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원주 김진성 기자] 농구에서 3점슛은 두 얼굴을 지닌다.
농구 특성상 2점슛보다 확률이 떨어진다. 그리고 당일 컨디션과 기세가 무척 중요하다. 전자랜드가 6강 플레이오프와 이번 4강 플레이오프서 승승장구한 원동력도 3점포. 상대 외곽수비에 조그마한 틈이 보이면 주저없이 3점포를 던졌고, 승부처를 장악했다. 여기엔 SK와 동부의 2% 부족한 스크린 수비, 원활하지 않은 스위치 디펜스가 있긴 했다.
21일 원주 종합체육관. 4강 플레이오프 2차전을 앞두고 만난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은 “저쪽(동부)이 공격패턴을 바꾸지 않겠나”라고 했다. 1차전 역시 6강 플레이오프와 유사한 흐름이었다. 전자랜드의 미친 듯한 외곽포가 경기 흐름을 지배했다. 그럼에도 동부는 경기 막판까지 골밑 장악을 앞세워 대등한 승부를 했다. 반대로 말하면, 동부의 외곽슛이 터질 경우 승부 흐름이 동부에 급격히 유리해질 수 있다는 뜻도 된다.
동부는 1차전서도 25개의 3점슛을 던졌다. 19개를 던진 전자랜드보다 오히려 시도는 더 많았다. 하지만, 단 5개만 성공했다. 19개 중 9개를 넣은 전자랜드보다 효율성이 떨어졌다. 김영만 감독은 “외곽슛이 어느 정도는 터져야 한다”라고 했다. 기본적으로 골밑 제공권에서 동부가 전자랜드보다 유리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동부의 3점포가 터지면, 제 아무리 엄청난 전투력으로 중무장한 전자랜드도 힘겨울 수밖에 없다.
뚜껑을 연 2차전. 1차전서 침묵했던 동부의 3점포가 드디어 터졌다. 1쿼터 대등한 승부를 이어온 동부는 2쿼터에 3점포를 앞세워 달아났다. 전반전에만 14개를 던져 6개를 림에 꽂았다. 수치상 1차전 전체 3점슛을 뛰어넘은 것. 1차전서 주춤했던 윤호영이 3개, 슈팅력을 갖춘 박병우가 2개, 심지어 김주성마저 1개를 보탰다.
전자랜드는 외곽 로테이션 수비가 좋은 팀이다. 이날 역시 활동량이 줄어들지는 않았다. 그러나 전자랜드는 동부의 골밑 저지를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 외곽 수비수들이 골밑도 체크를 해줘야 하는 상황. 동부는 순간적인 이 틈을 놓치지 않고 외곽포를 작렬했다. 3쿼터에도 중반 허웅이 U1파울로 흐름을 넘겨줄 위기였으나, 이후 상대 공격을 저지한 뒤 허웅이 3점포까지 터트렸다. 3쿼터 막판에도 김종범과 리처드슨이 연이어 3점포를 터트렸다.
김영만 감독은 “두경민, 허웅 등이 플레이오프 경험이 없다. 오히려 전자랜드가 경험이 더 많다. 위축되지 말고 적극적으로 외곽에서 3점포를 던지고 수비를 해줬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김 감독의 말대로 동부는 1차전처럼 골밑 공략을 베이스로 깐 뒤 많은 외곽포 시도로 전자랜드 수비를 교란시켰다. 결국 적중했다. 이날 동부는 3점슛 26개를 던져 9개를 넣었다.
전자랜드도 3점슛 컨디션이 나쁘지 않았다. 24개 중 8개를 넣었다. 3쿼터 막판 박성진이 잇따라 3점포를 넣었고 4쿼터 대추격전을 할 때 역시 3점슛으로 재미를 봤다. 20여점 차를 차바위, 정영삼의 맹활약으로 5점차까지 추격한 건 3점슛의 힘이 컸다. 다만 상대적으로 발동이 늦게 걸렸다. 3쿼터까지 재미를 본 동부 3점포 힘이 더욱 강했다. 어쨌든 동부는 전자랜드에 적지 않은 3점슛을 내줬음에도 3쿼터에 적절히 3점포를 터트린 게 승인 중 하나였다. 23일과 25일 인천에서 치르는 3~4차전 포인트 중 하나도 3점슛이다.
[동부 선수들. 사진 = 원주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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