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유있는 반전이다.
LG는 8일 오리온스와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을 치렀다. 그리고 24일 모비스와 4강 플레이오프 4차전을 치렀다. 17일간 무려 9경기를 퐁당퐁당(하루 걸러 하루 경기를 치르는 것) 일정으로 소화했다. 한 농구관계자는 “차라리 이틀 연속 경기를 하고 2~3일 쉬는 게 컨디션 조절이 쉽다. 하루 걸러 하루 경기를 치르는 건 체력소모가 극심하다. 플레이오프는 단 하루만에 직전 경기 피로가 풀리진 않는다”라고 했다.
확실한 건 지금 LG의 체력이 바닥났다는 사실. 김진 감독조차 4차전 직후 선수들의 투혼에 박수를 보냈다. LG의 강행군은 끝이 아니다. 25일 휴식을 취한 뒤 26일 울산에서 최종 5차전을 갖는다. 6강 플레이오프에 이어 4강 플레이오프도 5차전까지 치르게 된 것. 무려 19일간 10경기라는 죽음의 스케줄이 성사됐다.
▲제퍼슨 퇴단 효과
냉정히 말하면 제퍼슨은 6강 플레이오프부터 LG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불안한 요소가 많았다. LG는 그럼에도 승부처에서 클러치 득점이 가능한 제퍼슨을 믿었다. 하지만, 사고가 터졌고, LG는 결단을 내렸다. 제퍼슨이 퇴단한 뒤 LG에 위기의식과 긴장감이 높아진 건 확실하다. 제퍼슨 없이 2승1패를 거뒀다. 승부처에서 국내선수들과 메시가 똘똘 뭉쳐 제퍼슨이 있을 때보다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더구나 LG는 데이본 제퍼슨을 퇴단시킨 뒤 외국인선수 1명(크리스 메시)만으로 외국인선수 2명이 버틴 모비스를 상대로 5차전까지 끌고 갔다. 물론 모비스도 승부처에서 리카르도 라틀리프 의존도가 높지만, 아이라 클라크로 체력 안배를 할 수 있다는 걸 감안하면 LG가 확실히 불리하다. 그럼에도 LG가 승부를 최종 5차전까지 끌고간 건 제퍼슨 퇴단 후 발생한 위기의식이 엄청난 전투력으로 이어졌다고 봐야 한다. 메시는 제퍼슨과는 달리 묵직한 골밑 존재감을 꾸준히 발휘하고 있다. 국내선수들과의 연계 플레이도 매끄럽다. 제퍼슨이 뛸 때보다 LG 전력 내실은 더 좋아진 느낌.
▲국내선수들 잠재력 극대화
제퍼슨이 퇴단한 뒤 LG의 약점은 명확하다. 승부처를 이끌어줄 확실한 에이스가 없다는 점. 이 부분은 의미가 크다. LG가 승부처를 버텨내기 위해선 결국 국내선수들이 더 많이 움직여 찬스를 만들어야 한다. 체력 부담이 극심한 상황에서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LG 국내선수들의 잠재력이 각성효과와 결합돼 승부처에서 그렇게 약하지 않다. 김종규의 중거리슛은 LG의 확실한 무기가 됐다. 김종규의 돌파와 골밑 장악만 신경 썼던 모비스로선 적지 않게 거슬리는 부분. 외곽슛이 정확한 김영환은 2차전과 4차전서 결정적인 득점을 수 차례 올렸다. 경기운영능력이 좋아진 김시래의 돌파 역시 쉽게 저지할 수 없을 정도의 위력을 갖고 있다. 4차전서는 양동근 전담 수비수로 뛰어온 양우섭마저 3점포를 터트렸다.
본래 LG는 국내선수들의 잠재력이 좋다. 애당초 상위권 전력으로 꼽힌 이유. 제퍼슨이 있었을 땐 승부처에서 상대적으로 제퍼슨 위주의 단조로운 공격을 했다면, 제퍼슨 퇴단 이후 국내선수들이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세, 오히려 상대 수비를 힘들게 하고 있다. 또한 심판 판정에 예민해진 제퍼슨이 승부처에서 수비에 최선을 다하지 않아 내준 점수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 승부처에서 수비를 성의없이 하는 선수는 없다. 본래 LG는 수비조직력이 강하지 않은 수준으로 평가됐으나 제퍼슨이 퇴단한 뒤 오히려 더 좋아진 부분도 있다. 정규시즌 내내 조직력보다는 개인기량에 의존한 경기를 했지만, 단기전서 수 차례 고비를 넘기면서 팀 LG의 위력이 극대화되고 있다. LG의 선전을 단순한 투혼으로 볼 수 없는 이유.
▲5차전은 어떻게 될까
제퍼슨이 빠졌지만, 개개인의 역량을 볼 때 LG가 결코 모비스에 밀리지 않는다. 4~5차전으로 이어지면서 모비스도 체력적 어려움을 겪을 시기가 됐다. 더구나 모비스 역시 백업 멤버의 양과 질이 그렇게 뛰어난 편은 아니다. 이대성의 경기력이 많이 올라왔지만, 전반적으로 모비스는 4강 플레이오프서 집중력에 기복이 있다. LG의 강인한 전투력이 결합돼 승부 자체가 예측하기 어려운 양상으로 흘렀다.
체력이 바닥난 LG는 전술적인 변화가 큰 의미가 없어 보인다. 어차피 현 시점에서 의지와 전투력이 떨어질 경우 전술은 무용지물이다. 다만, LG보다는 여전히 체력적으로 우세한 모비스의 경우 유재학 감독이 5차전 수비변화를 예고했다. 그 역시 LG가 정규시즌 6차례 맞대결과 플레이오프 4경기서 최소 1번 이상 겪어본 것일 가능성이 크다. 모비스 역시 현 시점에서 갑작스럽게 새로운 전술을 갖고 나오는 건 위험부담이 크다. 다만, 2차전 이후 3차전서 그랬던 것처럼 모비스 역시 다시 한번 각성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5차전은 LG 특유의 전투력이 유지되느냐, 그리고 유 감독의 전술적 변화가 효과를 거두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LG 선수들.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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