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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전원 기자] “솔직히 말할게, 난 Pretty little girl~”
걸그룹 AOA 지민은 스스로 케이블채널 엠넷 ‘언프리티 랩스타’와 자신이 어울리지 않은 인물이란걸 랩을 통해 인정했다. 자신을 ‘언프리티 랩스타’가 아닌 ‘프리티 리틀걸’이라고 소개한 것. 그러면서 지민은 ‘의외성’을 강조했다.
그동안 얌전하게 앉아있거나 몸을 사렸던 지민은 12일 방송된 ‘언프리티 랩스타’ 4번 트랙 최종 미션에서 승부수를 띄웠다. 치타와의 랩 배틀에서 “난 여기서 무슨 짓을 해도 욕먹어. 그러니까 이 타이밍에 엿먹어”라며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여자 아이돌이 방송에서 이 같은 노골적인 욕을 한건 충격적인 일이다.
이날 심사를 맡은 MC메타는 “자신의 틀을 깼다”고 칭찬했다. 산이는 “지민이가 순한 양의 탈을 벗고 안에 더 깊숙이 있는 얘기를 쓰길 바랐다. 그 가사를 오늘 정말 잘 쓴 것 같다”고 거들었다. 그 동안 제시를 비롯한 카리스마 있고 센 래퍼들의 기에 눌려 빛을 보지 못했던 지민이 드디어 자신의 존재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지민에게 쏟아지는 극찬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영구 탈락자를 정하는 파이널 팀워크 미션에서 지민은 키썸과 팀을 이뤘다. ‘언프리티 랩스타’에서 어리고 예쁘장한 두 래퍼가 만난 이 그림은 사실 뻔했다. 강하고 파격적이라기 보다는 귀엽고 아기자기한 퍼포먼스로 남성 심사위원들을 노릴 전략이었다.
이 계획은 정확히 먹혀들었다. 15명의 심사위원들은 얼굴에서 웃음을 지우지 못했고, 치타와 지민이 호응을 이끌자 환호를 내질렀다. 심지어 산이는 “지민이 만세!”라며 괴성을 질렀다. 바로 이 부분이 시청자들의 심기를 건드렸다. 이는 마치 2AM 임슬옹의 ‘편애 논란’을 연상케 했다. 최근 임슬옹은 신곡 발표 파트너를 정하는 과정에서 객관적 기준 없이 지민만을 편애하고 기회를 준다는 의심을 받아 네티즌들에게 뭇매를 맞은 바 있다.
지민과 키썸의 무대를 보는 다른 여성 래퍼들의 시선도 곱지 않았다. 타이미는 “대학 동아리 무대를 보는 느낌이었다. 그 친구들이니까 귀엽지, 거기서 조금 덜 귀여웠으면 ‘얘네 뭐야’ 그랬을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반면 심사위원들의 평가는 비교적 후했다. 피타입은 “실력적으로 놀라웠다기 보다는 재미있었다”고 말했고, 바스코는 “욕하고 남자다운 척 해야만 힙합이 아니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 결과 가장 뻔하고 가장 불안했던 지민, 키썸은 이번 미션에서 2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때 제시의 얼굴이 구겨졌다. 지민과 키썸의 무대가 극찬받은 게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제시는 지민과 치타의 바로 옆에서 “너무 어이가 없었다. 너무 열받는다”며 중얼거려 갈등의 불씨를 지폈다.
시청자들의 반응도 극과 극으로 갈린다. 지민이 그 동안 음악방송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모습을 드러내 여자 래퍼로서 한걸음 성장했다는 평도 나왔지만, 그저 ‘아이돌치고 랩을 잘할 뿐’이라는 혹평 또한 적지 않다. ‘의외성’을 보여줬다고 극찬받기엔 다른 래퍼들에 비해 실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래퍼 니노(Black Soul)는 마이데일리에 “랩이라는게 잘한다 못한다를 평가하기 전에 랩을 듣는 사람들의 선호하는 랩 스타일의 문제이긴 하다”고 입을 연 뒤 “지민은 아이돌 치고 랩을 잘하는 친구다. 그러나 그 중에 낫다는 의미다. 사실 언더에는 지민보다 랩 잘하는 친구들은 많다. 지민에게는 앞으로가 더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래퍼에겐 직접 가사를 쓰고 표현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진정한 래퍼로 성공하려면 앞으로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라는 견해를 밝혔다.
[지민. 사진 = 엠넷 ‘언프리티 랩스타’ 방송 영상 캡처]
전원 기자 wonw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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