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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많아야 네, 다섯 분 오실 줄 알았거든요."
26일 오전 11시 30분. 서울 서초구 우면동 EBS 방송제작센터 제2스튜디오. EBS '최고의 요리 비결' MC 광희의 표정은 유난히 들떠 보였다.
15년 전통의 장수 요리프로그램 단독 MC를 맡은 기쁨 탓인지 특유의 거침없는 입담이 이날 기자간담회에선 더 솔직했다. 시청자게시판에 '방송 못 보겠다. 진행이 너무 방정맞다'는 의견이 올라왔다는 얘기도 수다스럽게 떠들어 댈 정도로 기분이 한껏 고조된 느낌이었다.
사실은 '최고의 요리 비결' MC 발탁 외에도 광희가 기분 좋은 이유는 따로 있었다. 광희는 기자간담회를 마치며 참석한 기자 10여 명을 향해 "너무 감사드려요"라며 고마워했다.
"사실 팬미팅도 저 혼자 해본 적 없거든요. 이렇게 기자간담회 하는 게 너무 감격스러워요. 다른 연예인들이랑 같이 나온 게 아니라 오직 저 하나 보러 오신 거잖아요. 우면동이 멀기도 하고요. 솔직히 오늘 많아야 네, 다섯 분 오실 줄 알았거든요. 저희 회사에서 따로 고기 파티라도 해서 모셔야 할 것 같네요. 호호호. 진짜 너무 감사드려요."
이날 연예계는 오전부터 바빴다. 배우 이병헌의 협박 사건 재판이 있었고, 가수 일락의 신곡 쇼케이스, 들꽃영화상 기자간담회도 있었다. 특히 광희와 같은 그룹 제국의아이들 소속 박형식이 출연하는 SBS '정글의 법칙 인도차이나' 제작발표회가 같은 시간대에 진행되고 있었다.
이 때문에 기자간담회 현장은 상대적으로 소규모였다. 10여 명의 기자들이었다. 다른 행사들이 없었다면 더 많은 기자들이 몰렸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기자들을 향해 "감사드린다"고 말하는 광희의 목소리에는 진심이 묻어났다.
지금은 다양한 예능에서 종횡무진하며 활약하고 있는 광희였지만, 알고 보면 방송 진행에 대한 아픈 기억이 있다.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 시즌2에 야심차게 투입됐으나 중도 하차했고, 종합편성채널 JTBC '보스와의 동침'도 끝까지 완주하지 못했다.
'최고의 요리 비결' 단독 MC 발탁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다른 프로그램과 달리 "'최고의 요리 비결' 녹화 전날만 되면 예민하다"고 털어놓은 광희다.
첫 방송 반응이 마냥 좋지만도 못하다. 서툰 칼질 때문에 '어떻게 저런 사람이 MC로 왔냐?'는 지적을 받았다. 광희의 표현대로라면 시청자게시판이 "난리가 났다"고 한다.
하지만 지난 부침을 스스로 잘 알기에 각오를 다부지게 하고 있다. 칼질이나 조리도구 사용 방법을 공부하고 있고, 예전에는 요리할 때 조미료나 소금으로 맛을 내던 것도 지금은 간장으로 맛을 내며 노하우를 쌓아가고 있다. 고추장은 '고추장8, 된장2' 비율로 섞어 만들어야 맛있다며, "미래의 아내에게 만들어 주고 싶다"고 할 만큼 한 달 만에 비법도 생겼다.
아직 다양한 맛 표현 방법은 터득하지 못해 고민이 많은데, 나름 솔직한 방송을 하겠다는 각오다. 특히 "지루하던 아침 시간에 예능 보는 것 같아서 온 가족이 모여서 본다고 하는 분들 덕분에 자신감이 생긴다"고 했다.
단독 MC라 스스로에게도 큰 도전이다. 광희가 '최고의 요리 비결'로 최고의 MC에 한 발자국 다가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 = EBS 제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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