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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대전 강산 기자] 한화 이글스 외국인 투수 미치 탈보트는 시범경기 2번째 등판에서 '체인지업 마에스트로'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그의 시선은 이미 정규시즌에 맞춰져 있다.
탈보트는 13일 대전구장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을 4피안타 2볼넷 7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막아냈다. 시범경기 2경기 평균자책점은 2.89(9⅓이닝 3자책). 3년 만에 한국 무대에 돌아와 여전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유니폼만 푸른색에서 주황색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탈보트는 2012년 삼성 라이온즈에서 25경기 14승 3패 평균자책점 3.97을 기록하며 승률왕에 올랐고, 팀의 통합우승에도 기여했다. 한화에서는 지난 7일 LG전(4⅔이닝 3실점)서 첫 등판한 지 6일 만에 마운드에 올랐다. 대전 팬들은 아낌없는 박수로 탈보트를 격려했고, 탈보트는 탈삼진 쇼로 응답했다.
특히 이날 던진 11개의 체인지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주무기인 서클체인지업의 무브먼트가 기막혔다. 홈플레이트 부근에서 떨어지는 공에 두산 타자들은 속수무책이었다. 직구 최고 구속도 148km까지 나오니 130~134km 사이에서 형성된 체인지업의 위력이 배가됐다. 탈보트 본인도 "직구 제구가 잘 돼 체인지업이 더 위력을 발휘했다"고 자평했다. 포수 지성준과의 호흡도 좋았다.
탈보트는 첫 등판인 지난 7일 LG전이 끝나고 "4회까지는 비교적 깔끔하게 경기를 풀어 나갔는데, 5회에 조금 지쳤다. 지금 상태에 맞게 던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달랐다. 5회에도 지친 기색이 없었다. 이미 김성근 한화 감독이 "선발투수들은 2번째 등판부터 이닝을 늘려갈 것"이라고 했던 터. 탈보트는 5회에도 148km 빠른 공을 무리 없이 던졌고, 몸쪽 제구도 잘 이뤄졌다. 이날 72번째 공인 148km 빠른 공으로 허경민을 삼진 처리했다.
김 감독은 경기 후 "탈보트는 자기 구종을 다 던졌다"며 "본인 스스로 개막에 초점 맞추고 있는 것 같다. 오늘 147~148km 나왔는데 생각보다 빠르더라. 142~143km 정도인 줄 알았다. 날씨 풀리면 더 나오겠어"라며 반색했다. 이날 탈보트는 직구와 체인지업 외에도 커터, 커브, 슬라이더, 투심패스트볼을 점검했다. 견제 시 무릎 움직임 때문에 보크를 범하기도 했지만 이외에는 흠 잡을 데가 없었다.
이제 정규시즌 개막일인 28일까지 정확히 2주 남았다. 앞으로 남은 8차례 시범경기에서 탈보트는 한 번 정도 더 등판할 전망. 시범경기 첫 등판 직후 "정규시즌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고 했는데, 지금까진 무척 순조롭다. 탈보트는 "정규시즌이 다가오고 있어 흥분된다"며 "개막에 맞춰 밸런스 잘 조절해 정규시즌에도 좋은 모습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체인지업 마에스트로' 탈보트의 올 시즌이 기대된다.
[한화 이글스 미치 탈보트.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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