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진웅 기자] kt 위즈가 시범경기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기대와 우려가 모두 나왔지만 현실적인 전망은 최하위다. kt가 신생팀의 한계에 봉착하느냐, 아니면 그것을 넘어서 돌풍을 일으킬 것인지 야구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kt는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북부리그 3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투타에서 핵심으로 발견했던 선수는 ‘슈퍼 루키’ 투수 박세웅과 ‘사연 많은’ 타자 김사연이다. 두 선수는 이번 시범경기에서도 1군 무대에서 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며 kt의 투타 핵심선수로 자리잡았다.
나머지는 대부분 지난해 말 기존 9개 구단으로부터 20인 보호선수 외 특별지명으로 영입한 9명과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김사율, 박기혁, 박경수 등이 핵심 전력이다. 또 베테랑 장성호도 영입하면서 어린 선수들, 혹은 1군 경험이 거의 없는 선수들을 이끌 즉시전력 선수들을 구축했다.
이들을 데리고 kt 조범현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스프링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그리고 시범경기에서 4승 8패로 9위를 기록했다. 조 감독은 시범경기 초반 “나도 우리 애들이 어떻게 경기를 할지 모르겠다”며 과연 팀이 어떤 경기를 펼칠지 기대와 우려를 모두 드러냈다. 연습과 실전 경기는 큰 차이가 있기 때문.
조 감독의 가장 큰 걱정은 백업 선수들의 성장이었다. 144경기의 장기 레이스를 안정적으로 가져가려면 주전 선수들을 받칠 선수들이 잘 포진돼 있어야 한다. 하지만 조 감독은 “캠프 때부터 지켜봤지만 주전과 백업 선수들의 차이가 클 것”이라며 걱정했다.
kt는 시범경기를 통해 많은 문제를 노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저 만만한 1승 상대라고도 볼 수 없는 전력을 보이며 기대감도 갖게 했다.
▲외국인 3인방과 박세웅의 선발진…불안한 뒷문은 과제
당초 kt는 마운드가 타선에 비해 약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그러나 시범경기를 거치며 마운드가 예상보다 나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기 시작했다. 선발진 구성은 거의 완료됐다. 필 어윈-앤드류 시스코-크리스 옥스프링-박세웅으로 이어지는 4선발은 다른 구단과 견줘도 경쟁해 볼만 하다는 분석이다.
다만 시스코가 시범경기에서 3경기 동안 14이닝을 소화하며 탈삼진 13개를 곁들였지만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10.29로 부진한 것은 불안 요소다.
5선발은 장시환과 정대현이 경쟁하고 있다. kt는 이 두 선수 중 컨디션이 더 좋은 선수를 가져갈 예정인데 시범경기를 통해 정대현이 장시환에 한 발 앞선 모양새다.
불펜은 이성민과 고영표, 이준형이 가능성을 보였다. 특히 이성민은 팀의 셋업맨으로서 불펜의 핵심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발목 부상에서 돌아온 윤근영도 시범경기 막판 등판해 무실점을 기록하는 등 불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줄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마무리 김사율이다. 베테랑 김사율은 시범경기에서 역전을 허용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21일 수원 KIA전에서는 3-0으로 앞선 9회초 2아웃에서 등판해 아웃카운트를 1개도 잡아내지 못하고 동점을 허용한 채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이는 3-4 역전패의 빌미가 됐다. 김사율은 아직까지 투구 밸런스가 잡히지 않았고 감각도 여의치 않은 모습이다. 일단 조 감독은 “일단 김사율을 믿고 가야하지 않겠나”라고 말했지만 상황에 따라 이성민의 마무리 투입도 검토하고 있다.
▲점수를 못내는 타선에 한숨만
kt의 약점은 타격이다. 한 방 능력이 있는 거포도 부족하지만 득점권 기회에서 타점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떨어진다. 시범경기에서 kt의 팀 타율은 2할1푼9리로 10개 구단 중 최하위에 머물렀다. 팀 타점이 34로 10개 팀 중 가장 적었다.
타선의 구색은 갖춰져 있다. 빠른 스피드를 자랑하는 김사연과 이대형이 테이블세터를 구성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퓨처스리그 북부리그 타격왕을 차지한 김사연은 이번 시범경기에서 홈런 2개를 터뜨리는 등 1군 무대에서의 가능성을 보였다. 다만 변화구 대처 능력과 어설픈 주루플레이는 보완해야 할 점으로 지적됐다. 또 리드오프로 나설 경우 출루율을 더 높여야 한다는 과제를 안았다.
중심타선은 앤디 마르테와 김상현, 신명철 혹은 장성호가 배치될 가능성이 있다. 상황에 따라 박경수도 3번이나 5번 타순에 배치될 수 있다. 시범경기에서 박경수는 8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9푼4리(17타수 5안타) 2루타 3개와 1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이밖에 포수 윤도경은 한 방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포수로서는 아직 경기 운영 능력 등이 부족하기 때문에 조 감독은 윤도경의 타격 능력을 살리고자 지명타자 혹은 대타로 출전시킬 예정이다.
하지만 kt는 득점 기회에서 좀처럼 점수를 내지 못한다. 때문에 시범경기에서 앞서고 있다 역전을 당하거나 뒤지고 있는 경우에는 다시 경기를 뒤집지 못하는 상황이 많았다. 조 감독이 시범경기 막판 “우리 팀은 3점 이상을 못 낸다”며 한숨을 쉰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조 감독은 “시즌 초반이 중요하다. 시즌 초반에 처지면 나중에 따라가기 힘들다”며 시즌 초반 성적이 올 시즌의 kt 성적을 가를 것으로 전망했다. kt가 약점을 극복하고 시즌 초반을 어떻게 지낼 것인지에 따라 kt가 올 시즌 만만치 않은 팀이 되느냐, 역시 그저 그런 팀이 되느냐의 운명을 가를 가능성이 높다.
[kt 위즈 선수들(첫 번째 사진), 김사율(두 번째 사진), 박경수(세 번째 사진).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진웅 기자 jwoong24@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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