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돌발변수다.
4강 플레이오프 최종전을 앞둔 동부와 전자랜드. 엄청난 변수가 생겼다. 동부 데이비드 사이먼의 부상. 사이먼은 25일 인천에서 열린 4차전 1쿼터 5분53초를 남기고 골밑슛을 던지는 과정에서 오른쪽 어깨에 부상했다. 사이먼은 이후 더 이상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골밑의 중심축을 잃은 동부는 무기력하게 패배했다.
사이먼이 27일 원주에서 열리는 최종전 출전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 설령 출전한다고 해도 정상적인 상태일 가능성은 낮다. 농구선수에게 어깨부상은 치명적이다. 팔을 들어올리지 못할 경우 농구에 기본적으로 필요한 슛, 드리블, 리바운드, 수비를 전혀 할 수가 없다. 결국 김영만 감독은 4차전 직후 앤서니 리처드슨 활용을 극대화하는 옵션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동부 골밑 우위 상쇄
사이먼이 제대로 뛰지 못할 경우, 동부의 골밑 우위는 무조건 상쇄된다. 동부는 사이먼, 김주성, 윤호영이 동시에 가동돼야 골밑에서 미스매치 우위를 확실히 누릴 수 있다. 실제 사이먼은 미스매치를 활용, 그동안 손쉽게 골밑을 공략했다. 사이먼이 빠져나갈 경우 전자랜드는 한결 부담을 덜어낼 수 있다. 전자랜드는 이번 플레이오프서 지치지 않은 전투력을 발휘하고 있다. 골밑에 몸을 던지는 전자랜드 특유의 허슬플레이가 사이먼 변수와 결합돼 더욱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동부가 현 시점에서 전자랜드와 제공권에서 대등한 승부를 벌일 경우 5차전 전망은 어두워진다. 지난 1~4차전을 돌아보면 외곽에서의 정교한 움직임과 화력은 전자랜드의 비교 우세. 전자랜드가 사이먼 변수를 적극 활용, 골밑 약세를 상쇄할 경우 특유의 외곽슛이 더욱 강력해질 가능성이 있다.
그동안 전자랜드는 외곽에서 정교한 스크린을 통해 슛 찬스를 만들었다. 또한, 상대 스위치디펜스 과정에서 발생하는 작은 틈을 활용했다. 동부를 상대로 골밑에서의 패스 아웃에 이은 외곽 찬스를 만드는 건 쉽지 않았다. 그러나 5차전서 사이먼이 제대로 뛰지 못해 포웰 혹은 레더가 골밑에서 빼주는 공으로 외곽슛 찬스를 만들 경우 확률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 물론 체력이 한계에 이르긴 했다. 하지만, 4차전을 치르며 동부의 체력도 많이 떨어졌다. 전자랜드 전투력은 여전하다. 때문에 사이먼이 제대로 뛰지 못할 경우 혹은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할 경우 5차전은 확실히 전자랜드에 유리해질 수 있다.
▲동부의 각성은 가능할까
그런데 단기전 승부는 단순하지 않다. 이번 플레이오프를 살펴보면 핵심 선수의 이탈 이후 오히려 팀이 각성하는 경우가 많았다. 제퍼슨을 잃은 LG가 그랬다. 예상을 뒤엎고 모비스를 상대로 2승2패, 26일 울산에서 최종전을 갖는다. 따지고 보면 이번 남녀 플레이오프서 명승부가 속출하는 건 객관적 높이가 낮은 팀들이 단기전 공식 혹은 고정관념(높이가 있는 팀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믿음)을 깨고 있기 때문이다.
그 속엔 전자랜드와 KB의 엄청난 각성이 있다. 두 팀은 플레이오프와 챔프전서 전혀 지치지 않는다. 전자랜드가 높이에서 절대적으로 차이가 나는 SK, 동부를 상대로 챔피언결정전행에 단 1승을 남겨둔 건 단순히 농구 상식의 측면으로는 설명할 수가 없다. KB가 장신군단 신한은행을 누르고 최강 우리은행과 챔피언결정전서 대등한 승부를 벌이고 있는 것 역시 마찬가지.
동부라고 각성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사이먼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할 경우 골밑 위력을 극대화하지 못하는 건 분명한 사실. 하지만, 김주성과 윤호영만으로도 여전히 전자랜드에 부담을 주기에는 충분하다. 두 사람이 풀타임을 소화하기 힘든 상황에서 체력적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많이 뛰는 전자랜드 역시 체력은 바닥났다.
리처드슨 옵션을 다듬겠다는 김 감독의 코멘트도 의미가 있다. 리처드슨은 장신이면서 정확한 외곽슛을 지녔다. 리처드슨이 외곽에서 정교한 움직임으로 전자랜드 외곽 수비를 흔들 경우 전자랜드 외곽 화력과 대등한 승부가 가능하다. 전자랜드는 그동안 골밑 열세를 특유의 전투력으로 메워내는 데 익숙해졌다. 하지만, 여전히 상대 외곽공격에 대처하는 능력은 완전히 검증되지는 않았다. 전자랜드로선 오히려 제 컨디션이 아닌 사이먼보다 집중력을 갖춘 리처드슨이 더 부담스러울 수 있다. 사이먼 변수로 5차전 결과를 예측하는 건 더욱 어려워졌다.
[사이먼(위), 리처드슨(아래). 사진 = 인천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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