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는 아직 수비에 나설 준비가 안 된 듯하다.
자유계약(FA) 첫해인 2014년은 추신수에게 최악의 한해였다. 팔꿈치와 발목 부상에 시달렸다는 점을 감안해도 부진이 너무 길었다. 타율 2할 4푼 2리(455타수 110안타) 13홈런 40타점 3도루라는 초라한 성적만 남겼다. 출루율도 3할 4푼으로 지난 2006년 이후 최악. 홈런 13개도 소위 말하는 영양가가 높지 않았다. 지난해 6월 이후 추신수가 홈런을 때린 7경기에서 텍사스의 성적은 2승 5패였다. 엇박자였다.
올해는 부상을 털어내고 도약하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그런데 시범경기 성적은 신통치 않다. 16일 기준 6경기에서 타율 2할 2푼 2리에 홈런 없이 2타점을 기록 중이고, 출루율은 2할 6푼 3리다. 삼진 4개를 당하면서 볼넷은 한 개만 골랐다. 첫 5경기에서 단 하나의 볼넷도 얻어내지 못하다가 전날(16일) 밀워키 브루어스전서 하나 얻어낸 게 전부다.
진짜 문제는 수비다. 추신수는 전날 치명적인 실책으로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시범경기였기에 망정이지 정규시즌이라면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1회초 2사 2루 상황에서 밀워키 아담 린드가 잘 맞힌 타구가 추신수를 향했는데 허둥대다 타구를 떨어트렸다.
키를 넘어가는 타구도 아니고, 평범한 플라이볼이었다. 햇살이 따갑긴 했지만 외야수라면 무조건 잡았어야 했다. 이 실책으로 밀워키가 선취점을 따냈다. 어처구니 없는 실책으로 상대 분위기를 살려준 셈이다. 팀은 12-5로 이겼지만 다소 찜찜한 뒷맛을 남길 수밖에.
추신수는 지난해 수비에서 위험천만한 장면을 자주 연출했다. 타구 판단과 펜스플레이는 시쳇말로 엉망이었다. 지난 시즌 추신수의 수비 WAR(대체선수 승리 기여도)은 -2.1이었다. 2013시즌 텍사스 좌익수였던 데이비드 머피의 당시 수비 WAR(0.2)보다 -1.9나 낮은 수치다. 쉽게 말해 수비로 팀의 2승을 까먹었다는 얘기다.
지난해 전체 WAR도 0.1로 2013년 머피(0.2)보다 낮았다. 그런데 머피의 2013년 연봉은 577만 5천 달러였고, 추신수는 지난해 1,400만 달러를 받았다. 압도적으로 잘해도 모자랄 판에 그 반대였다.
지금까지 추신수의 수비는 강한 어깨를 앞세운 송구 능력 때문에 고평가된 부분이 없지 않다. 하지만 야수의 첫 번째 덕목은 수비력(Fielding)이지 송구 능력(Throwing)이 아니다. 실제로 2011시즌을 제외하면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추신수의 수비 WAR은 항상 마이너스였다. 2011년 한 차례 '제로(0.0)'였을뿐이다. 수비 WAR이 가장 좋았던 시즌이 2006년 0.5였다. 냉정히 말해 수비 좋은 선수가 아니라는 얘기다.
추신수가 정규시즌 들어서도 수비에서 아쉬움을 남긴다면 또 지명타자로 나갈 수밖에 없다. 물론 추신수가 우익수로 자리 잡아 주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 그런데 잃는 게 더 많다면 제프 배니스터 감독도 우익수 추신수를 밀어붙일 이유가 없다.
텍사스 외야에는 마이클 초이스와 새롭게 합류한 라이언 루드윅, 네이트 쉬어홀츠 등 대체자원이 있다. 배니스터 감독은 전날 MLB.com과의 인터뷰에서 "추신수는 다재다능하다. 어느 타순에서도 안타를 칠 수 있다. 출루율도 높고, 파워도 갖췄다"고 칭찬했다. 지난해 존 대니얼스 텍사스 단장도 시즌 개막전서 "추신수는 잘해낼 것이다. 시범경기 성적은 의미없다"며 기대감을 드러냈지만 추신수는 부응하지 못했다. 과연 올해는 어떨까.
[추신수.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