으로 끌어내 기동력으로 요리했다. 또한, 심스에게 공이 투입되기 전 적극적인 디나이 수비를 펼쳤다. 공을 잡으면 2중, 3중 수비를 펼쳤다. 파울도 적절히 사용했다. 그러자 심스의 체력이 2쿼터 중반 이후 뚝 떨어졌다. 그 사이 전자랜드가 제공권을 장악하면서 경기흐름이 요동쳤다. 심스는 4쿼터에 재투입됐지만, 존재감은 크지 않았다.
SK로선 이 부분이 곤혹스럽다. 단기전은 매 순간 엄청난 힘 대결이 펼쳐진다. 정규시즌보다 체력이 2배 이상으로 소모된다. 심스의 체력문제는 SK가 당장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이런 고민을 안고 역스윕에 도전해야 하는 현실 자체가 SK의 불안요소.
▲토종라인업의 위력
SK는 3쿼터에 주도권을 되찾았다. 체력이 떨어진 심스를 빼고 국내선수들만으로 경기를 치렀다. 박승리와 김민수가 포웰을 더블팀으로 강력하게 압박했다. 그러자 포웰이 순간적으로 당황했고, 전자랜드의 볼 흐름이 둔화됐다. 또한, SK 국내 포워드들이 강력한 몸싸움으로 리바운드에 참가, 제공권 우위도 되찾았다. 심스를 빼자 오히려 경기력이 살아난 것.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조차 “심스가 있을 때보다 없을 때 오히려 더 부담스러웠다”라고 했다.
그런데 SK는 토종라인업에 대한 확신을 갖지는 못한 상태. 4쿼터 초반 일찌감치 팀 반칙에 걸리면서 국내선수들의 터프한 움직임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 조성됐기 때문. 결국 SK는 심스를 다시 투입했고, 흐름은 팽팽해졌다. 문 감독은 “심스가 40분을 뛸 순 없다. 3차전서도 국내선수들만으로 운영하는 상황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토종 라인업을 오래 활용할 수 있다면 SK로선 호재다. 심스의 체력을 안배하는 보이지 않는 효과도 있기 때문. 그러나 3차전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인지는 미지수. 포웰 봉쇄를 국내선수들의 더블팀만으로 오랫동안 버틸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 실제 포웰은 “상대의 더블팀이 전혀 힘들지 않았다. 돌파 후 공을 빼줬는데, 국내선수들의 슛이 운 없게 들어가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결국 헤인즈의 정상적인 복귀가 리버스 스윕 확률을 높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다친 헤인즈에게 많은 걸 기대할 수 없다. 일종의 플랜B, 플랜C인 심스 옵션과 토종 라인업 모두 장, 단점이 있다. SK로선 단 하루동안 플랜B와 플랜C의 위력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기적의 역스윕 가능성도 끌어올릴 수 있다.
[SK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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