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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뮤지컬 '원스', 역시 음악의 힘은 경이롭다.
동명의 영화를 무대로 옮긴 뮤지컬 '원스'는 청소기 수리공으로 일하면서 자신의 꿈은 거의 포기한 더블린 길거리의 싱어 송 라이터와 자신과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꽃을 파는 체코 이민자가 음악으로 소통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지난 2006년 영화 개봉 당시 최고의 음악 영화라는 평을 받아 아카데미상 주제가상, 로스앤젤레스 영화 비평가 상에서 음악상을 수상했다.
당시 국내 인기도 상당했다. 상영관이 20개도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내 독립영화 사상 최초로 누적 관객수 20만명을 돌파하며 놀라운 흥행 성적을 거뒀다. 서정적인 음악이 관객들의 감성을 자극했고 그 음악이 과하지 않은 이야기와 만나 알맞은 호흡을 만들어내면서 신드롬을 불러 일으켰다. 특히 음악 그 자체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져 'Falling Slowly'는 여전히 사랑 받는 '원스'의 대표곡이다.
때문에 '원스'의 뮤지컬 제작 소식은 관객들을 설레게 하기 충분했다. 뮤지컬 무대에서 날 것 그대로의 음악을 만날 수 있기에 '원스'의 장점이 극대화될 것이라는 기대였다. 역시나 2012년 3월 브로드웨이에 진출한 뮤지컬 '원스'는 각종 상을 휩쓸었고, 영국 웨스트엔드 공연에서도 성공을 거뒀다. 이후 한국 공연은 지난해 미국, 영국 공연과 동시에 진행됐다.
오리지널 공연과 똑같은 형태로 진행되는 만큼 한국 '원스' 팀의 준비는 남달랐다. 5개월간의 오디션 과정을 거쳤고, 윤도현 이창희 전미도 박지연이 각각 Guy, Girl 역으로 발탁돼 기대감을 안겼다. 주인공들 외에도 앙상블 배우들 역시 연기는 물론 음악적 역량을 인정 받은 이들로 꾸려져 '드림팀'을 완성했다.
탄탄한 원작에 감성 짙은 음악적 매력, 믿고 보는 배우들이 뭉친 뮤지컬 '원스'는 전체적으로 흠잡을데 없는 구성을 자랑한다. 음악으로 승부를 보는 작품인 만큼 시작부터 끝까지 관객들의 귀가 즐겁다. 본격적으로 공연이 시작되기 전부터 배우들이 무대에 올라 자유롭게 연주하며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워밍업의 장을 만들어 보고 듣는 재미를 배가시킨다.
이후 진행되는 이야기 역시 잔잔하게, 그러나 깊게 배우들의 감정선을 따라가게 한다. '음악' 그 자체에 집중하기 때문에 이야기를 이해하는데 부담이 없다. 몰아치지 않고 서서히 스며드는 가랑비처럼 오직 음악으로 소박한 일상을 그린다.
그 과정에서 사랑하고 이해하며 치유한다. 기타,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만돌린, 아코디언, 베이스기타, 드럼이 어우러져 풍성한 음악을 선사하며 배우들의 가창력과 연주 실력은 칭찬이 아깝지 않다. 대표곡 '폴링 슬로울리'(Falling Slowly), '더 힐'(The Hill)을 비롯 한국어로 번안된 넘버는 익숙한 멜로디와 함께 감성을 적시는 가사로 재탄생됐다.
주인공들이 음악으로 소통하고 이어지는 가운데 음악의 힘은 관객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진다. 낯설지 않은 음악은 관객들을 편안하게 만든다.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잔잔함은 독특한 무대 구성과 배우들의 일사불란한 움직임, 표현 방식으로 커버된다. 음악을 온몸으로 표현하는 듯한 무용 역시 '원스'의 감성을 더욱 짙게 만든다.
음악만 기대하고 갔다가 배우들의 움직임과 무대 연출에 무릎을 탁 치게 된다. 무대 양 옆, 뒷편을 가득 채운 거울이 이들이 라이브로 연주하는 모습을 귀와 함께 눈으로 즐기게 한다. 등퇴장은 물론 소품을 옮기거나 춤을 추는 배우들의 움직임 역시 독특해 더 순수하고 독창적인 작품이 된다.
뮤지컬 '원스'는 음악이 전하는 감성과 에너지는 장르에 관계 없이 강하다는 것을 증명한다. 역시 음악의 힘은 어디서나 통할지니.
3월 29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1544-1555
[뮤지컬 '원스' 공연 이미지. 사진 = 신시컴퍼니 제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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