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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SBS가 사활을 걸었다. 그야말로 모험이다. 방송 역사에 남을 만한 화끈한 개편이다. 24년만에 주말극을 폐지하면서 예능 프로그램을 파격편성했다. 설연휴 선보였던 파일럿 예능프로그램의 호평에 힘입어 3월 과감한 개편을 진행했고, 이에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이 정규 편성되거나 편성 시간을 바꿨다. SBS의 사활을 건 예능 개편, 각 프로그램 특징을 살펴봤다.
지난 2월 SBS는 설연휴 특집으로 다수의 파일럿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이 가운데 제일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킨 프로그램은 '아빠를 부탁해'. 이경규, 조재현, 강석우, 조민기, 네 아빠가 평범한 아빠로 돌아가 딸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다양한 아빠의 모습을 선보여 시청자들에게 큰 공감을 얻었다.
SBS는 시청자들의 호평에 힘입어 '아빠를 부탁해' 정규 편성을 확정 지었고, 개편을 맞아 주말 드라마가 폐지된 자리에 '아빠를 부탁해'를 편성했다. 매주 토요일 오후 8시 45분으로 편성된 '아빠를 부탁해'는 저조한 시청률에 허덕이던 SBS 주말드라마에 활력을 불어넣을 예정. MBC 주말드라마 독주를 막을 전망이다.
시작은 좋다. 스타들의 가족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이 다수 있지만 그 중에서도 색다른 포맷이다. 아빠와 20대 딸, 부녀(父女) 케미가 이색적이다. 가치관이 확립되는 시기의 20대 자녀가 출연하기 때문에 더 성숙한 관계 형성이 이뤄지면서 신선한 재미와 공감을 기대케 한다. 이효리가 내레이션, 아이유가 OST에 참여하며 힘을 보탰다.
파일럿 방송에서 이미 공개된 출연자들 활약도 이색적이다. 지난해 SBS 연예대상을 수상하며 장수 MC의 위엄을 드러낸 이경규가 가족 예능에 도전해 방송에서와는 또 다른 아빠의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만났다. 지난 파일럿 방송 당시 여느 아빠와 다름 없는 무뚝뚝한 아빠의 모습으로 공감을 산 이경규와 함께 훌쩍 자란 딸 이예림 양의 관계가 재미를 줬다.
조재현-조혜정 부녀 역시 멀기만한 부녀 사이를 사실적으로 보여줬다. 같은 연기자의 길을 걷고 있지만 조재현은 딸의 인생에 관여하는 아빠가 아니었다. 더 평탄한 길을 열어줄만도 하건만 일에서 있어서만큼은 엄격했다. 때문에 애교 넘치는 딸과 무뚝뚝한 아빠가 친해지는 과정, 같은 길을 걷지만 조금은 다르게 각자의 길을 걷고 있는 부녀의 관계가 돋보였다.
강석우는 달랐다. 기존의 차가운 이미지와는 달리 따뜻한 아빠였다. 강다은 양과 더 가까워지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했다. 강다은 양 역시 그런 아빠의 진심을 알았고, 두 사람의 관계는 훈훈함 그 자체였다. 항상 무엇인가 배우려는 아빠와 그런 아빠를 존경하는 딸의 관계가 다른 출연자들과 비교되면서 색다른 재미를 자아냈다.
조민기 또한 '딸바보' 그 자체. 미국에서 유학중인 딸과 떨어져 살기 때문에 애정이 넘쳤다. 반면 일리노이 주립대학교에서 화학 공학을 전공하는 '공대생' 딸 조윤경 양은 무뚝뚝했다. 다른 출연자들과는 반대되는 관계. 저마다 다른 성격과 관계에 대한 흥미로움이 더해졌다.
공감과 재미가 함께 하는 만큼 '아빠를 부탁해'는 가족 예능의 새 지평을 열 것으로 보인다. 예능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스타들의 섭외, 그들의 '부녀 케미'가 기대된다. 오는 21일 오후 8시 45분 방송.
['아빠를 부탁해'. 사진 = SBS 제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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