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올해 역시 연인들을 설레게 할, 썸타는 남녀를 위한 화이트데이가 돌아온다.
화이트데이 맞춤 데이트무비라고 하면, 보통 달달한 영화들을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아쉽게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볼 만한 로맨틱 코미디나 멜로 영화가 없다. 하지만 꼭 달달하지 않아도 연인들의 구미를 당길만한, 애정도를 높일 만한 영화들이 상영중이니 걱정하지 말 것.
▲ 연인이 더 소중해지는 '살인의뢰'
'살인의뢰'는 연쇄 살인마(박성웅)에게 여동생을 잃은 형사(김상경)와 아내를 잃은 남자(김성균)의 극한 분노 그리고 그들의 엇갈린 두 가지 선택을 그려낸 영화다.
범죄스릴러 장르지만 내 옆에 있는 사람이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다는 게 의외의 매력이다. 여기에 차갑고 잔인한 연쇄살인마로 등장하는 박성웅과 애인을 비교하며 '다행'이라며 안심할 수 있으니 이것 또한 이득.
반면 극 중 김성균이 애절한 순정남의 모습들을 선보이는데, 옆에서 여자친구가 듣고 싶은 답을 정해놓은 채 "너도 저럴 수 있어?"라며 물어보는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으니 주의하는 게 좋다.
▲ 아직도 못 본건 아니지?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는 루저로 낙인 찍혔던 청년(태론 에거튼)이 전설적 베테랑 요원(콜린 퍼스)에게 전격 스카우트 된 후, 상상초월 훈련에 참여하게 되면서 최고의 악당 발렌타인(사무엘 L. 잭슨)에게 맞서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스파이 액션 영화다.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러닝타임 내내 시간가는 줄 모른 채 볼 수 있다는 것. 액션도 유머도 수준급이다. 간혹 잔인한 장면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눈을 가릴 정도는 아니다. 피와 살이 난무하는 영화를 즐기는 사람에겐 애교 수준.
하나의 팁을 주자면, 남자의 경우 영국 젠틀맨 매력을 발산하는 콜린 퍼스, 외모에 귀여운 매력까지 겸비한 태론 에거튼과 비교당할 각오를 한 채 영화관을 찾는 게 좋다.
▲ 학구파 연인들을 위한 '채피'
'채피'는 스스로 생각하고 느낄 수 있는 감성 탑재 로봇 채피와 로봇의 진화를 통제하기 위해 채피를 파괴하려는 인간의 피할 수 없는 대결을 그린 SF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다.
채피는 인간처럼 느끼고 생각하며 스스로 진화하는 로봇인데, 성장과정이 인간과 흡사하다. 어린아이처럼 태어나 사람들에게 언어를 배우고 환경에 따라 변화해 간다. 이에 관객들 사이에서 인공지능의 실존 가능 여부부터 로봇 윤리에 대한 이야기까지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학구적인 커플이라면 휴머니즘에 재미, 생각할 거리까지 더한 '채피'가 데이트무비로 딱이다.
▲ 당신이 생각하던 19금 '순수의 시대'
'순수의 시대'는 개국 7년. 왕좌의 주인을 둘러싼 '왕자의 난'으로 역사에 기록된 1398년, 야망의 시대 한가운데 역사가 감추고자 했던 핏빛 기록을 그려낸 영화다. 줄거리는 거창하지만 사실 액션의 탈을 뒤집어 쓴 19금 멜로 영화라 생각해야 실망감이 덜하다.
이 영화를 피해야 하는 사람은 막 커플이 되거나 썸을 타는 남녀. 적나라한 19금 수위 때문에 민망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정사신이 한두 번만 나오는 것도 아니니 민망한 상황이 되풀이되는 경험을 바라는 게 아니라면 염두에 둬야 할 듯.
▲ 감동과 웃음을 안기는 힐링무비 '세인트 빈센트'
'세인트 빈센트'는 뜻밖의 이웃이 된 아직도 철이 덜 든 60세 노인과 벌써 철이 다 든 10세 소년의 만남을 그린 휴먼 코믹 드라마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이 넘쳐나는 극장가에서 볼 수 있는 따뜻하고 웃음 넘치는 영화라는 게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이다. 동화적 색감도 아름답고 진한 여운을 선사하는 OST도 귀를 사로잡는다.
반면 좋은 영화임에도 상영관이 얼마 없다는 건 치명적 약점이다. 화이트데이가 끼여있는 주말동안 특별히 상영하는 곳도 있으니 주변의 상영관을 찾아보면 될 듯.
[사진 = 영화 '살인의뢰', '킹스맨', '세인트 빈센트', '순수의 시대', '채피'(위부터 시계방향)]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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