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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박스오피스 역주행 중인 영화 '위플래쉬'(감독 다미엔 차젤레) 측이 관객들이 뽑은 명장면, 명대사를 공개했다.
#1. "서둘렀을까, 끌었을까?"(Rushing or Dragging?)
버디 리치 같은 최고의 드러머가 되기를 꿈꾸는 셰이퍼 음악대학 신입생 앤드류는 최고의 실력자이자 폭군 선생 플렛처 교수의 눈에 띄어 그가 이끄는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는 '스튜디오 밴드'의 보조 드러머로 발탁된다.
앤드류가 처음으로 연주하게 된 곡은 '위플래쉬'로 첫 연주임에도 순조롭게 해내는 앤드류에게 '제2의 버디 리치'라고 용기를 북돋아주는 것도 잠시, 플렛처는 자신의 템포(박자)에 맞지 않는다며 앤드류 머리 위로 의자를 집어 던진다. 이어 "(너의 드럼 연주 박주가) 서둘렀을까, 끌었을까?"라고 다그치며 박자에 맞춰 따귀를 때리고, 자신만의 완벽한 템포를 따르라며 폭언과 인신공격을 서슴지 않는다.
최고의 감각을 가진 플렛처만의 혹독한 교육 방식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이 장면은 이를 지켜보는 영화 속 밴드 단원들은 물론 관객들까지 숨소리조차 내지 못하게 압도한다.
#2. "세상에서 제일 쓸데없고 해로운 말이 '그만하면 잘했어'야"(Good Job!)
최고가 되기를 갈망하는 앤드류는 플렛처의 혹독한 교육 방식에 맞서 스틱을 쥔 손에 피가 터져 나올 정도로 드럼 연습을 매진한다. 우연한 기회로 메인 드러머의 자리를 차지한 것도 잠시, 플렛처가 자극제로 또 다른 드러머를 영입해 앤드류의 자리가 위태롭게 된다. 그럴수록 더욱 광기를 띠며 드럼 연습에 매달리던 앤드류는 재즈 경연 대회에서 예고치 못한 사고로 인해 공연을 망친다. 이로 인해 드럼을 손에서 놓게 된 후 우연히 플렛처와 재즈 클럽에서 조우한다.
이 때 플렛처는 앤드류에게 "세상에서 제일 쓸데없고 해로운 말이 '그만하면 잘했어'야"라는 지론을 앞세우며 그토록 학생을 한계까지 몰아붙이는 자신만의 교육 방식을 설파한다. 전설적인 재즈 뮤지션 찰리 파커가 '버드'로 기억될 수 있게 한 것은 실수한 파커에게 심벌즈를 던진 조 존스였다는 말을 덧붙인다. 플렛처는 극한의 한계까지 몰아붙이며 이를 뛰어넘는 '제2의 찰리 파커'를 만들고 싶었으나 그런 학생은 없었다고 하며, 자신의 그런 노력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 장면은 현실에 안주하고 있거나 열정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관객들에게 큰 울림을 주며 회자되고 있다.
#3. '신호 줄게요!"(I'll Cue You!)
음악학교를 떠난 후 다시 만난 앤드류와 플렛처는 플렛처의 제안으로 JVC 재즈 페스티벌이 열리는 카네기홀의 무대에 다시 드러머와 지휘자로 서게 된다. 긴장과 설렘 속에 다시 드럼 스틱을 손에 쥐게 된 앤드류는 무대에 오른다. 플렛처는 앤드류에게 자신이 음악학교에서 퇴출당하게 된 것이 그의 증언 때문인 줄 몰랐을 줄 알았냐며 싸늘한 표정을 지어 보이며 지휘자석에 오르고, 앤드류가 알지 못하는 '업스윙잉'을 연주할 첫 곡으로 소개한다. 앤드류는 연주를 제대로 해내지 못한 후 '넌 이젠 끝이다'라는 플렛처의 냉담한 반응으로 무대를 떠난다.
하지만 곧 결심한 듯 무대에 오른 앤드류는 플렛처의 신호 없이 '카라반'의 연주를 시작한다. 당황한 플렛처를 비웃기라도 하듯 재즈 빅밴드의 연주를 이끌어가는 앤드류는 곡이 끝나고 조명이 암전 후에도 연주를 멈추지 않는다. 또 다시 당황한 플렛처의 다그침에 앤드류는 "신호 줄게요"라고 말하며 드럼 솔로 연주를 지속한다.
자신에게 복수한 플렛처를 리드하며 되로 통쾌한 복수를 해내는 이 장면은 영화의 백미이자 평단은 물론 관객들까지 극찬한 라스트 신이다. 앤드류의 환상적인 드럼 연주와 이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드럼 비트처럼 쪼갠 듯한 편집 기법에 관객들은 마른 침을 삼키며 몰입하게 된다. 관객들의 찬사가 쏟아지는 이 장면은 끝나자마자 상영관마다 박수를 불러일으키는 것은 물론, 엔드 크레딧이 다 올라갈 때까지 자리를 지키게 하는 폭발적인 힘을 지니고 있다.
한편 '위플래쉬'는 천재 드러머를 갈망하는 학생과 그의 광기가 폭발할 때까지 몰아치는 폭군 선생의 대결을 그린 영화로, 음악판 '블랙 스완'이라고 불릴 정도로 광기의 에너지로 꽉 찬 파괴력을 발산하는 작품이다.
[영화 '위플래쉬' 스틸. 사진 = 에이든 컴퍼니, 쇼박스(주)미디어플렉스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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