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전 강산 기자] "조정훈은 조심스럽다."
롯데 자이언츠 이종운 감독은 단호하다. 제 컨디션이 아니면 쓰지 않겠다는 생각이 확고하다. 이는 '포크볼러' 조정훈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에게도 마찬가지다. "과거에 잘한 건 상관없다. 컨디션 좋은 선수가 경기에 나간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궁금해하는 부분이 조정훈의 복귀 시점이다. 조정훈이 누구인가. 2009년 27경기에서 14승 9패 평균자책점 4.05를 올리며 혜성처럼 떠올랐으나 2010시즌 중반 팔꿈치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그리고 지난해까지 단 한 경기에도 나서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 시범경기에서 무려 5년 만에 첫선을 보였다. 지난 8일 부산 SK전서 2이닝을 소화하며 1피안타 4탈삼진 무사사구 무실점 호투로 기대감을 높였다.
문제는 다음 등판. 15일 목동 넥센전에서 아웃카운트 하나만 잡고 2피안타 1실점을 기록했다. 공 5개만 던지고 곧바로 마운드를 떠났다. 당시 이 감독은 "몸 상태가 그리 좋아 보이지 않았다. 베스트 컨디션이 아니라고 보고 일찍 교체했다. 본인 공을 못 던진다고 판단했다'고 조기교체 이유를 설명했다. 당시 조정훈은 주무기인 포크볼을 단 한 개도 던지지 않았다.
이후 조정훈은 상동 2군구장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 감독에게 조정훈의 복귀 시점을 물었다. 그는 "아직 모르겠다"며 "정상 컨디션이라면 개막전 엔트리도 생각했는데, 몸살 때문에 뒤로 미뤘다. 일단 괜찮으면 21일과 2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NC 다이노스전에 한 번 던질 것이다. 조정훈은 조심스럽다. 가서 점검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안 되면 같이 갈 수 없다. 일단 몸이 만들어져야 한다. 주말에 괜찮을 때 한 번 던질 것이다"며 "본인이 나가고 싶다고 나가는 게 아니다. 좋은 컨디션으로 나가서 싸워야 한다. 나는 경기와 관계없이 컨디션 좋은 선수를 쓸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름값은 버려야 한다. 그래야 몸 관리를 할 수 있다. 아픈 건 어쩔 수 없다"고 강조했다. 4, 5선발 경쟁이 한창인 상황. 조정훈이 예전 모습으로 돌아온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정상 컨디션을 만드는 게 우선이라는 얘기다.
주전 외야수 경쟁도 마찬가지다. 롯데의 외야 한 자리는 공석이다. 짐 아두치와 손아섭만 확정이다. 김민하와 하준호, 이우민, 임재철 등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감독은 "누가 주인이라고 하기보다 좋은 경기력 보여주는 선수가 나가게 될 것이다"며 "그 자리를 차지하는 건 본인 몫이다. 선수들이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지만 기회일 수도 있다. 감독은 선수 기량을 보고 판단해서 넣는다. 선수를 마음껏 쓸 수 있으니 확실한 자리가 없는 게 오히려 강점"이라고 말했다.
롯데는 지난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다. 지난 시즌 우승 후보로도 거론됐으나 7위에 그쳤다. 설상가상 올해는 확실한 선발 장원준(두산 베어스)과 계투 김사율, 내야수 박기혁(kt wiz)이 모두 빠져나가 전력이 더 약해졌다. 선발진은 외국인 투수 브룩스 레일리와 조쉬 린드블럼, 송승준만 확정이다. 남은 두 자리는 경합이다. 홍성민이 한 자리를 차지할 것이 유력한 가운데 조정훈이 예전처럼 돌아온다면 걱정은 사라진다.
쓰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을 터. 하지만 이 감독은 여전히 조심스럽다. "다른 선수라면 모르겠지만 조정훈은 몸살에도 밸런스가 흐트러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물론 조정훈의 개막전 합류 기회가 아예 없는 건 아니다. 이 감독의 생각대로 주말 NC와의 홈경기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이다.
"확실히 몸을 만들어야 한다"는 이 감독의 생각은 변함없다. 조정훈의 정규시즌 복귀전은 언제일까. 그의 가장 최근 정규시즌 등판은 지난 2010년 6월 13일 사직 한화전. 정확히 1,741일 전이다. 일단 조정훈은 23일 이화여대서 열리는 2015 KBO리그 미디어데이에서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조정훈.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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