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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완벽한 호흡이었다.
12일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킬미, 힐미'(극본 진수완 연출 김진만 김대진)가 성공한 첫 번째 이유는 당연히 배우 지성과 황정음의 열연 때문이다. 캐스팅 난항 끝에 어렵사리 출연한 두 사람이라 이들의 열연은 유난히 눈부셨다.
'킬미, 힐미'는 방영 전에 몇몇 배우의 이름이 캐스팅 물망으로 공개됐다. 하지만 이들의 출연이 기대와 달리 불발됐고, 캐스팅은 늦어졌다. 특정 배우의 소속사와 '킬미, 힐미' 제작사간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나 논란으로 비화되기까지 했다.
난항이었다.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 진수완 작가의 복귀작이라 기대감이 컸는데, 캐스팅 난항은 기대감을 죽이고 우려감만 키웠다.
지성, 황정음으로 최종 낙점된 게 첫 방송을 약 한 달 앞둔 지난해 12월이었다. 준비 시간은 턱없이 부족해 보였다. 특히 지성이 연기한 남자주인공 차도현은 무려 일곱 개의 인격을 가진 인물이었다. 한 달은 하나의 캐릭터를 분석하는 데도 벅찬 시간이었다.
하지만 지성, 황정음은 해냈다. 보란 듯이 연기력을 쏟아냈다. 지성은 첫 회부터 180도 상반된 인격 차도현과 신세기를 빈틈없이 연기했다. 이후 등장한 페리박, 안요섭, 안요나에 나나, 미스터X까지 총 일곱 개의 인격은 지성의 섬세한 표현력 덕분에 살아 움직였다.
황정음은 시청자들을 웃기고 울렸다. 오빠 오리온과 티격태격할 때 생동감 넘치는 표정으로 웃음을 주다가도 어린 시절의 상처와 마주했을 때에는 커다란 눈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쏟아 시청자도 함께 울었다.
둘의 완벽 호흡은 검증된 커플이란 점이 그 비결로 꼽힌다. 지성, 황정음은 이미 2013년 KBS 2TV 드라마 '비밀'에서 남녀주인공으로 호흡 맞춘 바 있다. 당시에도 격정적인 멜로 호흡을 맞추며 열연해 KBS연기대상 최우수상과 베스트커플상까지 거머쥐었던 두 배우다. 짧은 준비 시간에도 '킬미, 힐미'를 이끌 수 있던 건 지난 작품의 기억이 바탕이 됐던 셈이다.
결과적으로 전화위복한 '킬미, 힐미'다. 네티즌들 사이에선 "지성, 황정음이 출연해서 정말 다행이다"는 의견이 많이 나온다. "다른 배우였다면 못 해냈을 것"이라고 치켜세우는 의견과 이에 공감하는 이들 역시 적지 않다.
[사진 = MBC 방송 화면 캡처-마이데일리 사진DB]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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