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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장영준 기자] 2002년 그룹 슈가로 연예계에 데뷔한 황정음. 이제는 배우라는 수식어가 그 이름 앞을 장식하고 있다. 가수였다는 사실을 떠올릴 수 없을만큼 자신만의 확고한 자리를 지켜내고 있는 황정음은 '대체불가 여배우'라는 극찬을 이끌어내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배우로 성장했다.
MBC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으로 코믹한 이미지를 구축하며 주목받기 시작한 황정음은 2013년 KBS 2TV '비밀'을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으며 정상급 여배우로 우뚝섰다. 지난 12일 막을 내린 MBC 드라마 '킬미힐미'에서는 코믹과 멜로를 넘나드는 전천후 '로코퀸'으로서의 명성을 여실히 입증하기도 했다.
종영 다음 날인 13일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황정음은 시청자와 제작진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채 가시지 않은 여운을 드러냈다. 다음은 황정음과 취재진이 나눈 일문일답.
- '킬미힐미' 종영 소감을 말해달라.
▶ 진짜 저는 작품 운이 좋은 것 같다. 이번 작품도 정말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셔서 좋게 마무리 돼 정말 감사하다. 행복하다. 의미가 깊은 작품이었다. 감사하다.
- '킬미힐미'는 본인에게 어떤 의미의 작품인가?
▶ 이렇게 기다린 드라마는 처음이었다. 이번에 천재 감독님과 함께 작업할 수 있어서 복이 많다고 생각한다. 진수완 작가님이기 때문에 휴식기간 없이 들어간 이유도 있지만, 역시나 필력은 저를 너무 감동시켰다. 저도 이 드라마를 하면서 힐링이 많이 됐다. 모두 설명하긴 힘들지만 저를 돌아보는 계기도 됐고, 행복한 사람이라는 걸 느꼈다. 감사하며 사는 계기가 됐다.
- 배우 지성과는 벌써 두번째 작품인데?
▶ 그냥 친오빠가 한 명 더 생긴 느낌이다. 배우로서 배울 게 정말 많다. 사람의 영역을 넘어선 것 같다. 저라면 못했을 거다. 제가 5년 정도 더 연기를 한 후 내공이 생기면 '다중이 캐릭터'를 연기해보고 싶다. 사실 캐릭터에 대한 부담은 있었다. 저도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감독님께 시즌2로 하고 싶다고 장난으로 얘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빠(지성)가 정말 잘해서 감히 그 연기를 얘기할 수는 없지만, 진짜 존경하고 사랑한다.
- 지성과 또 함께 할 생각이 있는지?
▶ 저는 정말 좋다. 하지만 곧바로 하기는 싫다. 저도 결혼하고 다시 하고 싶다. 4년 후 정도?
- 지성의 캐릭터 중 어떤 캐릭터와 호흡이 좋았나?
▶ 신세기가 섹시했다. 오리진(황정음)때문에 생겨난 인격이지 않나. 저를 너무 좋아해주니까 더 애착이 갔다. 개인적으로는 요나 캐릭터가 부러웠다. 나도 잘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요나가 처음 등장할 때 지성 오빠가 연기를 정말 찰지게 잘 하더라 그걸 보면서 진심으로 연기를 잘 한다고 느꼈다. 사실 제가 대사를 잘 안 틀리는데, 이번에 하면서 NG를 많이 냈다. 지성 오빠 연기 구경하다가.
- '킬미힐미'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 사실 이번 작품은 상대방이 제 호흡이나 감정에 따라와 주는 게 아니라 제 호흡에 맞춰가야한다는 점이 힘들었다. 손발이 오그라드는 대사들을 받아주는 게 에너지 소모가 많더라. 그동안 일부러 코믹 연기를 안 했는데 이번에 다시 했다. 왜냐하면 '하이킥' 이후로 코믹 연기를 다시 할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연기 욕심을 부려야 할 때라고 생각했다.
- 쉬지 않고 작품 활동, 슬럼프는 없었나?
▶ 연기를 기계적으로 한다고 느낀 적은 없는데, 이번에 처음 느꼈다. 기계라기 보다는 그냥 굳이 감정을 잡지 않았는데도 울고 있고, 울 생각이 없었는데도 하고 있더라 이런 걸 보면서 '내 몸이 기억하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약간 혼란 스러운 적이 있다. 사실 제 인생에 가장 큰 슬럼푸는 두 번 잇었다. 한 번은 슈가 때였고, 두 번째는 '골든타임' 때였다. 사람은 진짜 고생해봐야 성장하고 큰 사람이 될 수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저는 아직 더 고생을 해야 한다.
- 구체적으로 결혼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나?
▶ 원래 저는 34살 때는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여자는 때가 되면 물 흘러가듯 (결혼을) 해야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33, 34살 정도에 결혼을 생각하고 있다.
- 상대는 김용준?
▶ 상대는 모른다.(웃음) 용준이가 될 수도 있고. 34살 됐을 때 옆에 있는 남자와 할 거다. 그냥 용준이랑 할 거다.
- 촬영 기간 고비는 없었나?
▶ 체력적으로 한계를 많이 느꼈다. 감독님이 그걸 아시고 스케줄을 좋게 짜수셔서 고비를 잘 넘겼다. 저는 잠을 많이 잤다. 하루에 5~6시간은 잔 것 같다. 그런데 지성 오빠는 하루에 30분~1시간 정도밖에 못 잤다. 정말 고생 많이 했다.
- 극중 애드리브가 들어간 장면이 있었나?
▶ 중간중간 있었다. 감독님이 생연기를 좋아하신다. 제가 연기를 하다가 웃으면 NG인데, 감독님은 자신이 컷이라고 안 했는데 연기 중단하는 걸 싫어하신다. 그래서 컷을 안 했을 때는 대사를 중단하지 않고 계속 연기를 이어간다. 그러면 그게 방송에 나온다. 그렇게 생연기를 추구하셨던 것 같다.
- 제작발표회 당시 캐릭터 사이즈에 대해 얘길 했는데?
▶ 그때 그 말은 사실 경험에서 나온 거다. '비밀' 촬영하면서 많이 느꼈다. 사람이 칭찬을 받으니까 다른 사람이 돼 있더라. 그런데 좀 힘들었던 작품 했을 때도 배우는 게 있다. 그때 배우는 게 크다. 그때 배운 것 때문에 그런 말을 한 거다. 주인공 신의 의도가 있ㄴ는데, 누군가 욕심을 부린다면 신 의도가 틀어진다. 결과적으로는 작품에 영향이 간다. 그건 결국 나에게 안 좋다. 결국 저를 위해서 욕심을 부리지 않은 것이다. 지성 오빠 연기를 이길 수 있었다면, 그래서 작품이 풍성해진다면 욕심을 부렸겠지만, 이기고 지는 게 문제가 아니라 캐스팅된 데는 다 이유가 있다. 그래서 이번 작품에서도 나를 캐스팅한 의도에 맞춰서 연기하려고 노력했다.
[배우 황정음.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장영준 digou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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