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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SBS가 사활을 걸었다. 그야말로 모험이다. 방송 역사에 남을 만한 화끈한 개편이다. 24년만에 주말극을 폐지하면서 예능 프로그램을 파격편성했다. 설연휴 선보였던 파일럿 예능프로그램의 호평에 힘입어 3월 과감한 개편을 진행했고, 이에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이 정규 편성되거나 편성 시간을 바꿨다. SBS의 사활을 건 예능 개편, 각 프로그램 특징을 살펴봤다.
지난 2003년 첫방송을 시작으로 전성기를 누렸던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하 '웃찾사')는 성적 부진으로 지난 2010년 종영됐다. SBS 간판 코미디 프로그램이었기에 뼈 아픈 폐지였다. 하지만 SBS는 고심 끝에 지난 2013년 '웃찾사'를 부활시켰고, 이후 SBS 코미디 끈을 놓지 않기 위해 노력중이다.
폐지의 길을 지나 편성 변경이 반복된 만큼 '웃찾사'의 움직임은 다소 불안했다. 과거 전성기 시절이 기억나지 않을 만큼 화제성이 떨어졌고, 시청률도 형편 없었다. 매년 연말 SBS 연예대상 시상식에서 상을 받는 코미디언들은 많았지만 수상의 기쁨을 마음껏 누릴 수 없을 정도로 인지도가 부족했다. SBS를 당당히 지키고 있는 간판 코미디언들임에도 불구하고 '웃찾사'의 자리는 늘 위태로웠다.
그럼에도 SBS는 뚝심 있는 행보를 보였다. SBS 코미디의 중심이 되는 '웃찾사'의 가능성을 끝까지 버리지 않았다. 오는 22일을 시작으로 매주 일요일 오후 8시 45분으로 편성 시간을 바꾼 것도 그렇다. 매주 금요일 밤 11시 25분 방송돼 화제성이 떨어졌던 '웃찾사'를 주말 황금 시간대로 파격 편성했다.
당초 주말 오후 8시 45분은 드라마가 자리했다. 밤 10시 방송되는 주말드라마까지 총 두개의 드라마가 SBS 주말 밤을 책임졌다. 하지만 최근 주말 드라마의 부진으로 인해 SBS는 24년만에 오후 8시 45분 시작되는 주말드라마 폐지를 결정했다.
그 자리에 토요일은 '아빠를 부탁해', 일요일은 '웃찾사'가 자리하게 된 것. 과감한 결정으로 인해 주말 시간대를 차지한 만큼 '웃찾사'는 사명감을 갖고 SBS 주말을 책임져야 한다.
현재 '웃찾사'에서는 인기 코너 '배우고 싶어요'와 함께 새 코너 'LTE-A뉴스', '신 국제시장', '어느 장단에' 등이 안정 궤도에 올려놓으며 인기를 얻고 있어 기대가 크다.
강성범이 다시 돌아온 'LTE-A뉴스'는 강력한 멘트로 속시원한 시사 개그를 선보이며 '신 국제시장'은 독특한 억양의 사투리를 구사하는 아버지를 통해 훈훈한 가족애를 녹여낸다. '어느 장단에'는 '야발라바히야~'와 같이 중독성 높은 대사로 함께 주목을 받고 있다.
KBS 2TV '개그콘서트'와의 정면승부로 눈여겨 볼만 하다. 각 방송사를 대표하는 두 프로그램간 경쟁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개그콘서트'가 부진해 '웃찾사'의 파격 편성은 당장은 아니더라도 해당 시간대에 불꽃 튀는 경쟁을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개그콘서트'가 동시간대 프로그램 중 압도적인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웃찾사'의 등장으로 긴장감을 얻게 됐다. 꼭 시청률 싸움만이 아니더라도 두 프로그램 모두 '윈윈' 할 수 있는 경쟁이 될 것이다.
'웃찾사'의 대범한 선택이 부진한 '개그콘서트'의 빈틈을 제대로 파고들지 귀추가 주목된다. 오는 22일 오후 8시 45분 방송.
['웃찾사'. 사진 = SBS 제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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